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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n Jun 27. 2024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쇼코의 미소

쇼코는 해변에 서 있으면 이 세상의 변두리에 선 느낌이 든다고 말 했었다. 중심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에게서도 밀려나서, 역시나 대양에 서 밀려난 바다의 가장자리를 만나는 기분이라고.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사실 쇼코는 아무 사람도 아니었다.


어디로 떠나지도 못하면 서 그렇다고 그렇게 박혀버린 삶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의 맨얼굴을 들여다보는 일은 유쾌하지 않았다.


나는 그애들이 자기가 진심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단지 돈과 안정만을 좇는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을 추구 하는 인생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당시에 내게 중요한 건 오로지 의미였다.


꿈. 그것은 허영심, 공명신, 인정육구, 복수심 같은 더라운 마음 을 뒤집어쓴 얼록달록한 허울에 불과했다.

순결한 꿈은 오로지 이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이들의 것이었다.

재능이 없는 이들이 꿈이라는 허 울을 잡기 시작하는 순간, 그 허울은 천천히 삶을 좀먹어간다.


직장에 나간 엄마 대신 나를 업어 키운 그였다. 그의 돌봄으로 뼈와 살이 여물었고 피가 돌았다


할아버지는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 능동적인 사람은 더더군다 나 아니며 암기식 교육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일본에 갔을 때 쇼코에게 느꼈던 우월감을 기억했다. 너의 인 생보다는 나의 인생이 낫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던 때. 집에 틀어박혀 서 어디로도 갈 수 없었던 쇼코를 한심스럽게 생각했던 일. 넋이 나간 것처럼 내게 기대서 팔짱을 끼던 모습에 알 수 없는 소름이 돋았던 기 억. 그리고 쇼코의 아픈 할아버지를 보며 나의 할아버지의 건강을 다행스럽게 생각했던 일도.


그때 쇼코는 그 예의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봤다.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 처럼 서늘해졌다.


- 쇼코의 마지막 미소는 무슨 의미였을까요? 왜 소유의 마음은 서늘해졌을까요?


소유가 우울증에 빠진 쇼코를 마주했을 때 느낀 감정을 쇼코가 소유에게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우월감과 함께 오는 안도감. 반대가 된 처지와 상황에 소유가 서늘함을 느낀 것 아닐까요


- 단편들은 인간의 본성을 아주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글을 읽으며 무슨 감정을 느꼈나요?


부끄러움, 약간의 스트레스. 비슷한 경험을 통해 이기적인 생각과 마음을 가졌던 자신에 대한 자괴감. 쇼코와 소유의 감정

염세적인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면 행복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도 자꾸만 이 책 속의 인물들마저 엄격한 잣대로 판단한다. 내가 뭐라고. 무슨 자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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