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어찌 보면 참 흔한 루트이긴 하다. 나는 왜 여행을 했는가? 사실 여기서 무언가 깨닫고 큰 삶의 이정표를 발견하러 간 건 아니다. 여행을 한다고 갑자기 내가 생각하지도 않은 미래 삶이 떡 하니 쥐어주는 그런 일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내가 여행을 하게 된 건 새로운 곳에 가고 보고, 느끼고, 먹고, 지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게 큰 도시일 수도, 작은 소도시일수도, 대자연일 수도, 그게 그냥 아주 작은 공원일 수도 있다. 그냥 새로운 곳에 가보는 게 좋다. 회사를 다닐 때는 길어야 2주 정도이고 마지막 직장은 휴가를 원하는 시기에 내기 어려운 곳이라 눈치 보면서 휴가를 쓸 수 이는 곳이었다. 그래서 갈증이 쌓이는 대로 쌓인 상태에서 좀 더 길게, 길게 갈 거면 먼 곳, 유럽으로 제대로 여행을 하고자 했다. 이곳에서 거의 여행을 마치고 나니 내가 여기서 무엇을 얻었는지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한국에 회사원으로 있을 때는 한 달, 두 달이 정말 금방 갔다. 누가 시키는 거 하면서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아주 가끔 의미 있는 일을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 생각해 보면 딱히 이런 일은 왜 하지 하는 의미 없는 일이 많다. 하지만 여행하면서는 하루하루 의미 없는 날은 없다. 전부 내가 계획한 대로, 나의 의지대로 움직였다. 물론 상황에 따라 일정도 바뀌고 내가 처음 세운 계획과 달리지긴 했지만 그 모두 내가 정한 일정이다. 그게 좋다. 내가 나의 삶을, 나의 일정을 정하는 삶. 그동안 9시부터 6시까지 시간을 회사원으로써 늘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하는 삶,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원하는 것을 하는 삶은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회사원은 월급이라는 것 때문에 그렇게 직장인이 되는 건데 그럼 월급이 없이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내 입에 풀칠이야 못할 쏘냐.
여행을 하면서 더 강하게 들었다. 내가 나의 시간을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삶을 살아보기 한다. 여행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이거다. 하지만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에 이렇게 굳건히 세웠던 계획은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 다시 그냥 회사원이 될 수도 오히려 더 내가 나의 시간을 원하는 대로 살아가기 어려운 시간이 눈앞에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은 앞으로의 나의 삶을 내가 정하고 그것을 오롯이 내가 응원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