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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Nov 17. 2024

깐부 아무나 맺는 줄 아나

롤러코스터에 탈 준비 완료 했나?

내가 아래에 설명할 내용들은 다소 어지러울 수 있다.

심신미약자들은 넘어가주시길 바란다.




먼저 질문 하나 하고 싶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하고 '말 잘 통한다'고 느껴봤는지.


나의 경우는 고등학생 때 딱 한명, 대학생 땐 (컨디션 난조로 인해) 단 한명도 없었고 20대 중반 이후로 일하면서 만난 명석한 사업가 몇몇 분들이 계셨다. 30대엔 함께 일하는 동료와 여러분이 계시다. (날 구독해주신다는 건 적어도 나와 통했다는 뜻일테니. 감사하다.)


말이 통한다는 말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감성과 감정, 느낌과 관점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라는 노래가사처럼 뇌의 시냅스가 연결된 것처럼 알아서 이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수다가 길어진다. 밤을 새워서라도 무슨 말이든 다 하고 싶어진다.


나에겐 글로 연결되는 나의 구독자 분들이 그런 존재다. 그래서 밤을 새워 글을 쓴다. 나나 여러분 마음속에 감히 전구 같은 걸 켜고 싶다.


그리고 그런 시도들을 당연히 나 뿐만 하는 건 아니다. 이 세상을 집어삼킬 정도로 사람들 마음에 큰 인상을 주는 스타들이 존재한다. 그 스타와 스타의 조합은 언제나 이목을 끈다. 빅뱅이라 할 정도로 세계적인 파급력을 지닌다.




2024년의 최고의 빅뱅은 역시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의 결합이었다. 이 사람들 그냥 미쳤다. 어느새 깐부를 맺었다.


고령의 늙다리 꼰대 이미지의 도널드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라는 젊은 천재 사업가를 이끌고 서로 주거니 받거니 쿵짝짝꿍하는 모양새인데 묘하게 설렌다고 해야하나? 각자 "내가 제일 잘나가"라고 외치며 우두머리만 하려는 똘끼충만 알파메일이, 서로의 영역 터치 안하면서 하고 싶은거 다 하는 느낌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일론 머스크에게 정치의 권한까지 나눠줬다.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에게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이 부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관료주의 해체 관련 공약을 실현할 수 있는 일론 머스크 아이디어였고, 약자로 하면 도지코인의 그 도지 맞다. 당연히 일부러 노린거다.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정부효율부에는 또 다른 우두머리가 존재한다.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라는 인물이다.


1985년생이다.




비벡 라마스와미는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또 다른 도널드 트럼프의 핵심 조력자다. 그는 인도계 귀족 가문에서 출생해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예일대에서 로스쿨을 졸업한, 한마디로 초엘리트다. 그는 2014년 생명공학 회사를 창업했다. 비벡 라마스와미가 설립한 기업 로빈트 사시언스는 신약개발을 다루는데, 2021년 SPAC합병으로 나스닥에 상장시켜 기업가치는 8조1825억원이며 그의 순자산은 약 6억3000만달러(한화로 약 8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비벡 라마스와미는 일론 머스크보다 독하면 더 독하고, 또라이면 더 또라이였지, 결코 뒤지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는 헤지펀드 회사에 근무하며 예일대 로스쿨을 다녔다. 주 100시간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독려(?)하는 CEO였다고 한다. 그의 회사는 로이반트 사이언스(Roivant Sciences)인데, 이는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에서 착안해 네이밍 됐다고 알려진다. 회사에서 신약개발을 할 때, 여러 신약 프로젝트를 최대한 빠르게 개발해 ROI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각각의 신약 프로젝트를 독립적인 자회사 형태로 운영했다고 한다.


비벡 라마스와미 얘기를 너무 많이 했는데, 쨌든 이런 인물이 일론 머스크와 손잡고 만드려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란 대체 어떤 것일까. 몰랐다면 알아두는 게 좋다. 사람이 가장 예민한 밥그릇과 연관이 돼 있어서다.


정부효율부가 가장 첫번째로 맡을 임무는 '해고'다. 그들은 연방 공무원의 대규모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참고로 비벡 라마스와미는 연방 공무원의 75% 이상을 잘라버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연방정부 공무원은 약 200만명 정도 되고 이중 150만명이 집에 가야 한다는 뜻이다. 일론 머스크는 "400개 넘는 연방기관 중 99개면 충분하다"고 발언했다.


조합이 오색비빔밥처럼 나쁘지 않아보이는데? / ⓒ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마디로 이 사람들, 정부기관을 완전 기업처럼 운영하겠단다. 테슬라, 로이반트와 같은 초고효율의 회사처럼. 정부 서비스의 자동화에 AI를 활용하고, 비즈니스 관점을 도입해 민간 기업의 효율적 경영 방식을 정부 운영에 적용하려고 한다. AI, 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기술 등이 전부 녹아들 예정이다. 참고로 저 둘은 무보수로 일한다. 그리고 정부효율화 노력에 대해 매주 실시간 중계하겠다고 한다. 아마도 X에다 하겠지.


어떤 감정이 드느냐와는 별개로. 전세계 서열 1위 우두머리들이 그렇게 판을 짜고 있다. 강건너 미국 얘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날거다. 우리 학교 다닐때 보지 않았나. 학교 짱이 뭐 하나 하면, 각 학년 짱이 따라하고, 그 아래로 학급 짱이 따라하고...비엔나 소시지처럼 첫번째 꼬챙이에 뭐가 끼워져 나오냐에 따라 나머지 꼬챙이도 그런게 나오는 뭐 대충 그런 식일거란 말이다.



향후 몇년간은 신명나는 칼춤을 지켜볼 예정이다. 말 통하는 사람들끼리 더 강하게 뭉쳐야 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겠다. 우리나라는 선비와 양반의 나라라 정경유착 비판하고 근절돼야 하고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미국은 대놓고 정치랑 경영인이랑 깐부됐다. 이래도 공자왈 맹자왈 왈왈 할거냐. 그럴시간에 도지코인이나 사는게 낫다.



https://www.youtube.com/watch?v=d3clrkLNT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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