진도 한 달 살기 -프롤로그-
진도에서 4색 숙소
진도 하면 연관검색어에 쏠비치가 뜰 정도로 진도 쏠비치에 대한 호평은 많았으나 다른 숙소에 대한 정보와 숙박 후기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4살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인 만큼 숙소 선택에 많은 정보가 필요했는데 좀 막막했습니다. 쏠비치에서 한 달 내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진도를 깊숙이 알고 싶은 우리 여행의 목적에 부합하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결국 네이버 리뷰, 로드뷰, 에어비앤비 후기 숙소 사진 등을 열심히 검색하여 진도에서 한 달 동안 한옥펜션, 농장이 있는 민박을 포함하여 진도 쏠비치, 진도 자연휴양림 이렇게 네 곳을 돌아가며 머물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네 곳의 숙소를 통해 경험한 다른 느낌의 4색의 진도 여행의 추억은 진도를 벌써 그립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제는 압니다. 진도 숙소에 대한 진솔한 후기가 부족했던 이유를요. 숨겨진 보물 같은 이곳들이 더 유명해지기 전에 다시 오고 싶거든요.
아이와 다양한 체험
아이와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나름 많이 하였다고 생각하였었는데 이번 진도 한 달 살기 하는 동안 아이와 했던 새로운 체험활동이 여태껏 해왔던 체험활동보다 많았습니다. 고추 따기, 고구마 캐기, 다도예절 체험, 맛조개 잡기, 야외풀장 수영, 사과 따기, 당근 캐기, 커피 만들기, 두부 만들기, 조랑박 만들기 등 진도는 정말 우리 아이에게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제공해주는 보배의 섬이었습니다. 여행을 통해 아이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족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 행복한 순간을 끊임없이 제공해준 진도가 고마웠습니다.
진도와 음식
진도에서는 음식에 과함이 없습니다. 오랜 기간 여행하면 많은 외식으로 인해 속이 불편해지기 쉬운데 진도에서 먹은 음식들은 속이 편안했습니다. 음식은 신선하고 순수한 재료 맛이 우선이었습니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만든 진도의 요리는 양념에 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넓은 논과 밭, 그리고 광활한 바다까지 지닌 진도의 음식은 계절을 담았으며 곧 자연이었습니다.
진도와 SNS
요즘 젊은 세대는 여행지의 멋진 풍경에서 찍은 본인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공유합니다. 그래서 인기 사진 촬영지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핫스폿에 열광합니다. 진도에서는 쏠비치가 그런 핫스폿으로 유명합니다. 유럽풍의 건물에 에메랄드 빛 바다를 앞에 둔 진도 쏠비치는 SNS에서도 많이 검색됩니다. 그래서 진도는 이제 시작입니다. 진도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핫스폿이 많습니다. 내가 촬영한 곳이 핫스폿이 된다면? 진도는 그런 알려지지 않은 보물 같은 장소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섬입니다. 그 보물을 찾아 알리는 일은 진도 여행의 재미있는 미션이 될 것 같습니다.
진도와 카페
카페 투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카페도 여행에서 중요한 테마입니다. 카페는 맛있는 음료와 음식뿐만 아니라 멋진 풍경과 분위기 그리고 편안한 쉽을 제공해줍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관광지의 멋진 풍경이 있는 장소에는 거의 카페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진도에는 카페가 많지는 않습니다. 이 정도 풍경이면 카페가 있을만한데... 하는 곳이 많지만 아직은 진도 원시 그대로의 모습에 충실합니다.
저는 진도에서 네 곳의 카페를 다녔습니다. 네 곳 모두 마음에 들어서 한 번만 간 것이 아니라 세 번 정도씩 재방문하였습니다. 어쩌면 대한민국 육지에서 여행하러 가기에 가장 먼 곳인 이곳 진도에서 카페로 버텨내려면 평균 수준의 감동으로는 버텨내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진도의 카페는 이곳에 이는 외로움과 고독의 강한 바람을 견뎌내고 이겨내야 합니다. 그래서 이곳의 커피맛은 진중하며 깊습니다. 진도를 여행하기 위해 장시간 운전하고 섬까지 온 여행객들에게 내어주는 커피가 가벼울 리 없습니다. 그래서 한번 갔던 카페를 여러 번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진도와 충무공
올해 거제에서부터 서쪽으로 남해를 따라 여행을 하였습니다. 남해여행은 이순신 역사여행이기도 합니다. 지역마다 전시되어있는 이순신 동상과 거북선의 모양은 조금씩 달라서 역사적 감동이 조금 희석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진도 여행에서 처음 본 울돌목의 빠르고 거친 물살은 명량대첩 그대로의 역사였습니다. 빠르게 굽이치는 울돌목의 바다에서 느낀 역사적 감동과 자연에 대한 경이는 이곳에 직접 오지 않고는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행의 막바지에 마침 이곳 울돌목에서 축제가 열렸습니다. 진도 여행은 밤하늘 축제의 불꽃처럼 우리 가족에게 다채로웠으며 감동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