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월요일
지하철 역으로 뛰어가는 길
반쯤 벗겨져 덩그러니 놓여있는 너를 만났다
가죽이 솜털 같이 긁어내지도록
닳고 닳은 너를
떨어뜨리고 만 이는 누구인가
아니다 저 홀로 탈출한 것인가
나는 너를 따르지 않겠다
나만은 그저 떨어져 버리겠다
결의한 탈출인가
태초의 맨손이 되어 보라는 축복이었나
해져버린 뒤의 헤어짐이
애석하면서 못내 부러워
검정의 부피들로 가득 찬 이송칸 안에서
겉 가죽 하나를 벗었다
김은지_시 쓰는 공간/커뮤니티 기획자입니다. 시와 글과 그대가 좋습니다. 일은 즐거운 놀이이고, 쉼은 창조된 모든 것들을 충분히 느끼고 경탄할 수 있는 예술의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