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케이크와 몬놈솟 토스트
치앙다오에서 발원한 핑강. 치앙마이를 관통해 방콕을 향해 흐른다.
물 색깔이 그리 깨끗하진 않아서 짧은 일정의 여행자라면 '굳이 핑강까지 들릴 필요까지 있나?'하는 생각이 들지만 강뷰를 워낙 좋아해서 마지막 날 들러보았다.
마음에 담고 싶은 장면들이 많아서 강 주위를 즐겁게 걸었다.
당이 떨어질 무렵 디저트로 유명한 '반피엠숙(Baan Piemsuk)'을 발견했다. 오래 된 집을 개조해서 만든 공간인데 입에 넣으면 사라지는 코코넛 크림파이가 있다.
늦게 가면 코코넛 크림파이는 품절될 가능성이 높다. 4시 반에 내가 코코넛 크림파이를 사자마자 뒤 차례에서 솔드아웃 팻말이 걸렸으니까. 이번 여행에서 제일 기뻤던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된다. 쌉쌀한 아메리카노와 달달한 코코넛 케이크의 완벽 조화란!
바나나케이크도 유명하니 혹시 솔드아웃 팻말을 발견하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말기를.
달달한 토스트로 유명한 몬놈솟. 몸(mont)은 1964년 영업을 시작한 대표적인 태국 우유 회사로 몬놈솟은 '마법처럼 신선한 우유'라는 뜻이다. 방콕에 본점이 있다. 원래는 우유 회사지만 지금은 토스트가 더 인기다. 두툼하게 잘라 겉면만 바삭하게 구운 보드라운 토스트 위에 설탕, 연유, 코코넛 커스터드, 옥수수 스프 등을 다양하게 발라 먹는다. 몬놈솟의 달디단 우유와 함께 먹어야 찐이라고...
커스터드 맛으로 선택했다. 단 맛 질색하는 열두 살 심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마흔두 살의 나는 팔짝팔짝 뛰면서 맛있게 먹었다.
먹을까 말까, 할까 말까, 갈까 말까 고민 된다면 그냥 먹고, 하고, 가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여행지에서는 특히. 준비와 시간은 언제든 부족해서 완벽한 타이밍이란 결코 오지 않는다.
그냥 해 버려. 0에서 1을 만드는 것. 그게 중요한거야. 자주 머뭇거리는 내게 하고 싶은 이야기.
매일 걷고 매일 쓰는 도시산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