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시댁에 갔다. 얼마 만에 갖는 자유시간인지 모르겠다. 물론 밤 10시 정도 아이 재우고 나면 시간이 나긴 한다. 하지만 어질러진 방을 치우고 정리하다 보면 나도 금세 지쳐 졸음을 참아내야만 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에 지금 이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5세 아이 가정보육 중이다. 어린이집에서 2월 내내 확진 아동이 나와 어린이집에서 부담을 느낀 건지, 새 학기 단장을 위한 봄방학은 없었다. 대신 2월 28일부터 새 학기를 시작한다고 했다. 2월 명절 연휴가 길어 기관 안 보내고 데리고 있다가 며칠 보낸 사이 아이는 밀접접촉자가 되었다.
확진자가 워낙 많이 나오고 지침은 계속 변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반에서 확진 아동이 나오면 기관은 7일 폐쇄에, 모든 아이들은 즉시 하원 해야 했고, 전원 pcr 검사에, 같은 반은 무조건 7일 격리해야만 했다. 이제는 같은 반이라면 자가 키트 음성 시, 이틀 후에 등원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날 등원했던 아이는 7명. 확진 아동 1명. 그다음 날 발열로 2명 추가. 자가 키트 음성이었으나 pcr 양성 나온 아이까지. 닷새 동안 7명 중 4명이 감염된 것이다. 그리고 엿새째 되는 날 원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 아이는 괜찮냐고. 저번에 다른 반에서 무더기로 확진될 때 보니 6일째 되는 날까지 나왔다며 나보고 잘 지켜보라고 했다. 아이는 무증상이었으나 언어치료 수업을 몇 번이나 미뤘었고, 혹시 몰라 수업이 있던 날,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일부러 자주 가는 소아과에 갔다. 반이상이 양성 인터라 어떻게 부탁을 해서라도 pcr 의뢰서를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증상이 없는 터라 의뢰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음성으로 판정을 내긴 했지만, 조무사를 통해 조금 이상? 하다는 말을 들었다. 애매하니 의뢰서를 써주겠다고 했다. 키트가 불량이었을까, 어쨌든 덕분? 에 pcr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음성이었다.
작년 아이 수첩을 들쳐보니 한 달~한 달 반 사이에 꼭 감기가 한 번씩 걸려 병원을 갔더랬다. 면역력이 그렇게 좋은 아이도 아닌데 다행히 거기서 살아남았다.
아이가 사회성이 떨어지다 보니 접촉이 적어서였을까 남편과 어이없는 농담을 해보기도 했다. 그사이 같은 반에서는 확진 아동이 1명 추가되었고, 3월 동안은 기관에 보내기 어려울 것 같다. 대근육 키우려 매일 아이와 근방에 있는 놀이터를 섭렵하며 아이는 팔팔해지고 나는 지쳐가는 게 안쓰러웠는지,, 아이만 데리고 시댁에 간 남편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