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경제 지식이 어려울 때 읽어볼 소소한 이야기
(이전글) 조금 더 수익률을 끌어올릴 주식투자 전략 1부
이번 장에서는 두 번째 전략인 '마법공식'을 소개하겠습니다.
마법공식은 조엘 그린블라트의 저서인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에서 소개된 전략으로 핵심은 다음과 같은데요.
돈을 잘 버는 기업을 싼 가격에 사자
이 문구의 핵심, 어디서 많이 들어보시지 않았나요? 네 바로 전 편의 첫 번째 전략과 똑같은 말입니다.
사실 '가치투자'라는 것 자체가 이러한 핵심을 내포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조엘 그린블라트 씨는 돈을 잘 버는 것과 싸다는 기준을 어떻게 정의했을까요?
먼저 돈을 잘 번다는 게 단순히 돈이라는 숫자만 많다고 잘 버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돈을 1억 정도 벌었다 하면 많이 벌었구나 생각이 드시겠지만 사실 그 사람의 10년 동안 수익이 1억이었다면? 그간 쏟은 시간 대비 수익의 양이 너무 적은 것이므로 돈을 잘 번 게 아니게 된 거죠.
이처럼 기업도 투입된 자금 대비 얼마만큼을 벌었는지가 진짜 돈을 잘 버는 기업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기준점일 것입니다.
싸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람보르기니를 60만 원에 판다 하면 정말 싸다 느끼시겠지만 만약 그 자동차가 아래라면 단순히 싸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기업의 주가(가격)가 낮다고 해서 단순히 싼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돈을 버는 것에 비해 주가가 낮던지 혹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주가가 낮아야만 싸다 할 수 있습니다.
윗부분이 이해되셨다면 이제 조엘 그린블라트의 마법공식이 설명 가능합니다. 마법공식은 모든 기업의 순위를 모두 돈을 잘 버는 순으로 리스트업 하고, 주가가 저렴한 순으로 순위를 매긴 뒤 이 둘의 순위를 더한 값에서 가장 낮은 기업이 싸고 좋은 기업인 확률이 높다고 보여줍니다.
예시로 A란 기업은 100개 회사 중에서 돈을 잘 버는 순위로 10위이고 싼 가격 측면에서는 5위라면 결과는 10+5로 15위가 됩니다. B란 기업은 돈 버는 것으로는 1위, 싼 것으로는 20위라면 1+20으로 21위가 되므로 두 기업을 비교했을 때 A기업이 더 좋은 기업이라 평가 내릴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2천 개가 넘는 기업들을 이러한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뒤 두 순위를 합하여 값이 낮은 것부터 몇십 개 단위로 선택한 뒤 분산 투자하신다면 좋은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쉬운 전략을 소개드렸습니다.
일전에 조엘 그린블라트의 마법공식이 실제로 한국 시장에 적용했을 때 어느 정도 수익이 났는지와 관련해 흥미로운 유튜브를 봤습니다. [NOW한경의 투자 대가 시리즈 2탄]의 홍춘욱 박사님과 함께 소개된 이 전략에서 수익률을 볼 수 있었는데요.
수익률만 본다면 2003년에서 2018년까지 무려 477%의 수익률이 기록되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꽤 높은 수익률인 것은 분명하지만 저는 전략을 조금 더 고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전략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기존에는 돈을 잘 버는 것과 싼 가격의 주가를 ROC와 EV/EBITDA를 사용했었습니다. 여러 논문에서 두 지표가 드라마틱하게 좋은 지표는 아니라는 연구 결과들이 많은데요. 이를 조금 더 보완한 전략으로 소개하신 분이 계십니다. 한국 퀀트 투자의 선두주자 강환국 님으로 본인의 저서 [할 수 있다! 퀀트투자]에서 신마법공식이란 명칭으로 ROC 대신 GP/A라는 지표를 골랐고 EV/EBITDA대신 PBR이라는 지표를 선택하셨습니다.
갑자기 알 수 없는 용어들이 튀어나와 이게 뭔 소리인가 싶으실 텐데요.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PBR 지표는 요약해서 순자산(총자산에서 모든 부채를 뺀 것) 대비 주가가 얼마인가를 나타내 주는 지표입니다.
예시로 시장에 두 마리의 꽃게를 팔고 있습니다. 가격(주가)은 둘 다 만원이지만 하나는 크기(자산)는 엄청나지만 대부분 껍데기(부채)이고 속살(순자산)은 별로 없습니다. 다른 한 마리는 크기가 그다지이지만 살이 꽉 차 있습니다.
이 중 어떤 꽃게가 가성비가 좋은지를 숫자로 표기해주는 것이 바로 PBR입니다.
PBR = 주가/순자산 = 가격/속살 이니 '속살에 비해 가격이 낮음' 혹은 '가격에 비해 속살이 많음' 일 때 가성비 좋은 꽃게가 됩니다. 따라서 PBR이 낮다는 것은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음을 의미합니다.
GP/A는 매출 총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것입니다.
예로 제가 고구마 100개를 10만 원 주고 산 뒤에 군고구마로 100개를 만들어 팔아 100만 원을 벌었다면 고구마를 사는데 지출한 비용 10만 원을 제외한 이익 90만 원이 바로 매출 총이익이 됩니다.
여기서 하나 더. 제가 군고구마 통을 100만 원(총 자산)주고 샀다면 100만 원으로 90만 원(매출 총이익)을 번 것이므로 돈을 엄청 잘 번 것이지만 쓸데없이 '최신형+인체공학+최첨단 보안시스템'이 달린 군고구마통을 10억(총 자산)에 사서 90만 원(매출총이익)을 번다면 이건 폭망이라 봐야겠죠? 이제 이 전략을 실제 한국시장에서 적용했을 때 수익률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매수조건]
1. 시가총액 하위 20% 제외
2. 종가 하위 5% 제외
3. 20일 평균 거래대금 하위 20% 제외:
*1-3: 기업이 너무 작거나 거래가 너무 안되어 투자하고 싶어도 투자할 수 없는 기업들은 제외.
4. PBR > 0.2 (이것보다도 낮은 기업은 망하기 직전의 기업일 확률이 높다)
5. 전일 종가보다 1.5% 낮은 금액에 매수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기 위해)
6. (GP/A 높은 순위 + PBR 낮은 순위)의 값이 가장 낮은 것부터 20개 종목 매수
[매도조건]
3개월 보유 후 매도
13년간 수익률(연평균 복리수익률)
코스피 : 55.05% (3.39%)
코스닥 : 17.83% (1.25%)
신마법공식 전략 : 1,284.03% (22.09%)
이 전략 역시 배당수익은 제외, 세금 및 수수료도 모두 같이 계산된 수익률입니다. 무려 22%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익률이 나왔는데요. MDD(*최악의 경우, 운이 나쁜 경우 최대 손실)는 반토막보다 조금 더 손실이 났지만 그래도 장기간 투자하였다면 1,000만 원이 1억 3천만 원이 됐었으며 일전의 페르소나 시나리오처럼 매달 100만 원씩을 저축식으로 투자하였다면 15년 뒤 여러분들의 자산은 10억이 넘게 됩니다.
그렇다면 매년 어느 정도의 수익률이 나왔는지를 아래 도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전략 역시 2008년의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큰 손실을 보는 구간 없이 꾸준하게 수익이 발생함을 알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가 찾아오지 않는 이상 일 년에 한 번씩만 계좌를 확인한다면 대다수의 경우 압도적으로 항시 수익 상태일 것입니다.
이처럼 아주 이해하기 쉽고 사용하기 쉬운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은 매우 많습니다. 꼭 투자를 어렵게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이 매우 안 좋았던 13년 동안에도 이 정도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다 보니 이보다 낮은 수익을 얻을 확률은 매우 낮다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일 다음 편에서 간단히 이야기드리겠지만 향후 10년간은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짧게나마 남길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과 경제, 정치, 국제 정세 등이 어떠하든
심지어 내 계좌 수익률이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나만의 원칙'을 끝까지 유지하고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 투자금이 반토막이 난다 하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수익이 하나도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각각 본인만의 원칙을 끝까지 지킬 수 있어야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이룰 수 있게 됩니다.
투자전략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기법이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시드머니? 경제 시황?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끝까지 지키는 것' 그것이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경제학자 벤저민 그레이엄의 어록으로 이상 ‘경제적 자유를 위한 현실적 투자'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투자는 IQ와 통찰력 혹은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과 태도의 문제이다.
글쓴이: 양베리
편집/교정: Firef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