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만 소통을 하다 처음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열어봅니다.
지난번 넷플연가 모임을 기획중이라 말씀을 드렸지요?
어제 모임이 열렸습니다.
위의 링크를 타고, '오픈 알림 신청하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오픈 알림을 신청하는 사람이 20명 이상 모이면, 오픈이 확정됩니다.
12월18일 수요일에 첫 만남을 갖고, 2월5일 수요일에 마지막 만남을 갖는 4회차 모임입니다.
제가 낯도 많이 가리고, 사람들하고 잘 섞이지 못하는 타입이라 사실 어젯밤에 이 모임 때문에 밤잠을 설쳤어요...(?ㅠ) 기획할 땐 재밌고 신났는데, 막상 처음보는 분들하고 만난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섭더라구요...! 분명히 뚝딱거릴테고, 100%의 확률로 진행이 어설플 것 같아서 애써 시간 내어 와주시는 분들께 민폐일까봐 걱정이 됩니다.
그럼에도 먼저 제안 주셨던 매니저님께서 함께 고민을 해주셨기 때문에, 일단 홍보는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이 모임의 원래 제목은 '개츠비는 왜 데이지를 위해 부자가 됐을까?' 였습니다.
<위대한 개츠비> 속 주인공 개츠비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돈을 잔뜩 벌고, 또 펑펑 쓰잖아요. 여성은 자신만 바라봐주며 헌신하는 남성에게 로맨틱함을 느끼고, 남성은 자기 여성을 위해 아낌없이 모든걸 주는 모습에서 또 어떤 위대한 남성성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이 소설이 쓰여진 건 1920년대로 미국이 경제적 번영을 누리던 시기입니다. 그러니 개츠비식의 '로맨틱, 성공적'을 꿈꾸기엔 2024년 대한민국은 현실적으로 너무 각박한 사회가 되어버린 셈이죠.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030대들은 어떤 연애를 꿈꾸고, 사랑을 해야 하는걸까요?
좀 아껴가면서, 실속있게 하자는게 보다 현실적인 결론 아닐까요?
이 모임은 연애라는 말랑말랑한 껍데기를 쓰고는 있지만, 사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재무관리를 튼튼히 하자는 목적에서 기획됐습니다. 한마디로 사랑도 하고, 소비습관도 고쳐보자! 는 목표로 기획했어요.
우리가 연애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돈 쓰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잖아요. 데이트 비용을 내는 문제에서부터, 어디서, 뭘 하면서 데이트를 즐기는 문제에까지 모두 경제적인 선택과 연결이 되어 있죠.
연인 간 소비습관이 너무 다르다거나, 돈을 바라보는 관점도 차이가 있다거나, 저축/재테크 습관 같은 것도 상대방과 내가 다르다는 걸 많이 느낄 겁니다. 그런데 연애를 하면서는 막상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진 않는 것 같아요. 어차피 결혼하지 않는 이상 재산을 합칠 일도 없으니까, '니 돈은 니가 알아서' 라는 생각인거죠.
그래서 연애를 할 때는 상대가 마냥 좋으니까 경제적인 이야기를 꺼내는게 분위기상 어렵고 부담스러우니까 그냥 넘어가다가, 막상 결혼생활을 하면 이와 관련해 부딪히는 문제가 상당히 많지요. 혹은 연애 때 상대방의 소비습관이나 경제관념을 지켜보다가, 이별을 결심하게 되기도 하고요.
저도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경제관념이 아예 0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일단 '돈을 모아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당연히 합리적인 소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돈을 참 펑펑,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완전히 고쳐졌다곤 말하지 못하겠네요? ㅎㅎ)
타당한 목적에 의해서 돈을 쓰면 괜찮은데, 줄줄이 새어나가는 돈들이 있잖아요. 카드내역서를 받아보면, 왜 저렇게 지출이 이뤄졌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도대체 언제 이만큼 썼단 말이야!? 하는 충격을 받는 순간들이요.
제가 결혼 후 가장 크게 고쳐졌던 습관이 바로 소비습관인데요, 지금은 가계부도 열심히 쓰고, 한달 지출 내역을 돌이켜보면서 새어나가는 구멍은 뭐가 있는지, 고민하는 습관을 가지게 됐어요. 아직 '짠순이' 단계까진 못갔는데, 그래도 '낭비없는 소비' 단계까진 간 것 같습니다.
혼자 싱글로 살 때는 사실 옆에서 모니터링 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왜 돈을 아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개념없이 펑펑 쓰자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가족이 생긴 뒤에 깨닫게 됐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쓸데없는 지출은 줄여야겠다는 것을요.
(가령 한번 시켜놓고 안쓰는 휴대폰 케이스라던가, 먹지도 않을 음식들을 충동구매로 잔뜩 시켜놓는다거나, 조금만 움직여서 요리하면 될 것을 무작정 배달음식을 시켜먹는다거나 등등이요. 예전에는, 인터넷 쇼핑을 시켰는데 불량품이 왔을 때 환불하는 법조차 몰랐어요. '귀찮으니까 그냥 버리자'라고 생각을 했던 시절이 있었죠. 정말 개념 없지 않나요...)
제가 정말 돈을 알뜰히 써야겠다고 절실히 느낀건, 저희 친정 부모님과 시댁 부모님의 소비 습관의 차이였어요. 사실 앞뒤 재지 않고 돈을 펑펑 쓰는 습관은 저희 부모님으로부터 배운게 많았어요. 엄마가 전문직종에 종사하셨기에, 너무 바빠 살림을 거의 돌보지 않으셨거든요. 대신 부족한 모든 부분을 소비(?)로 커버했어요. 아이들 먹을 걸 챙겨주는 건 도우미 아주머니를 통해서 해결하셨고, 배달 음식과 외식도 일주일에 거의 3~4일은 될 정도로 자주 먹었죠.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보니, 시댁 부모님께선 저희 부모님들보다 재산이 훨씬 많으셨는데도 불구하고, 훨씬 더 검소하고 충동소비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신다는 걸 발견했어요. 그렇게 지출을 줄여야 돈을 모으고, 모은 돈으로 또 투자를 하면서 재산을 불릴 수 있다는 부자의 제 1원칙을 몸소 깨닫게 됩니다.
이런 저런 연애와 돈과 관련한 제 경험담들을 이곳 브런치에 녹여 내면서, 많은 구독자분들이 공감을 해주셨어요. 또 공감을 안하셨던 분들도 상당했구요. ㅋㅋ
어쨌든 이건 제 경험담과 삶에서 느꼈던 솔직한 사랑과, 재테크 노하우들을 연결해 기획한 모임이니까요, 관심이 생기시는 분들은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근데 정말 다 모여지지 않아서 모임 실패해도 아무 상관없으니까, (오히려 좋다! 정말 홀가분하겠다!) 신청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저는 집에 있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또한, 모임 자체에 대한 관심 없이 단순히 저에 대한 호기심만으로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지양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저는 남편도 있고 아기도 있는 유부녀랍니다. 소중한 가정을 지켜주세요.
개인적으로 여성분들이 많이 참석해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하단에도 링크 띄워드릴테니까 마음이 동하시는 분들만 신청해주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