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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둥둥 Jul 12. 2024

러닝 입문기

무릎 아플까봐 걱정하지 말자구요


러닝크루 입성

5월 말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한 달 반 이상 지속하고 있다. 헬스를 하고 있지만 혼자 운동하는 것이 심심해졌고, 기안84의 마라톤 영상을 보고 언젠가는 나도 마라톤 대회를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였다. 때마침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달리기 좋은 날이 계속되고 있었기에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을 해보기로 했다.


우선 나는 달리기를 배운 적도, 꾸준히 달려본 적도 없다. 예전에 부산에서 울산까지 5시간 넘게 도보여행을 했었는데, 그때 무릎에 엄청난 통증을 느끼고 나서부터는 달리는 행위 자체가 무릎에 부담이 간다고 생각해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하고 싶은 마음을 어찌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달리는 기안84가 무진장 멋있어 보였기 때문.. 어쨌든 시작하려면 밖으로 나가야 했는데 혼자 잘 뛸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내가 사는 지역에 러닝크루가 있는지 인스타그램으로 검색해 봤더니 있었다. 요즘은 지역마다 하나씩 꼭 있는듯 하다. 우선 정회원이 되려면 ‘게스트런‘을 한 번 뛰어야 한다고 해서 무작정 나갔다. 5년 전에 엄마가 사줬던 낡은 나이키 러닝화를 신고 나갔다. 많이 신어서 쿠션감도 거의 없었지만 러닝 할 때 신을 신발이 그것뿐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가서인지 뻘쭘했고 몸을 풀 때도 어색했다. 이 어색함도 뛰기 시작하면 괜찮아지겠지 싶어 마음을 비웠다. 20명 가까이 되는 크루원들이 참여해서 뛰는 속도별로 그룹을 나누었다. 1km를 5분 30초에 뛰는 그룹은 530, 6분 30초에 뛰는 그룹을 630이라고 했다. 나는 1km에 8분 정도나 뛸듯한데 다른 대안이 없어서 630 그룹에 섞여 뛰기 시작했다.


2km를 뛰었을까? 숨이 너무 가빴고,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생겼다. 이렇게 무리하면서 달리는 게 맞는가 싶을 때쯤 크루장이 괜찮은지 물어봤고 나는 답했다.


“아뇨. 무릎이 아파요.“


그러자 크루장은 바로 달리기를 멈춰 걷자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달려갔고, 나는 혼자 낙오자가 되었다.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크루장이 옆에서 같이 걸어줬기 때문이다. 그때 들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아프면 절대 뛰면 안 돼요. 그리고 여기 처음 왔던 사람들 둥둥씨보다 못 뛰었어요. 처음인데 2km를 뛴 것도 잘 뛴 거예요. “


그 말에 안도감을 느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처음 모였던 장소에 도착해 스트레칭을 했다. 나는 2km를 뛰었고 다른 크루원들는 4km를 넘게 뛴 듯했다. 그렇게 나는 크루의 정회원이 되었다.


이후에는 퇴근 후, 주말 저녁에 시간을 내서 짬짬이 달렸다. 2km, 2.5km 정도씩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1km당 평균 속도 7분 30초 정도의 속도로 달렸더니 무릎 통증은 생기지 않았다.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달리다 보니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게 느껴졌다.



무릎 부상

그러다 크루들과 소규모로 모여 5km를 뛰었다. 내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뛰었는데, 뛰어지니까 뛰었다. 큰 착각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달린 거였다. 3일이 지나서 혼자 러닝을 했는데 무릎이 살살 아팠다. 너무 좌절스러웠다. 러닝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는데 무릎이 아프면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리해서 뛰면 안 되는 걸 알았기에 아주 천천히 걷듯이 2분을 뛰고 5분을 걷는 식으로 40분을 운동했다.


그 이후 3일은 걷기만 했고, 걷지 않고 푹 쉬는 날이 더 많았다. 무릎통증을 느낀 후 열흘 정도가 지나고 다시 크루들과 4km를 뛰었는데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역시 쉬면 낫는다! 무릎이 아픈데 뛰면 더 아프지 않을까 싶었지만 쉬어주고 조금씩 다시 걷고 천천히 뛰기 시작하면 몸이 알아서 회복을 하더라. 무릎은 닳으면 나이 들어서 고생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마라톤 코치나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면서 오히려 아주 천천히 뛰고 걷고를 반복하다 보면 무릎이 더 튼튼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러닝을 제대로 하자

러닝 초보자지만 무릎 통증으로 두 번 정도 고생을 해본 경험자의 시선에서 생각해 봤다.


러닝을 하면 무릎이나 발목이 아픈 게 아니라 잘못된 자세로 뛰어서 아프거나, 자신의 체력에 비해 무리했거나 스트레칭을 제대로 안 해줘서 아픈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상을 당하지 않고 즐기기 위해 돈을 내고 러닝 코치에게 자세를 배우나 보다. 나는 돈들이지 않고 유튜브 채널 ‘마라닉’에서 달리기 자세 및 마인드 영상을 보고 배웠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꾸준히 달려서 내년에는 풀코스도 뛰어보고 싶다!!



오늘도 제 글을 찾아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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