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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Apr 05. 2024

바보 35

괜히 그리운 청춘처럼 살으라한다


친구 엄마가 하던 포장마차는 이젠 없는데 근처 늙은 중국집은 여전히 친구처럼 말없이 있다

소주 한잔 짬뽕국물이 청춘처럼 살라합니다

초라해도 아름답게 살으라 합니다





팔 짧아진 검정  창피해 감추던 그때 그 벛꽃

죙일 날리던 하얀 꽃송이에 취해

내게 불던 꽃바람 모른척 앙상한 손목을 가린다

꽃 떨어져도 초록이 예쁜지도 모르는 바보

지금도 변치않은 향기 없는 꽃만 쫒는다


자지러지는 울음소리 늙어도 소녀이던

멀리 나성에 늙어버린 50년 지기 한줄 글에 그만

몰려오던 눈물 감추어 보내려 청계천을 향한다

수표교 고가도로 아래 삼일빌딩 여전한데

관철동 포장마차 악쓰던 친구 엄마의 삶이

괜히 그립다

친구처럼 노란 가스등이 그립다


너만 그러냐 나도 그런데 올 수 없는 시간 거리

얼른 잊고 남은 그림 마저 그리라 별이 든다

할 말 있는데 낭만 잊은 성난 황소처럼

다시 그린 별만 바라보는 바보는 아직 멀었다

허겁지겁 먹던 식은 짬뽕국물 사랑처럼

청춘처럼 살으라한다

괜히 그리운 청춘처럼 살으라한다



                2024-4-3   전철역 막차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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