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당연한 것이 유럽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것

여행하면서 느꼈던 작은 경험들

by 홍천밴드

한국에 있으면 당연한 것들이 해외에 나와보면 당연하지 않은 것이 참 많다. 이런 차이점들은 주변 환경과 생활 방식의 차이에서 온다.


스파클링 물에 진심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이 당연하지 않은 걸 숙소에 와서 사온 재료를 다시 볼 때 느껴진다. 특히 유럽 물을 살 때는 잘 살펴봐야 한다. 처음에는 아무 거나 샀더니 죄다 스파클링이 들어간 물이었다. 그냥 물보다 스파클링 물을 더 많이 마시는 느낌이다. 그리고 스파클링 정도에 따라서도 구분해서 나오는 것을 보면 진심이다. 헝가리는 핑크 색 생수 뚜껑이 스파클링 없는 물이었고 다른 나라는 보통 파란색이긴 한데 자세히 봐야 한다. 여행 중반으로 갈 때쯤 생수 사는 것도 귀찮았고 볼차노는 알프스에서 나오는 물이 수돗물이라 맛도 좋아 그때부터 수돗물을 그냥 마셨는데 중간에 탈이 난 이유 중에 물도 있는 것 같아서 다시 생수를 사 먹었다. 유럽 수돗물은 석회질이 많아 물을 끓이거나 마르고 난 후에는 허연 부산물들이 생긴다. 몸에 그렇게 나쁜 건 아니라 먹어도 된다고 해서 여행하는 잠깐동안은 먹어도 될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다.


폴란드는 샤워크림에 진심

폴란드 마트에서 요거트라고 당연히 생각하고 사 왔는데 다시 보니 요거트가 아니라 샤워 크림이었다. 폴란드 음식에 샤워 크림을 한 스푼씩 넣어서 먹는 음식이 많았는데, 샤워 크림도 이렇게 요거트 크기랑 비슷하게 파는지 몰랐다. 샤워 크림인지 요거트인지 잘 구분해서 사야 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없다

유럽에서는 커피를 보통은 뜨겁게 먹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메뉴가 있는 카페가 많이는 없다. 물론 몇 군데 있긴 한데 현지인보다는 관광객 위주로 영업하는 곳에서 파는 경우가 많다. 에스프레소를 유럽인들은 즐겨 마시는 커피라 에스프레소에 물이 얼마나 들어가냐에 따라 커피 종류도 달라진다. 커피의 진한 맛을 즐겨서 그런지 커피에 물이 많은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카페는 사회적 교류의 장

커피의 나라 이탈리아에서는 카페 바에 서서 에스프레소 한잔과 수다를 떠는 나이든 현지인들이 참 많다. 동네 사람들은 죄다 카페로 모이는 느낌이라 다들 인사하면서 카페 종업원과 아니면 손님들과 잡담을 즐긴다. 사회적 교류를 카페에서 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나이 든 사람들은 사회적 교류를 어디서 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다들 산에 가나? 집 주변에 이런 카페가 있다면 가볍게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눌 상대가 있다는 것은 시끄럽긴 하지만 참 좋아 보인다.


화장실에 인색

유럽은 참 화장실에 인색하다. 무료 공중 화장실 개념은 없고 유료로 이용료를 받는다. 그마저도 많지 않다. 한국에서는 어디든 화장실이 있고 요즘엔 아주 깨끗한 화장실도 많다. 각자 나름에 사정이 있겠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참 아쉬운 부분이다. 이용료 자체는 그렇게 비싸다고만 할 수 없긴 하다. 하지만 요즘은 현금 없이 카드로 여행을 하기 때문에 동전이 없어서도 사용하기 어렵다. 특히 돈 내고 입장료까지 산 관광지에 있는 화장실이 거의 구멍 파놓은 수준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였다면 엄청난 민원에 시달렸을 것 같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참고 사용한다. 사람들이 참 순하다.


한식의 위대함

나는 한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매번 밥상에 김치가 있어야 하거나 국이 있어야 밥을 먹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길게 해외에 나가있으니 전투식량, 간편 국, 라면을 턱없이 부족하게 가져왔다. 우리나라 마트에서는 물론 편의점에서도 고추장, 간장, 된장은 살 수 있는데 아직까지 유럽 마트에는 김치 한두 번 발견한 것 말고는 고추장은 보지 못했다. 한인 마트에서 몇 번 라면이나 고추장을 사긴 했지만 재료가 한정적이라 한식을 많이 해 먹지는 못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한식을 많이 먹어야겠다.


이탈리아 식당에서 앉아서 먹으면 자릿세

대부분의 이탈리아 식당에서는 매장 안에서 먹으면 자릿세를 낸다. 보통 한 명당 2~3유로 사이로 당연하게 자릿세를 받는다. 팁은 다 먹은 음식의 10~20%를 부과하는 방식이라 많이 먹을수록 팁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자릿세가 낫긴 하다. 유럽 팁 문화는 미국처럼 강제적인 것은 아닌데, 은근히 계산할 때 요구하는 곳이 많다. 서비스가 정말 마음에 들었으면 줄수도 있지만 이미 음식값으로 꽤 높은 가격을 지불했는데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 추가로 비용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안주는 것 자체도 스트레스긴 하다.


식당 팁 문화 및 시스템

팁 문화, 자릿세 등을 낼 때마다 한국의 식당 시스템이 고객 입장에서 너무 좋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메인 음식과 같이 나오는 밑반찬들과 다 먹으면 리필까지 해주고, 생수 물도 무조건 무료다. 파리에서는 수돗물은 무료로 주긴 한다. (Tip! 카하프 도/ Carafe d'eau/ 물병의 물/ 를 말하면 수돗물을 준다) 특히 요즘은 한국에는 기계로 주문하고 계산까지 마치는 경우가 많은데, 유럽에서는 계산하려면 한참을 인내심을 가지고 종업원 눈치를 봐가면서 기다려야 하고 식당마다 시스템도 다 달라서 파악하는 것도 힘들다. (유럽에서는 종업원에게 손을 들고 내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수 없고 눈을 마주치거나 나에게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예전에는 카드보다는 현금 결제라 무조건 자리에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카드 단말기를 이용하는 빈도가 많아 테이블을 나가서 결제하는 식당들도 꽤 있다. 그래서 이곳은 어떤 시스템인지 파악해야 한다. 음식을 다 먹으면 바로 나가서 결제하는 빨리빨리 결제 시스템이 참 좋다. 음식 값 이외는 신경 쓸 필요 없는 한국 식당이 정말 좋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결론은 한국 시스템이 참 효율적이고 좋은 게 많다. 한국만 한 곳이 없나? 이런 생각이 들긴 하다. 깨끗한 도시, 화장실 인심, 효율적인 시스템 등등 한국이 살기에 정말 좋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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