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간의 일본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내가 없는 동안 나의 두 강아지는 경기도 곤지암 친정집에 맡겼었다.
열세 살 말티즈 호야와 열두 살 시츄 띵구.
열 살짜리 고양이 봉지는 두 딸과 남편이 번갈아 돌보고 있었다.
귀국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두 강아지를 데리러 가는 것이었다.
소식을 들어 알고는 있었다.
띵구가 앞을 못 본다는 거. 소리도 못 듣는다는 거.
그러나 먼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외면했었다.
일 년 전 엄마에게 맡길 때 핵경화증 때문에 눈이 뿌옇긴 했지만 시력에는 이상이 없었는데…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우울증이 온 걸까…
갑자기 변한 환경때문에 노화가 급속히 진행된 걸까…
일 년 만에 만난 내 강아지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종합검진 결과, 눈은 완전 실명, 왼쪽귀의 청력은 남아있고 오른쪽 청력은 아주 희미한 상태.
인지능력이 많이 좋지 않은 걸로 보아 치매인 듯하다고.
그러나 다행인 건 심장, 간, 신장 등등 내장기관은 건강하다.
눈이 멀었다는 소식울 들었을 때, 귀도 안 들리는 것 같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고 기도했었다.
죽어도 내 품에서 죽어달라고 빌었었다.
그런데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에 무너졌다.
가족들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놓고 동물병원 처음 본 젊은 수의사 앞에서 꺽꺽 울었다.
미안해서…
너무 미안해서…
그리고 초점 없이 뿌옇게 흐린 눈을 보고 자꾸 말한다.
미안해. 널 버린 거 아니야.
하지만 끝까지 책임질게.
넌 내 강아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