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동기가 부족해.”
학창시절 자주 들어왔던 말 중에 하나가 동기였다. 얼마나 더 채워야 가득 찰는지. 매번 부족한 것은 동기였다.
이것에 대한 내 정의는 이렇다.
‘지금 그것이 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한가?’
만약 답이 Yes 라면 뒤돌아볼 것 없이 전진이고, No 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 짧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내린 지론이다. 명목 없는 실행은 결국 실패를 야기할 뿐이고 설령 성공을 했다 치더라도 질적인 문제를 동반한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이제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고 자타가 공인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했다.
“저는 9년 간 무명이었어요. 그래도 그것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성공한 연예인을 보면 어려운 생활을 한 사람들이 많다. 홀로 서울로 상경해 10년 동안 꿈을 잃지 않고 음악에 정진하는 사람. 대학로 소극장에서 청소를 하며 십 수 년 간 꿈을 키워온 사람. 사정은 사람마다 다르고 계열별로 다르지만 한 가지는 같았다. 하고 싶은 것이 분명했고 그 다음은 그것에 대한 정진이다. 의심 없이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갔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자문(自問) 해본다.
‘나는 무언가에 그렇게 미친 적이 있는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없다고 답할 수도 있다.
아버지는 유연시절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했다. 공부가 하고 싶은데 집에 돈 벌 사람이 없으니 할아버지가 억지로 아버지를 공장에 취직을 시켰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몰래 도망 나와 폐지 줍는 곳에서 책을 구해 밤새도록 호롱불을 켜놓고 공부했다 한다. 밤낮으로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결국 탈이 났고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비가 없어서 첫 직장의 월급으로 본인 스스로 병원에 입원해 대형 수술을 했다고 한다. 아직도 그의 배에는 옆구리를 가로질러 등까지 길게 난 메스자국이 있다. (나는 그의 이 영웅담 같은 이야기를 믿는다. 믿는 이유 하나는 실제 600명 중 10 등 안에 들었다는 성적표를 여러 장 목격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대가 변한 만큼 책을 주워서 공부하거나 호롱불을 켜진 않는다. 하지만 주변에서 열심히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한다. 물어보니 그들 중 다수가 매일 밤 유튜브를 보면서 1~2시간 씩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진정 내가 원하는 그 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욕구가 들 때 그것을 놓치지 않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 즉시 실행하는 ‘30분’이 30분이 내키지 않는 마음을 붙잡고 있는 2시간 보다 효율적이다.
35살에 회사를 나오며 8개월 간 집필을 통해 책 한 권을 썼다. 지금에 와서 다시 보면 얼굴이 화끈 거릴 내용이 담긴 책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것이 절실했었다. 책 출간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은 동기가 강했다. 결국 그것은 나를 새벽 4시에 일어나 책상으로 이끌었고 매일 3시간씩 정량적인 투입을 통해 8개월 후 책을 쓸 수 있었다. 다시 나를 이끌었던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지금 그것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