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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홀 Sep 20. 2024

뱀이 숲으로 가면

허물 벗는 늙은 뱀


주고도 주고도

모자람이 많아

텅 빈 가슴이

허물처럼

빵 뚫렸다.


저 바닥 깊이는

얼마나 깊고

늪의 수렁은

어디까지일까


마지막 허물마저

벗어주고

땅에 생살을 끌며

숲으로 간다.


벌건 몸 부딪치다

멈추는 곳이 내 자리






내 숨쉬기도 어려워 들숨으로 들이켜보지만

탈탈 털린 영혼은 자꾸만 쪼그라든다.


난 누구인가?

난 누굴 위해 사는가?

찌들고 탁해진 피 한 방울조차

허용치 않는

현실이 서럽다.


나 흔적 없이 사라지면

이 고문은 멈출까?


오늘도 달란다.

어제처럼

그제처럼

일 년 전처럼

십 년 전처럼

이십 년 전처럼

삼십 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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