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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ign Dec 21. 2016

자매의 난, 세치 혀의 힘

왜 속이는 걸까

최근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답이 안 보일 것 같은. 한숨만 푹푹 쉬게 되는 어이없는 일이 생겨버린 것이다.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겼나 곱씹어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멍 때리게 되는 그런 일. 

끼니 때라 챙겨 먹는 밥이라 먹지만 밥맛도 떨어지고.

크리스마스 여행 준비에 마음이 분주하지만 즐겁지 않은. 

그 모든 것을 시들하게 만드는 일. 


나를 향한 언니들의 뒤. 통. 수. 


그래 난 말 그대로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았다. 내가 사랑하고 가장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로부터. 그래서 진실을 알게 된 지 며칠이 지나도 여전히 깊은 한숨만 나온다. 이 진실을 나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이유를 알아야 하나. 아님 그냥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하나. 아직 모르겠다. 분명한 건 지금은 모든 사실을 풀어놓을 때가 아니라는 것. 


어젯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았다. 박대통령의 집안도 장난 아니게 핏빗이다.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 오히려 더 더러운 피 흘림.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성경에도 유명한 일화가 있다. "야곱과 에서". 야곱은 본인이 타고나지 못한 장자권을 형과 팥죽 한 그릇과 거래했고, 에서는 그 권한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다. 그래도 팥죽으로 에서에게 거래를 한 야곱은 후에 변명할 명분이라도 있다고 본다. 박통의 집과 나의 케이스는 뭔 경우인지 모르겠다. 당한 사람만 억울해해야 하는 건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내게 보내는 메시지들이 역겹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론 자매간의 사랑이 그립고 미련이 남는다. 차라리 속았는지도 모르는 게 나을 뻔했다. 우연히 알게 된 진실. 나에 대한 오해. 내 가족에 대한 오해. 그 모든 것이 이상하다. 한 언니의 아무 생각 없이 놀린 세치 혀와 글이 내 마음을 찢어놓았고, 그 말에 동조한 다른 한 언니의 어이없는 답글들이 내게 있던 강한 자매간의 믿음을 깨어버렸다. 


나는 궁금하다. 엄마도 과연 이 사실을 아는지. 엄마까지 안다면 나만 바보가 된 것이지만 차라리 나을 수도 있겠다.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사는 나보다 가깝게 사는 언니들이 어차피 엄마와 노후를 보내게 될 것이니 연합된 공동체로 짝짜꿍 하면 엄마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  그러나 엄마가 모른다면 난 진실을 말해야 하나 은폐해야 하나. 아니면 모두에게 쉿! 하고 입 다물 어야 하나. 


나는 궁금하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둘이 나를 모함하고 속이는지. 

내가 너무 재수 없었나? 도대체 왜 그런 걸까. 그러나 자존심이 상해 이유는 물어보고 싶지 않다. 

말도 안 되는 여러 시나리오들이 머리 속에 쓰였다 지웠졌다를 반복한다. 

이젠 그런 일이 정말 있었나 싶다.

그래. 일단은 내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먼저 하자.

부탁한 일이 일단락될 때까지 우선은 기다리자.

그 기간 동안 기도하고, 최대한 잊고 살도록 노력하고, 태연하게 언니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자.

그리고 난 뒤 판단하자. 급한 건 없다. 

내 옆에 언니들이 아니어도 나를 사랑하는 내 남편과 딸이 있음을 기억하고, 어려울 때 선뜻 도와주겠다던 나의 친구들이 있음을 잊지 말자.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알게 한 주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자.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 긍정의 힘을 믿는 일인이다. 그 마인드를 잃지 말자. 절.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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