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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Aug 24. 2022

예술가와 같은 프리랜서의 권리를 지켜주는 협동조합

'예술가는 가난할 수밖에 없어'라는 고정관념에 도전하다

코로나 기간 많은 극장들이 문을 닫고 공연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예술활동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계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국가에서 지원금이 일부 있긴 했지만 기존에 벌어들였던 수입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했기에,  나름대로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예술가들도 대리운전이나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기도 했지요.

만약 예술가와 같은 프리랜서들이 지속적인 고용상태가 아닐 때, 일반 직장인들처럼 실업급여 등 충분한 사회적 안전망이 있다면, 좀 더 두려움이나 불안감 없이 예술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미국에서 시작된 예술가 등 프리랜서의 협동조합 Guilded 는 예술가들이 사회에서 더 많은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며 만들어졌습니다.

풀타임 근무자와 비슷한 복지혜택(미국의 경우 의료보험 혜택 포함)을 제공할 뿐 아니라,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도 담당하면서('못 받은 돈 대신 받아드립니다'를 넘어 ^^) 예술가들이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노동환경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리고, 프리랜서 협동조합도 만들어지는 추세인데, 
관련된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Guilded 의 노력이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Shareab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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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를 위한 협동조합? ‘아티스트는 가난하다”는 생각에 도전하는 Guilded
( Co-ops for freelancers? Guilded challenges the idea of “starving artists” )


Credit: Marty O'Neill for Unsplash


역사 속에서 번성했다가 사라진 문명에 대해 공부할 때, 아마도 그 당시의 농업 방식/ 경제/ 심지어 도로 및 배관 시스템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그러나 가장 오래 지속되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분야는 공예와 그림, 시와 건축이다.


그러나 여전히 예술작품 창작 활동에 대해서는, 지금 시대에도 "굶주린 예술가"라는 개념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예술가들은 개인적인 영감과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으로 작품을 만들었기에, 예술가의 작업은 실제로 "노동"이 아니며 따라서 예술가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여긴다. 이것이 현대 사회에 지배적인 담론이다. 

그러나 예술은 ‘노동’이고 그 노동의 열매를 통해 사회가 살만한 가치가 있게 되기에. 예술가와 문화 노동자는 정당한 급여를 받고 의료보험과 같은 혜택을 받아야 하고, 그들이 하는 일과 진행과정에 대한 소유권(ownership)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새로운 노동자 협동조합 Guilded가 가진 기본 신념이다. 약 18개월 전에 파일럿 프로젝트로 시작된 Guilded는 프리랜서 아티스트 및 계약 기반의 근로자(특정 기간 동안 한 조직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는 한국의 계약직 근로자보다는 조금 넓은 개념일 수 있다. 역자주) 에게 적합한 혜택, 행정 지원, 직원 소유권 및 공정한 권리 제공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프리랜서 예술가들은 안정된 기반과 조직직 지원을 제공받아서, 현재 그리고 앞으로 맞이할 수 세기에 걸쳐 문명에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할 수 있게 된다. Guilded는 예술가들과 그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향후 이러한 활동을 모든 종류의 근로자에게로 확장, 궁극적으로는 프리랜서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직원으로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플랫폼과 구조를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점차 활동분야가 넓어지는 프리랜서에 대한 지원  


오늘날 경제 시스템에서는 점점 더 많은 근로자가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고용되고 있으며, 프리랜서/ 하청업자(contractors) 그리고 자영업자로 일하고 있다. 실제 미국 국립 예술 지원금(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체 예술가 중 최소 3분의 1은 자영업자였다. 미국의 경우, 예술가들은 일반 노동자보다 자영업자가 될 가능성이 3.6배 더 높다.


어떤 조직에서 직원으로 일할 경우, 여러분이 하는 일 그리고 하는 방법에 대한 자율성을 덜 가지게 된다. 그 반대급부로 고용주는 직원에 대한 사회 보장, 의료보험 및 고용보험 관련 비용을 국가에 지불하는 동안 여러분의 업무를 위한 교육, 지침 및 자료 그리고 의료보험(미국의 경우 정규 직원에 한해)과 같은 혜택을 동시에 제공해야 한다.

반대로 프리랜서 혹은 계약 기반 근로를 한다면, 일하고 있는 조직과의 합의에 따라 여러분이 보기에 적합한 방식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가진다. 그러나 개인은 연방 및 주에 납부해야 하는 세금과 사회보험을 직접 지불해야 하며, 운영 비용도 스스로 부담해야 하고,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고용되어 일할 때와 비교하여 같은 항목에 대해서 더 높은 비율을 내야 할 수도 있다. (미국의 제도를 기반으로 설명하였는데, 한국에서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4대 보험 금액 차이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됨. 역자 주)


프리랜서는 착취당할 위험이 훨씬 더 높다. 그들은 전통적인 고용 계약의 전통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며, 혜택과 법적 보호 없이 일하는 경우가 있다. — Hope Mohr, Guilded 총책임자


오늘날 프리랜서와 계약자는 경제활동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Google과 같은 대기업에도 직원보다 계약 기반으로 일하는 직원들이 더 많다. 프리랜서의 구직을 돕는 플랫폼인 Upwork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동안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 중 3분의 1 이상(36%)이 어떤 종류의 프리랜서 활동에 참여했다.

Guilded가 제공하는 일부 서비스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근로자들에게는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Guilded의 플랫폼을 통해 무료 또는 할인된 금액으로 세금 신고를 할 수 있으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클라이언트가 지불을 늦게 하더라도, 프리랜서에게 제 때 지급해 줄 수 있는 지급보증 도구(Guaranteed Payment Pool)가 있다. "Guilded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모든 유형의 프리랜서의 요구를 충족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라고 총괄 관리자인 Hope Mohr는 말했다. "현재 우리는 예술가와 문화 분야 노동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노동 조직화와 관련, 이들이 정말 경시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집단의 이익, 집단의 힘 


Mohr는 Guilded가 단순한 재정 및 관리 서비스가 아니라, 아티스트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조직하는 도구라고 강조한다. Guilded는 이미 존재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도록, 아티스트와 프리랜서를 위한 힘을 기반으로 자원 통합 촉진을 목표로 한다. 더욱 잘 지원하기 위한 방법으로, 집단적인 권력 구축과 관련된 훈련 및 정치 교육을 제공한다.

Guilded는 미국 산업계에 걸쳐서 노동자 협동조합에 지원과 자원을 제공하는, 더욱 큰 단체인 USFWC(미국 노동자 협동조합 연맹)이 인큐베이팅한 후 시작되었다.


USFWC 직원 및 이사진. Credit: USFWC, AmbitioUS Investee


USFWC 직원이자 Guilded에서도 계약 기반으로 일하는 Daniel Park는 이 계획이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주었다. “Guilded 회원은 세금 납부, 의료 혜택 등을 할인 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그들의 구매력을 모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혼자였으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했겠지요. 모두가 함께 모여서 그들의 자원과 접근 권한을 조직하고 모아야 합니다.”

처음에 Park은 예술 분야에서 인종 정의(radical justice) 관련 조직화 가운데 USFWC와 연결되었으며, 소외된 지역 사회 예술가들에게 지원과 서비스의 부족이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Guilded를 그 작업의 연속으로 보고 있다. “도움의 부족은 흑인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며,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노동 체계뿐만 아니라 교차하는 상황들도 염두에 두고 이 모든 것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Human Rights Campaign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트랜스젠더의 22%와 유색인종 성인 인종 트랜스젠더의 32%가 충분한 의료보험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LGBTQ가 아닌 성인의 비율인 12%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아티스트이며 Guilded 사용자이기도 한 Park는 이전 클라이언트와의 계약에서 Guilded의 서비스를 4번 이상 사용했다. 그들은 계약 작성 시 필요한 언어/표현뿐만 아니라, 지불 절차 처리에도 도움을 주었다. 앞서 언급한 Guilded의 지급보증 도구(Guaranteed Payment Pool)는 한 거래처가 지불을 늦게 할 때에도 관련된 절차를 이어받아, Park에게는 제 때에 지급하고 나중에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받아냈다. 이처럼 아티스트가 행정적인 절차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Guilded의 사내 직원이 클라이언트와 후속 조치를 취한다. “이 일의 일부를 담당하는 또 다른 사람이 있습니다. 더 이상 이 일에 저 혼자가 아닙니다. 저 혼자만 스스로를 돌봐주는 사람이지 않습니다.”라고 Park은 말한다. 


소유권과 지분 

Guilded의 비즈니스 모델은 수십 년 동안 프리랜서에게 직원식 복지와 직원 소유권을 제공해온, 유럽 연합에서 활동하는 SMart (1998년 벨기에 에서 문화예술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시작, 2016년 다중이해자 협동조합으로 확대. “예술인들의 전국 플랫폼"을 구축하고 문화예술 관련 법·제도 개선을 통해 예술인의 지위 향상과 사회보장, 저작권 등 창작 활동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성과를 낳음. 벨기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2018년 기준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의 8개국 40여개 도시에서 약 35,0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참여. 역자 주) 성공을 기반으로 한다. Guilded는 Smart와 동일한 방식으로, 6.5% 수수료를 프리랜서가 아닌 고객에게 청구한다. 클라이언트가 1) 프리랜서의 역량 강화 측면 및 2) 프리랜서와 많이 일하는 조직의 관리 비용 감소 측면과 관련하여 이러한 비용 지불의 가치를 알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모델에서, Guilded의 이해 관계자는 일반 사용자, 프리랜서 소유자 및 직원 소유자 이렇게 세 가지 유형의 사용자로 구성된다.  


일반 사용자(Regular users)는 플랫폼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프리랜서이다.  
* 일반 사용자가 Guilded를 충분히 사용하면, 프리랜서 소유자(freelancer-owner)로서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사용자는 Guilded에서 100 달러 지분을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기에, 협동조합에서 의사 결정 권한 및 재정적 투자가 모두 가능해진다.
* 직원 소유자(Employee-owners)는 반드시 프리랜서일 필요는 없으며, Guilded를 계속 유지하는 데 필요한 행정 작업을 담당한다. 그들 역시 자신의 직책과 관련된 업무에 맞게 정해진 지배구조와 지분 - 의사결정 능력은 각각 다르더라도 - 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이 이 일에 가장 급진적인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라고 Park은 말한다. "프리랜서가 자신의 일에 대한 소유권(ownership)을 부여받지 못하고, 자신의 노동에 대한 소유권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지요"


실험 단계의 시작 
 


현재 Guilded는 실험 단계에 있습니다. “[우리는] 테스트 중입니다. “이것이 효과가 있는지,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지 등과 관련해서요.” Park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며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사용자 지표뿐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예술가들과 대화를 나누며 Guilded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미국의 다른 지역에도 이 방식을 사용하며, 결국에는 모든 종류의 프리랜서 및 계약직 근로자를 포함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외에도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지역에도 Guilded 네트워크가 있다.

약 40명의 활성 사용자와 다른 많은 사람들이 가입한 Guilded는, USFWC와 연결된 아티스트들이 이미 다른 아티스트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에 신뢰의 속도로 구축되고 있다. 머지않아 Guilded 프리랜서들을 당신 근처에서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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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Aaron Fernando


Aaron Fernando는 풀뿌리 운동과 연대 경제 프로젝트, 특히 토지, 법률, 은행 개혁 및 통화 혁신을 다루는 독립 작가이다. 독립 서점에서 일하고 사변 소설을 사랑하며, 주택 정의 관련 활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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