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가 알록달록
새로 산 신발
신발장에 고이 모셔두었네.
갈 곳이 없어
오라는 데가 없어
밑창마저 깨끗한 것을
언제 신고 땅을 밟을 수 있을까?
하루 한 번씩
신었다 벗었다.
네 할 일을 나 모른 체
외면하고 있으니
미안하구나.
주인을 잘못 만나.
(해설)
코로나를 핑계로
3대 성인질환을 핑계로
주사를 맞지 않았다는 핑계로
그래서 감염될지 모른다는 핑계로
집콕으로 지낸 지
만 3년이 지났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며
새로 산 신발은 바깥나들이 한번 못해보고
방안에서만 신었다 벗었다가
물끄러미 바라보니 눈물이 왈칵 났다.
생물학적 나이로는
언더 10년을 남기고 있는데
그 귀한 시간을 이렇게 보내다니
주인은 잘 못 만나 제 구실 못하는 신발에게
미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