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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촌에서 뭐 하냐고요? 이렇게 삽니다

2촌에서 보내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시간

by 홍천밴드 Mar 09. 2025

주변 사람에서 홍천에서 5도 2촌을 하고 있다고 하면, 대부분 그럼 가서 뭘 하냐고 묻는다. 

사실 겨울엔 홍천이라고 대단히 특별한 것은 없다. 눈 치우는 말고는 서울과 하는 일은 비슷하다. 2촌에서 하는 일들을 한번 정리해 본다. 


2촌 생활


1-1. 집 주변 식당 & 카페 방문 

2촌에서 외식은 보통 집 근처 시내에 가서 먹는데, 식당도 많지 않아 변에 식당이 많이 없지만 그래도 그중 괜찮은 식당을 골라본다. 점심 먹고 나서는 늘 가던 카페에 간다. 어느새 도장 10개를 다 찍어서 한잔을 공짜로 먹을 수 있게 됐고 카페 주인아주머니도 이제 나를 알아본다.


1-2. 주변 관광지 & 식당 & 카페 방문

가끔은 동네 식당에서 외식하는 일정 말고 주변 관광지를 가본다. 서울에서 가려면 꽤 걸리는 거리이지만 홍천에 있으니 주변 관광지는 가볍게 갔다 올 수 있는 거리가 된다. 대단한 관광지 많지는 않지만 소소한 관광지들은 주변이 몇 군데 있다.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관광지를 한 바퀴 돌고 나오고 카페에 가서 책을 읽곤 한다. 


2. 마트 방문 & 반찬 만들기

이곳은 새벽배송 같은 건 되지 않으니 마트는 직접 가야 한다. 자주 동네 마트를 간다. 마트에서 2촌에서 먹을거리와 주중에 먹을 반찬 재료를 산다. 2촌 집에 돌아와서는 잠시 숨을 들린 후 반찬을 만든다. 일주일 동안 맛있게 먹을 양식이 된다. 


3. 파이어 피트

너무 추우면 할 수 없지만 조금 날이 풀리면 저녁에 파이어피트를 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나무 장작이 타고 있는 것만 봐도 힐링이 된다. 장작 불로 쫀드기를 구워 먹고 같이 막걸리나 콜라와 함께 마신다. 가만히 앉아서 불멍 하는 시간은 일주일 동안 쌓인 피로를 풀리게 한다.   


4. 책 읽기 & 글쓰기 

2촌에서는 저녁시간을 제외하고는 TV는 되도록 보지 않는다. 그렇게 정하니 그 시간엔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래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5. 음악 만들기 

사실 이것이야 말고 2촌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 음악을 만드는 일에는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다. 2집을 기다리는 팬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하다. (누가? 어디서?) 엉덩이로 글을 쓴다는 말이 있는데, 음악도 엉덩이로 만든다. 앉아서 계속 시간을 써서 만들어야 하는데 암튼 요즘은 잘 안 하고 있지만, 음악 만드는 일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6. 농사일 (겨울 이외 계절만)

농사일이야 말로 2촌 생활의 꽃이다. 봄에 땅에 거름을 주고 씨를 뿌리고 관리하고 나중에 수확까지 하면 어느새 가을이 된다. 농작물바다 모종을 심는 시기가 달라서 그 시기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7. 고기 구워 먹기 (겨울 이외 계절만) 

밖에서 누구 눈치도 볼 필요 없이 마음대로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고 있으면 '맞아! 이렬려고 2촌하지' 싶다. 하지만 이것도 자주 먹다 보면 할 만큼 먹은 것 같고 숯불을 피우는 것이 조금은 귀찮아진다. 문명의 산물인 에어프라이가 이렇게 좋은 상품이라는 걸 알게 된다. 에어프라이에 돌리는 것이나 숯불에 훈제를 하는 것이나 맛차이는 사실 크게 나는 것 같지는 않다. 삼겹살은 프라이팬에 굽는 게 제일 맛있다. 숯불에 기름이 많은 고기를 구우면 불쇼와 함께 그을음도 함께 먹게 된다. 그래서 결국 숯불에는 소고기 굽는 것만 남게 된다.    


2촌 생활이라고 뭔가 엄청나게 특별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주변 환경적인 요소인 마당이 있다는 것이다. 아마 도시에서도 주택에 살면 이런 것들을 모두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그동안 땅을 밝고 땅에서 무언가를 하면서 살아왔는데 갑자기 콘크리트에서 살게 되면서 그동안 해왔던 것을 못해서 느껴지는 허전함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 허전함을 2촌 마당에서 채우게 된다. 그 속에서 삶의 여유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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