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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흡수인간 Oct 25. 2018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다" 는 큰 꿈

# '있어 보이는 꿈' 은 나한텐 필요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1. 항상성


언제 배웠는진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학교 다닐때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졌단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의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았다. 


항상성 : 생명체가 여러 가지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에 대응하여 내부를 일정하게 유지하려 하는 조절 과정 또는 그 상태

이리보면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상태가 아닌가 싶다. 뭔가를 위해 애쓰지 않으면 항상성이 깨질 염려도 없기 때문이다. "이미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지금보다 더 격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는 말은 그래서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너무나도 자연스런 욕구가 아닐까?  


그런데, 왜 사람들은 무언가 이루려 하고, 성공하려고 할까? 그 과정에서 내 몸의 '항상성'이 엄청난 위협에 직면하게 될텐데도 말이다. 그 원인에 대해 나름의 지식을 토대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2. 도파민과 존재감 


첫째, 도파민의 유혹 때문이다. '세로토닌하라'의 저자 이시형 박사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간 '도파민'에 중독되어 있었다고 말한다. '도파민' 은 우리 뇌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인데 짜릿한 경험을 했을 때 만들어 진다고 한다. 예를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내하다가 결국에는 '빵'하고 터뜨리는 순간에 말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인고의 시간 끝에, 결국에는, 끝끝내 이뤄내는 성취감에서 얻어지는 '도파민' 을 최고의 쾌락으로 알고 살아왔다는 것이 이시형 박사님의 말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을 가장 '있어 보이고, 생산적인' 쾌락이라고 단정짓고 살아왔을지 모른다.   


둘째, 존재감을 강하게 원하는 한국인의 특성 때문이다. 일본 사람이 본 한국인과 일본인의 차이를 설명한 책 '주연들의 나라 한국, 조연들의 나라 일본(이누미야 요시유키)' 이 있다. 제목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연이 되기를 강하게 원한다고 한다. 스스로의 '존재감'을 드러냄으로써 자존감을 지켜나간다고나 할까? 인간에게 가장 큰 두려움 중 하나가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더, 그에 대한 두려움이 큰것 같다. 그러다보니 가끔 이유도 잘 모른채 뭔가를 이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생겨나는 것 같다. 마치 '나 이 정도는 할 줄 아는 사람이라구' 라고 외치려는 듯이 말이다. 


#3.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는 큰 꿈 


물론, 그것이 도파민 때문이든, 존재감 때문이든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면 아무리 빡센 목표일지라도 옳은 길이라고 본다. 누가 뭐라해도 본인이 선택했고, 그 결과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가끔은 멈춰서서 '내가 왜 이걸 이루길 원하고 있지?' 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가 가장 강하게 원하는 것은 '격하게 아무것도 안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이 부끄러운 꿈이고, 그것보단 '좀 더 그럴듯해 보이는 것' 하나쯤을 꿈으로 가져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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