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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Nov 18. 2024

예쁜 여자의 삶, 그렇지 않은 삶

드라마 <여신강림>은 민낯일 땐 '추녀'의 삶을 사는 여고생 임주경이 화장을 하면 '여신'으로 변신해 180도 다른 인생을 산다는 이야기다. 


나도 예쁜 여자의 삶과 그렇지 못한 삶을 둘 다 살아봤고, 살고 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다. 덧붙이면, 여자가 미모를 방치하는 건 유죄에 가깝다.


내가 예쁘다/안 예쁘다는 각자가 나를 보고 할 나름의 주관적 판단일 것이므로 일방적인 주장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2개의 미인대회(미스코리아, 슈퍼모델)에 출전해 상을 탔다. 정량적인 데이터로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외모라는 뜻이다. 


관심도 없고 물어보지도 않은 본인 외모 얘길 왜 하냐 물으신다면, 연재하고 있는 주제가 연애와 관련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애에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마저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최소 50% 이상이다. 


그래서 난 어떻게든 스스로의 여성성을 잃지 않는 여성이 연애와 결혼을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남성은 본능적으로 여성의 여성성에 끌리게 DNA 구조가 설계돼 있다. 윤기나는 긴 머리카락, 하얀 피부, 좋은 향기 같은 것 말이다. 거기다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패션을 입으면, 남성들은 마음의 문이 열린다. 그걸 살면서 수도 없이 목격한 사람으로서 하는 조언이다. 




또 하나 조언을 덧붙이자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일부러 털털한 척 하지 말기다. 털털한 척을 해도, 여성성을 베이스로 해야 한다. 남성들이 마음에 든 여성이 있을 때 와르르 깨는 경우가 있는데, 갑자기 지나치게 털털한 모습을 보일 때다. 만난지 몇 번 사이에 민낯으로 만난다거나, 머리가 떡져 있는 상태에서 만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정말 급할 땐 올리브영이 있다. 드라이샴푸로 머리 잘 만져주고, 비비크림이나 입술 정도는 칠해주자. 


드라마 <여신강림>에서 주경은 민낯일 때 외모로 학교에서 친구들의 무시를 받고, 왕따를 당한다. 너무 못생겼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다 자신만의 놀라운 화장법으로 여신으로 변신하고 나면 모두가 여신이라고 추앙해주는 식이다.  


이처럼 아름다움이란 일종의 권력이다. '얼굴값 한다', '예쁜 여자가 갑질한다' 등의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탈부착 가능한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으로서, 권력이 있었다가 사라지는 순간을 너무 많이 목격한다. 권력이란게 원래 그런거긴 하다.


예를 들면 이런거다.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하려고 하는 기본적 서비스를 받는 순간에도, 예쁜 상태의 나에겐 사장님의 눈빛과 목소리 톤이 상냥하고 신나하는 게 느껴진다. (정말 외면하고 싶어도 그냥 감지 된다.) 비교적 젊은 연령층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고 있는 카페에서도 마찬가지다. 커피를 주문할 때, 메뉴판을 볼 때 눈빛이 다르다. 


평소에는 작가로 살기 때문에 95%의 일상을 추녀로 산다. 얼마 전 건강검진을 했는데 키가 178.5cm가 나왔다. 운동을 다니며 자세교정을 한 영향이다. 그러니 180cm에 육박하는 여자가, 두꺼운 도수의 안경을 끼고, 머리도 안감고, 커다란 청바지에 커다란 자켓을 입고 다니는 몰골을 남자들은 별로 안좋아한다. 추녀 상태의 나를 보면 인상을 쓰면서 저벅저벅 걸어가는 남성들도 여럿 본다.


그러니 남성들은 참 투명하고, 단순한 존재들이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못생긴 상태의 나'일 땐 남성들은 절대 친절과 배려를 베풀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키가 180cm에 육박하는 여성을 황급히 피하려고만 한다. 예쁘지 않은 삶은 나름의 슬픔과 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나의 독기는 '예쁘지 않은 상태의 나'에게서 많이 길러진 셈이다.




예쁜 여자로 사는 건 솔직히 별로 실속이 없다. 다만 세상이 꽤나 따뜻하다는 느낌은 자주 받는다. 길 가는 남자들이 자꾸 힐끔대며 쳐다보고, 공연히 말을 붙이기도 하고, 대중교통에선 다른 곳 자리도 많은데 일부러 내 옆으로 오려고 하고 등등. 그치만 눈이 나쁘기 때문에 세상이 잘 안보이고, 불편한 옷 때문에 성질이 예민해지는데다 누가 내 옆에 자꾸 오는게 싫어서 또 성가신 느낌이다. 


또 한편으로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미를 획득한 경우도 많이 목격한다. 성형수술을 통해서 예뻐지는 경우다. 그들의 아름다움은 처음부터 명확한 목표가 있어서 기획되었기 때문에, 인생이 또 나름 잘 풀리는 걸 본다.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단순히 남성을 만나기 위해 예뻐지는 경우는 인생이 자꾸 꼬인다. 이상하고 나쁜 남자들이 그들의 의도를 알아채고 득달같이 달려들기 때문이다. 


아무튼. 시간만 넉넉하다면 예쁜 여자의 삶으로 채워보고자 한다. 시력도 렌즈삽입이라던가 하는 방식으로 좋아져야 할 것 같다. 나는 일상에서 추녀의 삶을 살면서도, 매일 운동을 하고, 자세교정과 스트레칭을 잊지 않는다. 약 10년간의 임상결과 외모는 확실히 노력하면 수술없이도 나아질 수 있다는게 나의 지론이다. 관련한 뷰티 콘텐츠들은 우리나라에 정말 많다. 일단 자세만 교정해도 얼굴뼈의 골격이 제 자리를 찾아나가기 때문에, 얼굴 윤곽이 걱정이신 분들은 자세 교정에 관심을 기울이시길 바란다.


오늘은 그냥 가벼운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나에게 세상이 친절하고 온화하단 걸 알려줌과 동시에, 강력한 -독기 또한 단단히 심어준 수많은 남성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연애비서는 상담도 합니다. 

▼ 하단 링크 참조


https://open.kakao.com/o/sY6EehVg



https://www.youtube.com/watch?v=yNArouHLZiM&pp=ygURcHJldHR5IHdvbWFuIHNvbmc%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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