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찬란한 기쁨주의자 Dec 28. 2022

감 끄트머리 <오늘의 시>

연남동 연남방앗간에 홀로 앉아

연남 방앗간 2층에서

빨간 머리채 선연히 매달려 있다

몸뚱이가 설렁설렁 바람에 휘날릴 때

감의 머리는

찢겨나간 심장을 추억한다


그래

달았다면 족하다

겨울을 이겨낼 시간을

나의 인내로 나누어 가졌다면


망조의 까마귀든

길조의 까치든

혐오의 비둘기든

네가 그 누구였 건


삶의 단편

찰나의 단맛이 되었다면

감은 감사할 뿐


감은 그렇게

떨어지지 않고

겨울을 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 마중 <눈 오는 날에 읽는 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