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 City 콘텐츠가 나오기까지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결과물을 마주하는 건 기쁨이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별난 고민이 담긴 결과물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출간하면서 '빈브라더스'와 콜라보해 탄생한 '멜로우: 웨일즈'라는 커피도 그랬다. 콜라보를 하면서 커피에 런던을 어떻게 담을지 궁금했는데, 빈브라더스의 바리스타는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시그니처 커피를 선보였다.
바리스타는 커피에 런던을 담기 위해 커피가 아니라 홍차에 주목했다. 영국이 홍차의 나라이니 티라떼를 재해석하면 런던을 품은 시그니처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상상한 것이었다. 그래서 커피에 홍차 크림을 얹어 런던의 맛을 표현했고, 여기에 '런던 포그(fog)'라는 은유를 더해 런던의 분위기마저도 담았다. 한잔의 커피가 런던을 품는 콜럼버스와 같은 결과물이었다.
'보다 폭신하게, 보다 부드럽게'
멜로우: 웨일즈 커피의 설명은 맛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도 맛을 느끼게 하는 신비함이 있었다. 이 시그니처 커피를 마시는 시간마저도 런던을 담을 수 있도록 빈브라더스와 함께 'Coffee & City' 라는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었다. 빈브라더스가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월간 빈브라더스'에 <퇴사준비생의 런던> 콘텐츠를 더해 콜라보 형태로 만든 신문이었다.
물론 커피와 도시를 엮는 건 낯선 조합은 아니다. 굳이 이유가 없어도 어울리는 단어들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를 풀어갈 실마리를 찾기 위해선 연결고리가 필요했다. 여기서 경희가 아이디어를 냈다. 카페의 초기 모습인 커피하우스가 런던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교집합으로 삼자는 것이었다. 별거 아닌 듯 보이고,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커피에 런던을 담는 시도를 더 진하게 하는 콜럼버스 달걀과 같은 이야깃거리였다.
신문을 읽으며 시그니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도 런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만, 런던 구석구석의 비경을 들여다보고 사람들을 위해 <퇴사준비생의 런던> 책과 멜로우: 웨일즈 커피를 패키지로도 판매한다. 모노클 잡지를 구매하면 사실상 커피를 공짜로 제공하는 모노클 카페의 패키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도서정가제를 고려해 <퇴사준비생의 런던> 책 가격에 천원만 더하면 시그니처 커피를 함께 마실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콜라보는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진행됐다. 그만큼 빈브라더스와 트래블코드가 함께 하려는 의지와 배려가 없었다면 진행하기 어려웠던 일이었다. 그럼에도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시그니처 커피가 나올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신경써주신 빈브라더스 윤서영님과 허다연님을 비롯한 바리스타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커피와 신문의 아날로그적 만남을 구상하고 실제로 결과물로 나올 수 있도록 디테일을 챙긴 경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런던을 다녀온 사람에게는 그리움을, 다녀올 사람에게는 기대감을 주려는 마음을 담은 멜로우: 웨일즈 시그니처 커피는 10월 31일까지만 빈브라더스 강남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