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어디로 갈까 1
슬퍼도 슬픈 티를 낼 수 없는 현실의 존재가 그녀를 더 앙다물게 했다
꾹꾹 다져가는 슬픔이 다지고 다지고 다져서
이제 더 이상 다져지지 않는 순간이 오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
그녀는 안간힘을 쓰며 버티는 정신이 혼미해질까 봐
그녀의 정신이 불 앞에 눈 녹듯 허물어지며
한 순간 모든 것을 놓아버릴까 봐
그녀는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그녀가 지금까지 해 보지 않았던 선택의 결과 앞에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그녀의 인내의 한계가 그리 깊지 않음을
그녀가 누구 보다 더 잘 알기에
그다음에 닥쳐올
예상할 수 없는
또 다른 결과를
그녀는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