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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Mar 22. 2024

세번째 시나리오_2

'전지적 독자 시점' 독후 소설

이 이야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활성화로 인해 '충무로 역'의 안전 결계가 해제됩니다.]

[이제 다른 역 과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세번째 시나리오가 시작됨을 실감할 수 있는 메세지가 눈 앞에 나타났다.

"조금 있으면 명동의 대표가 동대문 일행과 연합해 여길 쳐들어 올껍니다. 저기 보이는 자가 공필두란 자인데 그가 스킬을 발현할테니 우선 그 뒤에서 몸을 피하십시요."

나는 우리 팀원들만 들을 수 있도록 작은 소리로 정보를 계속 말해주었다.

"동맹을 맺자고 말하는데 다 헛소리에요."


[대부분의 성좌들이 삐-처리 되서 안들리는 말 들 때문에 답답하다고 호소 합니다.]


내가 말하는 정보들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였고 그렇기에 성좌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이였다. 그래서인지 중요한 정보는 '삐-'처리 되어 들리는 모양이였다. 마침 지금은 비류가 관리국에 끌려가있는 시점. 성좌들의 반응이 더 어수선한건 당연한 상황이였다. 비류가 자리를 비운동안 대신 방송을 맡을 도깨비를 보내줄 만도 한데('전독시'에서 비형이 방송국에 끌려갔을 때 대신 방송을 맡은 도깨비가 바로 비류였으므로)관리국은 무슨 생각과 의도인지 비류방송을 그냥 방치해두고 있었다.


정보를 전달하는데 있어 성좌들 눈치가 보이다 보니 팀원들하고만 정보를 교류하면 좋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리다보면 김독자가 남색 깃발을 획득하면서 '그룹 채팅'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정말 중요한 정보만 팀원들과 공유하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김독자가 다른 역 깃발을 점령할 때마다 깃발의 색깔이 바뀌었고 그 깃발의 색깔마다 부여하는 효능이 있었다. 김독자와 같은 소속 역의 화신은 깃발의 효력을 함께 부여받을 수 있었으므로 김독자의 소속이 되는게 유리하다는 내 의견에 더 설득력이 있었다.


곧이어 내가 얘기했던 것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동대문 일행이 쳐들어왔다. 김독자와 그의 동료들이 동대문 일행을 해결하는 동안 명동의 대표가 동대문일행과 연합해 쳐들어왔다. '적색 짓발'을 들고 있는 명동의 대표. 공필두가 성흔 '무장지대 Lv6'과 '사유지 Lv6.'을 활성화 하고  김독자가 '부러지지 않는 신념'의 특수 옵션을 발동했다. '부러지지 않는 신념'의 에테르 속성이 '불꽃'으로 변화되며 뜨거운 불꽃이 명동대표를 향해 튀었다.


그렇게 명동대표의 깃발을 빼앗은 김독자의 깃발은 흰색에서 적색으로 바뀌었다. 적색 깃발은 화신들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효능이 있었다. 나는 각 깃발 색에 따르는 효능이 무엇인지는 팀원들에게 얘기하지 않았는데 '스포일러'가 될까 성좌들 눈치를 보는 것도 있었지만 소설속에서 표현되어있는 깃발 색과 효능만 알고있었기때문이기도 했다. 김독자가 최종 '검은색 깃발'을 획득하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을 소설에서 다 표현한건 아니다보니 깃발색의 종류도 효능도 전부를 다 알지는 못했다. 그 생각에 살짝 움츠려 들기도 했지만 어쩌면..그런 부분은 내 상상력(想像力)스킬로 보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명동역의 깃발을 빼앗은 김독자가 명동역의 '깃발 꽂이'에 깃발을 꽂으러 움직였다. 깃발을 획득했닥고 끝이 아니라 받드시 그 깃발을 점령한 역의 깃발 꽂이에 꽃아야만 했다. 이게 이번 시나리오의 포인트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명동역의 깃발 꽂이에 깃발을 꼽고 돌아온 김독자는 계속 깃발을 빼고 역을 점령해야했기에 유상아에게 충무로역의 '부대표'자격을 넘겨주고 이현성, 정희원 함께 역을 떠났다. 남은 이들은 이제 부대표인 유상아, 김독자와 배후성이 이미 계약관계가 된 공필두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김독자가 떠난 이곳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소설은 주인공인 김독자의 이야기로 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 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소설을 읽은 나도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물론 소설에서도 간간히 이 곳의 이야기가 나오긴 했어도 아주 극히 일부분의 이야기 였으니...


"이제 여기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마침 조성인이 그 질문을 했다.

"죄송해요. 그에 대한 미래는 알지를 못해서요..."

극히 일부의 미래를 알 수있다고 얘기했던게 좋은 핑계가 되어줬다. 

"모르면 모르는데로 또 해내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경은아?"

정성우가 나를 조성인의 말을 끊어주려는 듯 , 나를 위로해주려는 듯 말을 꺼냈다.

"근데 둘이 언제 갑자기 친해진거야? 갑자기 반말??"

처음부터 반말을 하던 김솔이 그런 질문하는게 좀 우습긴 했지만 '동갑이잖아'하고 그냥 넘겨버렸다. 





"조성인씨~여기에요~!"

"정성우씨~ 저쪽으로 가주세요~!!"

"경은씨~동물들을 이곳으로 보내주세요~!!!"


김독자와 그의 동료들만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던 것이 아니였다. 이 곳에서도 끊임없는 싸움이 이어지고 있었다. 공필두의 스킬들이 우리 구역을 지키기 유용한 스킬이였고 유상아가 부대표로써도 잘 이끌고 있긴 했지만 절대 만만한 싸움은 아니였다. 이미 이곳으로 오는 이들은 공필두의 '사유지'를 뚫고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강한 화신들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팀원들로 인해 기존의 이야기보다는 힘을 보탰겠지만 치열함은 별반 다를게 없어보였다.


김솔의 '정보수집'성흔 덕에 부대표인 유상아는 더 효율적으로 사람들을 움직였다. '보상의 방'에서 얻은 방패를 들고 공필두의 '사유지'를 넘어오는 이들을 막아서는 조성인은 우리 팀원에게는 이현성과 같은 존재가 되어주었다. 조성인과 정성우는 배후성이 형제인 것 답게 합이 좋았는데 정성우가 '들이박기'로 상대를 쓰러트리면 조성인이 '무력화'시키는 식이였다. 아직은 사람을 죽이는건 거리꼈는지 '찢기'스킬을 전투불능 정도로 만드는 수준으로 쓰는 조성인이였다.

김솔은 이제야 제 세상을 만난듯 쌍검을 들고날라다. 다만 '정보수집'성흔 때문에 간간히 유상아에게 잡혀있어야했으므로 더 마음껏 활약하지 못하는것을 아쉬워 하는 눈치였다. 아직 권총에 익숙하지 않았던 나는 새로 생긴 스킬도 익숙해질겸 동물상자를 열어 스킬을 발현했다.


[애니멀커넥터 Lv2.가 발현합니다.]


아직 동물들은 통제불능이여서 적군 아군 할 것 없이 달려드는 동물들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다른 팀원들은 다들 도움을 주고 있는데 나 때문에 어수선하고 어려워지는 것 같아 마움이 불편했다. 부대표인 유상아는 동물을 완전히 통제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건 당연하고 그 시간을 앞 당기기 위해서는 계속 스킬을 발현하는게 맞다며 내가 스킬을 발현하는데 부정적인 표현하는 이들의 입을 잠궈버렸다. 김독자가 다시 돌아왔을 때 충무로역의 사람들을 유상아를 꽤 믿고 의지하며 따랐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그 이유를 충분히 알만했다. 그녀는 현명했고 냉철했으며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과 카리스마까지 겸비해두고 있었다. 어쩌면 여자주인공으로 볼 수 있는 그녀 였기에 역시 주인공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전쟁은 꽤 길었고 유상아 덕에 마음껏 스킬을 발현 할 수 있었던 나는 '애니멀커넥터' 스킬을 Lv.4까지 올릴 수 있었고 덩치가 작은 동물들부터 서서히 나를 따르기 시작했다. 내 '애니멀커넥터'스킬을 동물을 통제하고 부리는 스킬과는 거리가 멀었다. 동물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그 관계로 인해 동물들이 나를 주인 혹은 친구로 인지하며 나의 말과 행동에 호의적으로 바뀐다라고 설명하는게 더 정확한 스킬이였다. 

가장 먼저 가까워지고 친밀해진 녀석은 나뭇잎을 닮은 녀석이였다. 이 녀석이 나왔던 영화의 주인공도 주머니속에 녀석을 항상 넣고 함께 다녔던 기억이 났다. 영화속에서 이 녀석을 어떻게 불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 나만의 애칭으로 '나브니'라고 불러주었다. 창의력이 뛰어난 편은 아닌지라 '나뭇잎'을 좀 흐리게 발음했을 때 느낌으로 이름을 지어주었다. 멋있는 이름은 아니더라도 내가 직접 애칭을 지어 불러주는 것 또한 그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었기에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했다.


전쟁 중이라고 계속 싸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체력도 보충해야하고 정비하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니, '휴전'같은 시간이 오곤했다. 그럴때 정성우는 나에게 권총 다루는 법을 알려주었다. 

"뭐든 기본이 중요하잖아. 총도 마찬가지야. 우선은 권총을 정확이 쥐는게 중요해."

정성우는 먼저 권총잡는 법을 보여주더니 내게 따라 해보라고 했다. 아무래도 권총이란게 어색한지라 잘 모르는 내가 느끼기에도 자세가 영~엉성하게 느껴졌다.

"음..내가 잡을 때는 잘 알겠는데 너가 잡고 있으니 나도 좀 헷갈리는데..잠시, 실례 좀 할께."

정성우는 그 말을 하고 내 등 위로 돌아서 다가오더니 권총을 잡은 내 팔과 손 위로 자신의 손과 팔을 포개었다.


[성좌 '사랑보다는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가 외마디 비명을 지릅니다.]

[성좌 이생소자(耳生小者)가 '설렘주의보'라고 태그를 담니다.]

[대부분의 성좌들이 이 장면을 좋아합니다.]


또 난리다.. 난리.. 사실 나도 살짝 심쿵한 와중이였는데 성좌들이 너무 오바액션을 하니 짜증마져 느껴졌다. 정성우도 성좌들 반응에 당황하고 무안한지 얼른 나에게서 떨어져서는 다시 한번 실례했다고 사과했다. 어쨌든 정성우는 날 가르쳐주려고 그런거라 굳이 사과할 필요도 없었는데..

"성우야 괜찮아. 너만 괜찮다면 성좌들 반응도 신경쓰지 말고. 넌 날 가르쳐주려고 한거고 그 과정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 난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니까. 너가 마음 편하게 가르쳐줘야 나도 잘 배울 수 있지 않겠어?"

성좌들을 의식하며 단호하게 말했다. 솔직히 평소 내 성격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멘트였다. 내 스스로도 '이런말을 할 수 있다니' 하고 흠칫 놀랬다. 이 곳이 현실이 아닌 소설 속이라는 생각 때문에 뱉을 수 있었을까...? 어쨌든 내 단호의 말에 오히려 성좌들은 더 설레여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든가 말든가 이제 나도 정말 신경쓰지 말아야겠다. 정성우는 내가 정확하게 표현해주자 표정이 편안해졌고 꾸준히 권총 다루는 법부터 명칙가 어디인지 등 계속 적으로 알려주였다.


길어지는 싸움속에서 조금씩 답답함이 느껴지고 있었다. 앞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미리 읽고 오긴했어도 김독자와 떨어져 있는 한 그는 지금쯤 무슨 이야기를 이어나가는지는 알길이 없었다. 그때 불연듯 '몰입'스킬에 새로생긴 '일시정지' 효력이 생각났다. 생각해보면 '몰입'스킬을 의도적으로 쓴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에 맞는 상황이 생기면 자동적으로 발현했을 뿐...이만큼이나 나의 스킬에 대한 활용도가 아직 떨어지는 나였다. 

'몰입스킬을 사용한다. 일시중지 효력을 사용한다.'

이미 스킬이 발현되어 내가 소설안에 들어와있는지라 이렇게 사용하는게 맞나 싶었지만 스킬을 쓰고 싶을 때는 마음속으로 그 스킬을 쓴다는 생각을 해야했으므로 그대로 해보았다. 스킬을 쓴다는 생각을 하자 눈 앞에 메세지가 나타났다.


[몰입(沒入)Lv4. 스킬의 '일시정지(一時中地)'효력을 발현합니다.]


스킬의 효력이 발현하자 갑자기 내 주변의 공간들이 급박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다시 바로 잡힌 공간은 다름 아닌 책을 읽고 있었던 현실의 그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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