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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Mar 26. 2024

나의 성장_1

'전지적 독자 시점' 독후 소설

이 이야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말 그대로인건가? 몰입 스킬을 일시 정지시켜 현실로 순간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사실 몰입스킬은 조절불가한 영역이였다. 일정 조건이 되면 발현했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해제되고..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때에 소설을 읽을 수 없었다. 그 말은 곧 적시적소에 정보를 알 수 없다는 뜻도 되었다. 소설을 미리 읽어 앞으로 벌어지는 일을 알 수 있다고 해도 결국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었고 소설안에 머무는 동안 얼마만큼의 이야기가 진행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어디까지의 이야기를 기억해야할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원할 때 이렇게 현실에 돌아와 책을 다시 읽을 수 있다는건 잘 활용한다면 매우 유용한 스킬이 될터였다.


['일시정지(一時中地)'효력 시간 : 3분]


이제 막 효력이 생긴지라 발현시간은 매우 짧긴하지만 지금 막 필요한 정보를 얻기에 나쁘지 않은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다시 읽게 되는 소설 속 내용과 김독자가 지금 진행하는 이야기가 똑같이 흘러가는지는 알수 없는 노릇이지만 어느 정도 궁금증은 해결될 것이 아닌가. 솔직히 나도 정신없이 싸움을 이어나가다보니 애써 기억했던 것들도 기억에 확신히 없어지기도 했었다.


김독자가 '절대왕좌'를 부스때까지 이야기를 빠르게 다시 읽고 나자 '일지정지'의 효력이 끝나고 다시 소설 안 그자리로 돌아왔다. 본래 몰입스킬은 스킬 발현 시간이 다 되어 현실로 돌아가게 되면 내가 없는 시간 동안 소설 속의 시간이 지나갔었다. 하지만 '일시정지'효력은 그 이름에 걸맞게 모든 시간이 잠시 멈춘듯 그 시간 그대로 다시 시작되었다. 그렇다는 말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일때도 사용할 수 있는 효력이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몰입 스킬이 해제될 쯤에는 다른 이들과 거리를 두어야했던 불편함을 생각하면 꽤 유용한 효능임에는 분명했다.


팀원들에게 미쳐 전하지 못한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그들을 모으려고 했을 때 관리국에 잡혀갔던 비류가 돌아왔다. 비류에게 미안하지만 솔직히 빈자리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았다. 다만 시나리오 끝나고 코인을 정산받았어야하는데 정산받기전에 관리국에 끌려갔던 점이 비류를 기다릴 수 밖에 없게 했다.


"왜 이리 오래 걸렸어"

"와..무..무슨 상황인건지..과..관리국에서도 문제를 몰라서 좀 오래걸렸습니다."

".. 그러고보니 다른 도깨비 방송 무단 송출해서 잡혀갔었지?"

"! 그..그 부분 말입니다. 저는 고..고의적으로 송출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시나리오를 진행하다보니 다른 화신들을 마주치게 된거였고 그들의 활약상이 자연히 제 방송에도 담겨졌던 건데..."

처음 잡혀갔을 때도 비류는 꽤 억울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던게 그제서야 생각났다.

"고..고의적인 송출이 아닌 것 까지는 금방 밝혀졌는데..이게 다른 도깨비의 지난 방송을 송출했다는 점이 해결되지 않아서 오래걸렸습니다. 저..저는 분명 현재 진행중인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었는데...."


비류의 그 말에 나도 순간 마음속으로 '아!'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러고보면..나도 처음 소설에 들어왔을 때 뭔가 오류가 있었던 경험이 있었다. 내가 만난 비류는 기존 방송에서 퇴출된 이후의 비류였지만 시나리오는 그 이전이라는 시점(時點)의 오류였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지금의 비류에겐 분명 '실시간'이였지만 지금 '시점'은 현재 진행중인 시나리오를 다 지난후의 비류를 만나는게 아닌가. 그러니 관리국 입장에서는 '재방송'이였을 테지.

"결..결국은 관리국에서도 뭐가 문제인지 찾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중복으로 송출되었던 장면들이 거의 비형의 방송들이더군요. 제..제가 예전에 비형이 관리국에 끌려갔을 때 방송을 대신 맡아준적도 있어서 그런지 비형이 크게 문제 삼지도 았고 관리국에서도 더 이상 따질 수 있는게 없 겨..겨우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비형의 방송과 중복이 될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하긴 했다. 내 소설속의 활동은 김독자의 활동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고 김독자는 비형 방송의 화신이였으니..불행중 다행인건 지금은 김독자와 떨어져 시나리오 진행중이고 기존 비류 방송의 화신이였던 공필두 마져도 비형의 방송으로 넘어갔다는 것이였다. 그의 배후성인 '디펜스 마스터'가 김독자와 계약을 맺으며 배후성도 화신도 비형의 방송으로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였으니...


"그건 그렇고 코인정산 좀 해줄래?"

그래도 할일은 제대로 하는 녀석이라 아무래도 코인 정산 때문에 내게 먼저 온 같았다. 코인을 정산 받기전 비류의 설명은 이랬다. 지금 남은 코인 시스템은 '코인 복권'과 '코인 경매'였다. 코인 경매는 성좌 유희왕이 만코인이나 넣고서도 나를 자신의 화신으로 삼지 않자 화신에게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성좌들이 더 이상 코인 경매에 코인을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인 복권'은 나름 재미가 쏠쏠하긴 했는데 비류의 얕은수로 당첨금을 지급 받은 성좌가 없자 그 이후에는 코인 복권에 들어오는 코인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코인 경매에는 나도 할 말이 없었지만 코인 복권은 얘기가 좀 달랐다. 가장 코인벌이가 쏠쏠했던 내 아이디어 였는데 비류가 운영을 잘 못해서 수입이 뚝 떨어진 것이 아닌가? 그나마 아직 내게 아직 깨어나지 않은 스킬이 하나 있었고 이제 당첨 기준을 정확하게 안 성좌들이 이번엔 진짜 당첨을 기대하며 넣었기에 수입이 있긴 했어도 분명 기존의 수입보다 많이 떨어진건 사실이였다.

"야..솔직이 이건 네가 운영을 이상하게 해서 코인이 수입이 급감한건데 피해를 내가 같이 입을 필요는 없잖아?"

설득전문가라는 내 전용특성을 십분 활용해서 비류와의 논쟁을 통해 앞으로의 코인 정산 비율을 '7:3'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나마 지금 정산받는 코인은 이미 복권코인으로 들어온 수입이 짭짤했기에 나쁘지 않은 금액으로 정산받을 수 있었다.


[53,180C]


김독자가 코인을 벌어들이 속도에 비하면 택도 없지만 내 나름대로는 성장한다는걸 느낄 수 있는 코인의 양이였다. 지금처럼 시나리오가 끝나고 정산을 받는데 무리가 없었던 건 성좌들의 코인 후원도 있었지만 두번째 시나리오는 각 영화가 끝날때마다 주는 출연료가 있기 때문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관리국에 끌려간다든지 하는 갑작스런 상황으로 코인을 제때 정산 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비류가 나에게 정산해줘야하는 코인의 50%는 임의로 출금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놓았다. 바로 '도깨비 보따리'를 통해서 말이다.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만큼 이제 '도깨비 보따리'도  활용하기로 다짐하고 있던 나였다.

"그런 의미로 도깨비 보따리 좀 열어줄래?"

오자 말자 광고를 틀어야하는게 좀 걸리는 비류였지만(도깨비 보따리를 열려면 성좌들 눈을 피하기 위해 광고를 틀어야 했다.) 자신이 없었다는건 곧 광고도 없었다는 뜻도 되니 성좌들이 큰 항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도깨비 보따리를 성큼 열어주었다. 도깨비 보따리를 열어서 산거라곤 무전기 밖에 없었으니 내 각오를 알리 없는 비류는 별 부담없이 도깨비 보따리를 열어 줄 수 있었던 것이였다. 그런 비류에게 '나는 다 계획이 있다'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도깨비 보따리가 열림과 동시에 상상력 스킬을 발다.

'김독자의 실시간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아이템을 도깨비 보따리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


[상상력(想像力) Lv.5이 발현합니다.]

[당신의 상상이 그대로 실현됩니다.]


스킬이 제대로 작동하며 내 눈앞에 내가 필요로 하는 아이템의 이름과 모습이 화면에 떠올랐다.

"실시간 만원경 구입할께."

다소 방심하던 비류의 표정이 놀람으로 바뀌었고 더욱 흐믓한 미소를 보이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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