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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선 Sep 01. 2019

살아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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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할 이유. 나를 살게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요. 가족, 친구, 반려동물, 음악, 예술, 자연 등등. 살아야 할 이유가 되어주는 것들에 대해 씁니다. 또한 내 삶을 나쁘게 만드는 것들, 내 삶을 좋게 만드는 것들, 나만의 삶의 지침들, 그런 것들도 있다면 한 번 정리해봅니다. -마음 쓰는 밤

글쓰기 클래스에서 쓴 글을 기록한다.



살아야 할 이유


1. 아침에 눈을 뜨면 비치는 햇살이 아름다워서

2. 재즈를 들으며 고소한 카페라테를 마실 수 있어서


3. 엄마 아빠에게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4.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싶어서. 고흐는 테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낄 때인 것 같다.
1879년 10월 15일 /p.14 <반 고흐 영혼의 편지>


5.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서 대화하는 게 즐거워서

6. 나만의 방식으로 좋아하는 일들을 할 수 있어서


7. 퀴어 여성들이 보다 마음 편히 살 수 있도록 목소리를 보태고 싶어서


8. 세상이 어떤 원리인지 알고 싶어서. 죽기 전에 우주 천문학, 양자역학과 미적분 수학을 이해하고 싶다. 학부 때 D학점을 받았던 finance 거시 경제도.


9. 내가 태어난 목적을 다하고 싶어서.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 다다르기 위한 여정, 아니 그러한 길을 찾아내려는 실험이며 그러한 오솔길의 암시이다. (...) 우리는 저마다 서로 다른 깊이를 지닌 어떤 실험이며, 자기 운명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존재이다. (...) 저마다 지니는 고유의 뜻을 아는 것은 그 자신뿐이다. /p.11-13 <데미안>





 나만의 습관


1. 마음이 허전할 때 뜨끈한 국밥을 먹고 속을 든든하게 채운다.

2. 너무 더울 때 클로리스 혹은 투썸 플레이스에서 밀크티 쉐이크를 사 마신다.

3. 살짝 배고프고 목마를 때는 공차에서 버블티를 사 먹는다.


4. 여유롭고 싶을 때 재즈가 나오는 카페에서 맛있는 카페라테를 마신다. 지역 별로 아지트가 있는데, 공덕에서는 스트레토 커피, 효창공원에서는 오츠 커피, 한강진에서는 울프 소셜클럽에 간다. 집에 아무도 없을 경우 홈카페를 즐기며 Eddie higgins trio 앨범을 듣는다.


5.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머리를 자른다. 한 달에 한 번 가고 싶은데 그건 주기가 너무 짧아서, 2주 정도 참았다가 6주마다 미용실에 간다.


6. 예민하고 소심 해질 때 가까운 사람에게 연락해서 재잘재잘 얘기한다. 대화하며 사실과 생각을 구분하려고 노력한다.

7. 잡념의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는다. 최근엔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와 최은영 작가님의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읽었다.


8. 답답할 때 아무 말 일기를 쓴다. <아티스트 웨이>에 나온 모닝 페이지처럼 무의식을 흘려보낸다. 신예희 작가님이 인용한 줌파 라히리 글은 이렇다.

 '나를 자극한 것, 날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하게 하는 것, 간단히 말해 나를 반응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을 때 그걸 말로 표현해야 한다. 글쓰기는 삶을 흡수하고 정리하는 내 유일한 방법이다. /p.43 <지속 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9. 기분이 안 좋을 때 감사 일기를 적으며 내가 받고 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 상기시킨다. 국제 뉴스를 보면서 내가 누리고 있는 평화가 당연한 게 아니며 다른 사람들과 동물과 환경에 관심 가지려 다짐한다.

10.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잠을 잔다. 자고 일어나면 오히려 개운하게 일을 할 수 있다.


11. 엄마 아빠와 대화할 때는 자연스러운 칭찬을 해서 웃게 한다. 밤에는 엄마 아빠의 매트리스에 베개와 이불을 몰래 깔아놓는다. 우렁각시가 왔다 갔네 라는 말을 들으며 뿌듯해한다.


12. 특출 나게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으니, 정성을 다하려고 애쓴다. 마음 쓰는 건 노력으로 할 수 있으니까.


13. 오가며 떠오르는 무언가 있다면 휴대폰 메모장에 적는다. 흥미로운 정보가 보이면 링크를 저장하거나 스크린을 캡처해서 앨범에 보관한다.

14. 열정에 기름붓기 다이어리에 할 일을 적으며 체크한다.

 

15. 영어를 너무 못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 바로 이어폰을 꺼낸다. 지하철에서 NPR 뉴스 앱으로 영어 뉴스를 들으면 기분이 조금 나아진다.


16. 관심 가는 것이 있다면 돈을 투자해서 사거나 참여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예상하지 못했던 길이 만들어진다. 작년엔 인큐라는 교육회사에서 프로그램 3가지를 들었고, 올해 봄에는 왈이의 마음 단련장에서 그림일기클럽에 참여했고, 여름에는 문토에서 글쓰기 클래스를 수강했고, 가을에는 밀레니얼 여성들의 커뮤니티 빌라선샤인에 가입한다. 인큐 수업을 들은 덕분에 그곳에서 독서모임을 진행하게 되었고, 마음의 단련장에서 나를 돌본 덕분에 북테라피 워크샵을 운영할 수 있었고, 글쓰기 클래스를 들은 덕분에 요가원에서 콜라보레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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