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다큐어라는 강아지용 치매약을 먹기 시작한 지 일주일.
혹시 치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띵구는 요즘 낮에 무척 바쁘다.
여기저기 부딪치기는 하지만 열심히 킁킁대며 집안을 탐색 중이다.
아빠고 엄마고 누나고 간에 낮에 계속 부르고 만지고 쓰다듬고 하면서 자극을 주고 있다.
개모차를 타고 산책을 가다가 중간에 내려주고 조금이라도 걸으며 냄새 맡고 마킹하게 유도 중이다.
늘 다니던 산책길인데도 잊어버린 건지, 안 보여서 무서운 건지 몇 걸음 걷다가 주저앉아버리지만 매일매일 산책거리를 늘리려고 하고 있다.
눈을 맞추지는 못하지만 생기가 도는 게 보인다.
새벽에 깨서 짖는 일도 확실히 줄어들었다.
띵구는 어쩌면 치매가 아니라 1년간 자극 없는 삶에 무기력해진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도 불러주지도 안아주지도 놀아주지도 않아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잊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도 안 하던 짓을 한다.
엄마한테 아부지한테 전화를 건다.
그냥 머하나 해서 걸었어, 더운데 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