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irefist Jan 16. 2020

투자를 해야만 하는 이유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경제 지식이 어려울 때 읽어볼 소소한 이야기


내 월급만 빼고 오르는 모든 것들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은 연일 상승세를 잇고 있습니다. 집을 갖고 계신 분들께는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께서는 박탈감도 없지 않아 있을 겁니다. 주위 많은 사람들이 소득에 비해 물가와 집값이 자꾸 오른다고 신세한탄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물가가 왜 계속해서 오르는지 부동산 가격이 왜 연일 상승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아주 극소수입니다. 자본주의가 도래한 이래 이 세상은 참 아이러니한 일들이 많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어떠한 게임을 할 때 룰을 모르고 참여하면 당연히 불리하고 제대로 게임을 할 수 조차 없다는 점을 잘 압니다. 농구를 할 때 농구 규칙을 모른다면 심판은 계속해서 내게 반칙을 선언하고 나만 페널티를 먹고 불합리하게 당하는 것은 아닌가 느낄 겁니다.

이 세상도 그러한 게임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가장 기본적인 룰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자본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법치주의입니다.


이번 화에서는 돈에 대해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므로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아주 간단하게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낯선 용어는 아니죠. 다들 누구나 추상적으로는 알지만 무어라 딱히 짚어 말하기는 어렵지 않나요? 사실 맞습니다. 돈과 관련되어 있음은 어렴풋이 알지만 조금 더 나아가 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드리면 그 부분조차 제대로 알지는 못합니다. 돈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떠한 원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어려울뿐더러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여러모로 부당함을 당한다고 느낄 겁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돈'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돈이란 무엇인가? 사실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고 알고 있는 돈은 돈이 아닙니다. '엉? 이게 말이야 방구야'라 생각하실 수 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갑에 넣어두는 돈, 은행에 예금하거나 저금통에 저축한 돈 등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돈이 아니라 ‘화폐’입니다. 돈과 화폐를 간단히 정의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돈은 어디에서든 어떤 물건과 교환할 수 있는 것


쉬운 예로 지난 수천 년의 인류 역사 동안의 돈은 '금'이었습니다. 금은 희귀하였고 아름답고 불변의 매체였기에 어느 곳, 어디에서든 금은 돈으로 쉽게 인정받았습니다.


그렇다면 화폐란 무엇일까?


화폐는 돈과 바꿀 수 있는 권리


금은 항상 지니고 다니기에는 너무 무거웠고 그마저도 은이나 동 혹은 다른 것으로 대체하거나 물건으로 대량으로 사고 팔 때면 더욱 비효율적이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은행과 같은 곳에서 금과 은을 대신 보관하고 이를 보증해줄 수 있는 교환권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그게 곧 화폐가 되었습니다. (관련해서는 '화폐전쟁 1편'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돈이라 알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이 된 것이지요. 미국의 달러, 한국의 원화, 일본의 엔화, 조선시대의 엽전까지도..


그렇다면 현재도 돈은 금일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1970년 닉슨 쇼크 이후에 돈은 곧 ‘신용’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금 이 시대를 자본주의, 다른 말로는 신용화폐주의, 부채 사회라는 용어로 일컫어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설명드리기에는 내용이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설명을 드려도 쉽게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으므로 아래 영상을 보시면 이해하시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링크: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제1부 돈은 빚이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제1부 돈은 빚이다


현재는 지급준비금이라는 제도와 신용화폐라는 제도가 합쳐져 화폐를 무한정 찍어 낼 수 있고 지속적으로 화폐는 계속 늘어 날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특정 국가들 뿐 아니라 이 세상 어느 국가나 모두 똑같이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쌀농사를 짓는 사람이 두배로 늘어나게 된다면 쌀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쌀이 필요 이상으로 넘쳐 나게 되고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쌀의 가치는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반 토막이 날것입니다.


화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화폐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고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 당연히 화폐의 가치는 하락하여 모든 물건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물건의 가치는 그대로입니다. 화폐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니 물건을 구매하려는데 이전보다 더 많은 화폐를 지불해야만 하는 것뿐입니다. 그러므로 사실 이는 물가상승률이 아닌 '화폐 하락률'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의 모든 기준은 화폐였습니다. 이 물건의 가격이 ‘얼마’인지 이 집값이 ‘얼마’인지 인건비가 ‘얼마’인지 즉 화폐는 고정시키고 물건의 가격이 변한다고 생각하니


우리는 투자가 두렵다고 화폐를 모으는, 어떻게 보면 정말 시스템의 룰을 거꾸로 살아가는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였을까요?


주위 지인들 혹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가 “나는 투자는 위험해서 안 해 그냥 은행 저금만 하려고”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자면 이는 분명 틀린 말입니다. 정확한 표현으로 이 말을 바꾸면 아래와 같습니다.


“나는 오로지 화폐라는 것에 내 전 재산을 올인하고 있다”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에 전 재산을 올인하였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어리석은 사고와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은 지금 손해를 보고 있지 않다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저 세상이 투기와 욕심에 휩쓸려 이상하게 굴러가고 있고 정직하게 돈을 모으는 나 자신이 불합리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시스템에서 살아가려면 우리는 최소한 우리의 돈을 잃지 않기 위해 물가상승률(화폐 하락률)에 해당하는 수익을 평생 남겨두어야만 최소한 그저 잃지는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1980년대에 살았던 분들은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은행에 돈을 넣어두기만 해도 은행이자가 무려 27.4%였어', '적금만 착실히 부어도 집 한 채는 살 수 있었지'. 이 얘기만 들으면 저도 굳이 투자를 해야 하나 싶습니다. 은행이자가 27%를 넘는데 투자는 무슨 얼어 죽을 투자인가요?


1980년대 재형저축 이율과 물가상승률


실제로 예금이자가 가장 높았던 재형저축 은행에서 예금이자를 27.4%를 지급한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내용들을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물가상승률은 곧 화폐가 하락할 것임을 중점으로 본다면 1980년 물가상승률의 경우 무려 28.7%였습니다. 그렇다면 은행에 예금해두고 돈이 늘어난 게 실제로는 내가 돈을 번 게 아니라는 증거이지요. 조금 더 쉽게 설명해서 짜장면이 천 원인데 제가 은행에 천 원을 예금해두고 내년에 짜장면을 먹으러 가면 그때는 짜장면 가격이 1287원이 되었을 것이고 제 돈은 1,274원이 되어 있으므로 13원이 모자라 결국 짜장면을 못 사 먹게 되는 것입니다.(심지어 이자세를 적용한 것도 아닌 세전 계산임에도 부족합니다)


“나는 투자는 안 하지만 재테크는 한다”며 아등바등 예적금 이자를 쫒던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겠습니다.

“당신은 정말로 돈을 벌고 있었습니까?”




글쓴이: 양베리

편집/교정: Firefist


이전 02화 경제적 자유란 무엇인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