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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째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날

나F인가 왜 뭉클하고 가슴벅차고 난리야


드디어 그날이 왔다. 첫째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그날이.  2017년 4월 19일에 아이를 낳았던게 엊그제 일처럼 . 아니다 엊그제 일은 아닌것 같다. ^^;  처음으로 출산을 했던 그때가 벌써 7년전이라니. 7년이 지났다니. 아이만 크고 나는 아무것도 한게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은 야금야금 지나고 지나서, 마침내 그날이온거다. 나는 오늘부터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된것이다.

 

입학식은 10시라고 했다. 9시 40분, 적어도 50분까지는 도착하라는 공지글을 염두해두었다. 아이를 재우고 새벽에 이런저런 일들을 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전날에도 새벽4시에 잠이 들었다. 8시반에 눈을 떴다. 첫째와 둘째는 이미 깨서, 키즈 채널을 보고 있었다. 부랴부랴 씻고, 갈준비를 하니, 어느새 9시 반이다. 둘째도 새로운 어린이집으로 가는 날이라. 이것저것 챙길것들이 많았는데, 아 30분만 일찍 눈떴어도. 한시간만 일찍 눈떴어야지. 아침부터 자책하는 나란 엄마. 후회할 시간도 없다. 왼손은 첫째의 손을 잡고, 오른쪽손은 둘째의 손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속도를 냈다. 9시 50분에 둘째 어린이집 도착. 맞이해주시는 쌤과 인사도 나누고, 어색해 하는 둘째에게 "어머나, 시완아 니 이름이 여기에 적혀있네~ "


신발장에 둘째의 이름이 쓰여져 있는걸 가리키며,  낯선느낌을 느낄틈을 주지 않으려 계속 말을 주고 받다가, 원장선생님과도 인사를 나누고, (마음속으로는 50분까지 첫째 학교 강당에 들어가서 앉아야 하는데 그래야하는데 아아아 중얼중얼 하며) 둘째를 잘 들여보냈다. 다행이다 울지않고 떼쓰지 않고 잘 들어가서. 마음을 한번 쓸어내리고, 바아로! 첫째의 손을 잡고,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초등학교를 향했다. 200미터도 안되는 거리지만, 날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교문까지 걸어가는데, 동네 학원에서 홍보물을 주기 위해 가는 길목에 좌악 서계시다. 이건 마치 마라톤 경기에서 중간에 물 먹는 곳에서 다들 응원의 화이팅을 외치는 구간같기도 하고, 아닌가. 수능시험날 수능시험장 앞에서, 커피차 로 응원하는 후배들로 에워쌓여있던,  그 느낌인가. 왼쪽 오른쪽에서, "안녕하세요00입니다. 이거 받아가세요. 입학축하드려요~"

늦었지만, 선물세례(?) 를 받는 기분이 들면서 호호호호 웃으며 받으며, 빨리 강당으로 올라가야해 정신차려가며, 교문안으로 들어섰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숨이 차서, 더는 속도를 못낼 것 같을때쯤, 강당에 도착했다. 강당은 3층.


와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주완이를 앉히고, 한켠에 섰다.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다들 보고 있었다.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을 잘 듣고 있다
아이들은 수업하러 올라가고 부모님들은 학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부모 설명회가 끝나고, 아이들이 수업하는 모습도 보고, 하원도 같이 하라고, 각반으로 이동할수 있게 해주셨다.


아고 귀여워라. 우리 주완이는 벽쪽 자리여서 잘 보이지 않아서 어찌나 아쉽던지. 창문앞에서, 모든 부모님들이 아이를 사랑스런 눈빛으로 쳐다보며, 핸드폰으로 사진 영상을 찍는 모습을 보는데, 마음이 이상했다. 부모님들에게 이렇게나 소중한 아이들이다. 나 역시도~




학교에서 받아온 보조가방 안에 들어있던 학교에서 앞으로 쓸 물품들. 모든 물품에 이름 스티커를 붙였다.  펜 하나하나, 뚜껑에까지 꼼꼼하게 다 붙여야 한다.


내일부터 준비해야할 준비물들이 있어서, 첫째와 다시 밖으로 나왔다. 문방구 쇼핑고고 ^^



입학식을 끝내고 나오니, 뭔가 사먹어야 할것 같았다. 문방구 가기전에 그냥 살짝 뭐좀 먹을 생각을 하는데 앞에 잘 가던 김밥 집이 보였다. 김밥집 참치 주먹밥을 맛있게 먹던게 생각나서

"주완아~ 참치주먹밥 먹을까? 아님 우동 먹을래?"  

물어보니 우동을 먹는단다. 그래서 역전우동으로 향했다.



사이드로는 미니명란밥을 무조건 먹는데, 아이랑 가니까 치킨밥을 시키게 되네~



배를 좀 채우고, 문방구로 향했다.


실내화, 지우개, 검정네임펜, 종합장, 가위, 딱풀,

원래 혼자도 문방구에서 펜, 학용품들 사는거 좋아하는 나인데, 아들이랑 같이 하는것도 이렇게 재밌다니



오는길에 던킨 도너츠가 넘 먹고 싶다고 해서 도너츠도 몇개 사왔다.  




지우개는 아무거나 사도 되는데, 파버카스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이기도 하고, 지우개마저 저렇게 이쁘게 디자인이 되어 있어서, 사버렸다. 큭



물통은 버튼식이 아닌걸 가져오라고 해서, 쿠팡으로 검색을 이리저리 해보다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이리고르고 또 저리 고르다 나도 모르게 잠들어버렸다.


입학식 하나 한건데 이렇게 뻗어버리다니, 스스로 어찌나 웃기던지~


정신차려보니 4시가 넘었다. 옆에서 주완이도 피곤했던지 잠들어 있었다. 수업이 5시부터 시작이라. 둘째 하원은 아빠에게 맡겼다.



초등학교 1학년 엄마의 첫날은 이렇게 보냈다. 앞으로 매일매일 기록해보기로 한다.  초등학교 6학년때까지. 매일 기록하면, 나중에 재밌게 볼수 있겠지



주완이도

엄마인 나도

같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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