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자기 남자친구 장점으로 한번도 화내는 걸 본적이 없다고, 성격이 너무 착하다 말하는 여자들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조심하라고 조언하는 편이다.
여자건 남자건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선 정당하게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분노가 삶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꾼 위인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자신이 처한 이 상황에 대해 분노했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연설 중 일부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에 맞춰 사는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견해가 여러분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가리는 소음이 되게 하지 마십시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라는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른 모든 것들은 부차적인 것들입니다."
정당한 분노란 얼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숨을 씩씩거리며, 입에 욕설을 중얼중얼 거리는 클리셰적인 감정 표현이 아니다.
진짜 분노하는 사람은 싸늘하다.
평범한 사람들은 카리스마라 읽는다.
분노는 불합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내면에서 저절로 솟구치는 순수한 감정이다.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 용기다. 한 개인이 주어진 환경을 바꾸고, 날때부터 가진 성향과 관성을 바꿔내려면 이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에너지는 분노에서 촉발된다. 연료에 불이 붙는 것과 같은 원리다. 폭발이 크면 클 수록, 멀리 떠오를 수 있다. 목표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
임원들만 호강하고 사내정치로 실력자들을 밟는 한국 배드민턴 협회의 썩은 비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난폭운전을 하는 앞선 운전자에게 클랙션을 울리고, 운전 똑바로 하라고 소리칠 줄 알아야 한다. 다 쳐먹어놓고 돈 안내고 튀거나 음식 꼬투리 잡아서 진상짓거리 해대는 손놈 내쫓고 입구에 굵은 소금 뿌릴 줄 아는 기개는 갖춰야 한다.
스스로가 진정으로 되고자 하는 것을 이루려면 화 낼 줄 알아야 한다. 이게 없으면 그냥 사는대로 산다. 남들이 밥 먹으라면 먹고, 잠 자라면 자고, 똥 싸라면 힘 준다.
이런 사람들은 인생의 모든 선택들을 쾌락과 도파민을 기준으로 내린다. 칼날 같은 분노 위에 섰을 때야만, 목표를 향한 절제력과 냉정한 몰입, 그리고 집중력이 나온다.
이게 없는 사람들은 인생의 소원이 로또 당첨 외에는 없다. 스스로 노력해서 이뤄낼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원하는 걸 얻으려면 전쟁이 필요하다는 생태계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생충 처럼 살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순딩이라 해서 만사형통이 아니다. 상대의 순한 면모는 어떻게 해서든 당신의 뒤통수 갈길 것이다.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한다거나, 상대가 내야 할 분노를 대신해서 다 내다가 결국 열불이 터지거나.
YES맨이 남편감으로 최악인 이유다. 솔직히 말하면 화 낼 때 화를 내지 않는 태도는 지능이 좀 떨어져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팔할이, 인생의 가지치기도 못한다. 자기 좋다고 다가오는 여자(남자) 쳐내질 못해 바람필 확률도 높다. 영리하게 바람이나 피우고 다니면 차라리 다행인데, 이리저리 흘리고 다녀서 소문 나고 망신살 뻗칠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렇다고 시도때도 없이 폭주기관차처럼 분노조절장애처럼 당신을 가스라이팅 하려고 작정한 상대는 금물이다. 전제는 반드시 '정당하고 합당한 상황'이다. 데이트 하러 나갔는데 자기 개인적인 일로 기분 안좋다고 면상 썩어있는 상대는 그냥 계속 그렇게 평생 혼자 썩으라고 방생해주자. 앞에서는 말 못하고 슬그머니 뒤에서 야비하게 뒷담이나 까는 비열한 새끼들도 사절이다. 약한 사람들 앞에선 센척하고, 허세 떨면서 강한 사람들 앞에선 꼬리 내리고 도망가는 그런 놈들 말이다.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거나, 시비를 거는 이들에게 할말 딱 하고, 뒤돌아서면 깔끔하게 잊는 그런 사람을 만나라. 온몸에 뒤덮인 문신보다 에너지와 기세가 충만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애티튜드다.
여자들도 마찬가지. 사실 이 부분은 여자들이 아기를 낳으면 저절로 해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자가 엄마가 되는 순간, 지켜야 할 대상이 너무 명백해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전투적으로 변한다. 곁에 있는 남자가 별 맥아리가 없을 때 더 무장된다.
그러니 여와 남이 처음 만나는 소개팅 자리에서, 어떤 대상에 분노하는지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상대를 파악하는데 좋은 시작이 된다. 물론 첫만남 자리에서 "XX씨는 무엇에 주로 화를 내시나요?" 같은 4차원적인 질문을 직접적으로 던지지 말자. 질문 자체가 너무 모호하고, 뜬금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보단 자신이 무엇을 보다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지, 어떤 삶의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지를 강조해 이야기를 나눠가보자. '부정'을 '긍정'으로 치환하는 방법이다.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싫어하는게 뭔지 힌트가 나온다.
예를 들면 이런 대화가 가능하다. "저는 운전 잘하는 사람이 좋더라구요. 뭔가 저를 지켜줄 것 같잖아요. 요즘 운전을 이상하게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요." "맞아요. 저도 얼마전에 사고 날 뻔 했는데, 아마 음주운전을 한 것 같더라구요..." 대화가 계속 이어지다보면, 경험담이 나올 것이고, 이 사람이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정당하게 화를 내고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분노 능력'
이 부분은 필수 체크 사항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4fNb5uQgWDo&pp=ygUNam9obiB3aWNrIG9zdA%3D%3D
비슷한 맥락으로, 어느 인터뷰에서 '잘 싸우는 사람'을 이상형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있었어요. 그 때 그 분의 인터뷰 내용을 읽고 납득되었던 순간이 떠오르네요. 분노능력에 대한 이 글의 내용도 완전 납득되었고요!
감사합니다.^^ 문해력, 이해력이 상당하십니다. b
시원시원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날이 더운데 잠시나마 시원해졌길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입니다. 분노해야 할 때는 분노해야지요.
맞습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니 이런 명문을!!! 박수치고 갑니다...!! 쎈사람한테는 비굴하면서 약한 사람한테 화풀이 하는 못난 사람들을 조심합시다~~
고맙습니다. 저도 따뜻한 격려의 댓글에 박수보내드립니다.
와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휴일 보내세요.
작가님의 글을 보게 되어 마음이 좀 평온해 졌네요. 오늘 분명 분노할 일이 있었음 에도 현실에 굴복해 분노를 삼켰네요. 이유있는 분노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은 미처 해보질 못했는데 이제부턴 이유있는 분노는 터트려야 겠습니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 좋은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분노하신다면, 분명 후회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김지아 네 작가님도 좋은 저녁되세요 ^^
정곡을 찌르는 글입니다. 여자도 마찬가지 같아요. 생산적인 방향으로 화를 내는 여자들이 똑똑했던 거 같아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결혼전 내 자신에 대한 분노가 일어날때 나에게 가장큰 원동력이 되었었죠...
결혼후...글쎄요...
내 자신의 분노는 사라지고...
남편에 대한 분노만 생기더니...기생충이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나 자신의 분노를 되찾고 싶지만...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알수가 없네요ㅠㅠ
자기 자신의 마음에 귀기울여보기 부터 시작하시면 어떨까요?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