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처럼 한다면
차장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얼마전 TV에서 주식하는 아저씨가 5분 만에 몇 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가 1시간도 안 돼서 원금에서 몇 천만원을 손해 보는 방송을 보았다고. 주식은 패가망신 하는 지름길이며 도박과 다를 게 전혀 없는 것 같다라고.
인터넷에 주식으로 망한 사람, 주식으로 패가망신, 주식은 도박 등의 말로 검색을 해보면 수 없이 많은 사례와 사건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정신과 의사도 주식 매매에 중독돼서 억대의 돈을 잃었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2020년에는 주식방이라는 공간에서 주식매매를 하는 개인들에 대한 논문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은퇴하고 소일 거리를 찾다 은퇴자금으로 주식매매를 시작한 사람, 증권회사를 다니다 퇴사하고 개인투자자가 된 사람, 그러다 빚까지 내어 주식매매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논문이었습니다. 논문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현실과 말로는 장미빛은 아니었습니다.
차장님 말씀처럼 주식하면 패가망신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돈을 잃을 확률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씀입니다. 매분 매초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곳이 주식시장이기 때문에 주식을 사고 팔며 도박처럼 할 수도 있습니다. 주식은 도박이다라는 말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되는 세상이니 옛날에 비하면 주식을 매매하며 도박처럼 하는 것이 더 쉬워진 시대입니다.
하지만 주식을 매매하는 게 아닌 주식, 더 정확히 말하면 회사들에, 투자를 한다면 주식시장은 패가망신 하는 지름길이 아닌 부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 입니다.
차장님도 싫던 좋던 국민연금을 들고 계실 겁니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들에게 받은 돈으로 하는 일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일입니다. 만약 주식투자가 패가망신하는 일이고 도박에 가까운 행위라면, 국민연금공단은 국민들의 돈으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고, 패가망신을 넘어 국가를 파산으로 몰아 넣는 아주 비상식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게 됩니다.
주식을 어린 아이들 홀짝 하듯이 50% 확률로 오르고 내리는 것을 맞추는 것으로 생각하고, 도박처럼 주식을 한다면, “주식은 패가망신 하는 지름길이다.”라는 표현이 맞는 표현이 될 것 입니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의 2024년 수익률은 15% 였습니다. 15%라는 숫자를 들었을 때 작은 숫자, 적은 수익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은행 예적금 금리가 세전 2%-3%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익률 입니다.
국민연금 뿐만이 아닙니다.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에 투자하면 정부에서 투자금액의 일정부분은 15%를 세액공제까지 해주면 투자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도박장이고, 주식투자가 도박이라면 나라에서는 세금까지 깍아주며 도박을 권하고 있는 게 됩니다.
국민에게서 걷은 돈으로, 국민의 월급을 일정부분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장하는 건 우리나라 뿐만이 아닙니다.미국도 401(k)라는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월급의 일부분을 주식에 투자하고 일정한 나이가 됐을 때 찾아 은퇴자금으로 쓸 수 있게끔 하는 제도 입니다. 미국과 한국만 봐도 정부가 국민의 돈을 주식투자를 통해 유지하거나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도박장이라면,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돈으로 주식시장에 절대 참여 할 수 는 없었을 것 입니다.
매일, 매분, 매초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보며 사고 팔며 매매를 하게 되면, 주식 도박꾼이 되어 주식이라는 도박으로 패가망신 할 확률이 올라 갈 것이고, 어떤 회사를 보고 그 회사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보고 투자한다면 그 회사의 수익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주주가 될 확률이 높아 질 것입니다.
조선시대에는 투자 할 곳이라고는 거의 땅 밖에 없었습니다. 천석꾼, 만석꾼이 진정한 부자였던 시대가 조선시대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가 아닙니다. 자본과 기업이 경제의 축을 담당하는 시대 입니다. 회사가 이익을 내어 월급을 주고 세금을 내야 국가가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거기에 그런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과거에 비해 더욱 손쉽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단순히 과거 어르신들이 주식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옆 동네 누군가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말에 아무 공부 없이 주식 시장에 뛰어 들었다가, 도박처럼 주식을 하게 되어 집안을 말아 먹었다는 소문이 지금까지도 남아 우리를 주식에 다가가지 못 하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금융, 주식, 투자 등등을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고, 가정에서도 잘 아는 사람이 없어 제대로 배울 기회도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모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거나 더 나아가 공포심까지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식투자는 분명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위험자산으로 분류가 됩니다. 원금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 주식시장과 투자에 대한 무지,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엮여, 단순히 저건 도박이니 하면 안돼 나쁜거야라는 비상식적인 상식을 만들어 내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주식을 도박이 아닌 회사의 주인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회사를 사고, 투자로서 접근한다면, 원금을 잃는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물론, IMF, 서브프라임 모기지, 러시아의 모라토리움 등과 같은 사태 급들의 위기가 온다면 약간 이야기가 다를 수 있으나, 이는 후에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 주식투자 인구가 1400만명이 넘었습니다. 차장님이 원금을 잃게 되는 것에 대한 공포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차장님은, 이미 차장님은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주식투자를 하고 계신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차장님의 귀하디 귀한 돈이 주식투자에 사용되고 있고, 작년에 15% 수익을 올렸다는 것도 인지하고 계셨으면 합니다.
모든 것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앞뒤가 있고, 밤이 있으면 낮이 있듯, 주식에 투자하면 원금을 잃을 수 있고 빚까지 지어 패가망신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탈수도 있고, 현명하게 투자한다면 은행 적금보다 나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부를 쌓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