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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메이커 Oct 19. 2024

회사원의 틈. 삶의 이정표 바꾸기 프로젝트(1)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는 건 자신에게 너무 무책임한 것이다

‘넌 꿈이 뭐야?’


캄보디아 어느 시골의 밤, 봉사를 위해 모인 세계의 젊은이들이 긴 하루를 끝내고 플라스틱 맥주 상자를 대충 뒤집어 모여 앉았다.

불빛이 하나도 없는 까만 밤이라 그런지 별이 유난히 많이 떠있었다.

이 정도면 하늘에서 별이 정말 쏟아질 수도 있겠는데하며 이런저런 말들을 주고받다 문득 프랑스에서 온 친구가 물었다.

“넌 꿈이 뭐야?”

“꿈?”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게 있어? 앞으로 뭘 하고 싶어?”


그 당시 취직 준비 중이었던 나는 이런이런 곳에서 일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어디서 일하고 싶은 거 말고, 꿈이 뭐냐고.”

“?“

방금 말했잖아, 여기서 일하고 싶다고.

“그럼 니 꿈은 뭔데?”

“난 요트를 사는 게 꿈이야. 나중에 언젠가 요트를 타고 세계일주를 할 거야.”


이 순간에 느꼈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꿈’이란 곧 ‘장래희망’의 동의어였다.

학교에서 ‘나의 꿈은 무엇입니다.’의 무엇에는 항상 직업이나 직장이 들어가야 한다고 배웠다.

내가 미래를 그림에 있어 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조건 그렇게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요트라니. 아차, 그러고 보니 ‘꿈’이란 게 정말 그런 뜻이었나.

난 뭘 하고 싶지. 내 꿈은 뭘까.


모르겠다.

전혀 모르겠다.


나도 뭔가 저런 멋진 답을 하고 싶은데,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전혀 모르겠다.


“나.. 니 얘기를 듣고 나니까 내 꿈이 뭔지 모르겠어.”


친구가 다시 물었다.

“네가 원하는 곳에 들어가면 어떤 걸 하고 싶은데? “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돈 벌고.. 집 사고.. 결혼하지 않을까?”


대답하면서 왠지 모르게 한 없이 부끄러워졌다.

무색의 쓸모없는 인간이 된 기분.

나는 정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고,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

그렇게 정해져 있는 게 아니었나.

아니 그냥 나는 내가 미래에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하고 싶은지 정말 한 번도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준비하고 있던 직장에 들어가서 무엇을 할지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넌 뭘 좋아하는데?”

“그것도 모르겠어. 넌 왜 내가 모르는 것만 물어보니…”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건 나 자신에게 너무 무책임하게 살고 있었던 거였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절대 대답을 게을리하면 안 되는 질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나중으로 미루는 질문.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시간은 혼자서 잘도 흘러가니까 그저 그런대로 살아지지만

어쨌든 무책임하다는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결코 던지지 마자 얻을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 당장 답할 수 없더라도 시간과 노력을 꾸준히 들인다면 답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

조금씩 시작하면 되는 거였다.


그러니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내 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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