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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 Dec 14. 2023

응원

꿈이 없는 중1 남자애 그 더러움의 미학

응원 : 곁에서 성원함. 또는 호응하여 도와줌.

내가 씻겼던 미취학 시절
씻으라면 씻었던 초딩시절

아들이 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이지만


1. 공부잔소리 말고 샤워&치카치카 잔소리를 싫어한다. (근데! 본인은 비위가 매우 약하다고 한다)

3. 독서 말고 게임을 사랑한다. (프로게이머를 권유했으나 그냥 취미라고 한다)

4. 숙제 말고 유튜브 영상을 매주 올린다. (역시 그냥 취미로 게임채널을 운영 중이다)

5. 공부 말고 슬릭백을 잘 춘다. (내 채널 쇼츠로 올렸는데 3천 뷰 넘었다)


역시나 오늘도 책상머리에 잠깐 앉아 있다가 거실로 기어 나와 다정하게 엄마인 나를 바라본다.

- 엄마! 엄마 어릴 때 꿈이 영화감독이라고 하셨죠?

- 응.

- 아직 늦지 않았어요.

- 응?

- 저는 엄마의 꿈을 응원해요.

- 어??

- 그게.. 제가 꿈이 없잖아요. 그래서 엄마의 꿈을 응원해 드리기로 결심했어요.

- 아...........


중1짜리 드러운 아들아...

엄마는 엄마의 못다 한 꿈을 이루는 것보다

니가 며칠에 한 번만이라도 깨끗하게 씻었으면 좋겠구나


생각해 보니

자주 안 씻어서 그런지

씻고 나온 아들을 맞닥뜨릴 때 깜짝 놀라곤 한다.

처음 보는 사이처럼 너무 잘생긴 거지...

혹시 이런 반전을 보이고자 그토록 안 씻는 것인 겐가...

내 언젠가는 너를 낱낱이 조사하고 파헤쳐

중학생아들을 둔 어머니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 한 권을 내고 말리라!


그게 바로 내가 매일같이 매의 눈으로 너를 감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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