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영화 속 프랑스의 한 마을에 초콜릿 가게를 연 비안느은 마녀이다. 그녀는 초콜릿에 비밀의 마법을 걸었다. 어떤 마법이냐면 사람들을 변하게 하는 것이다. 도둑질쟁이 조세핀도, 애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누크, 괴팍한 레너드 백작의 노모도 조금씩 행복하게 변모시키는 마법. 카페테라스에 앉아서 가격표를 보며, <초콜릿> 영화를 떠올렸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갈 차비만 남겨 놓고 주머니를 털어서 티라미수 케이크와 핫초콜릿을 시켰다. 테라스에 앉으려다가 파리의 쌀쌀한 가을 날씨에 백기를 들고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따끈따끈한, 마법에 걸린 핫초콜릿 한잔, 부드럽게 빈속을 달래주는 티라미수 케이크. 한국보다 느리게 흐르는 듯한 프랑스의 공기가 때늦은 늦잠을 깨고는 이제야 달달한 초콜릿 향을 내며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한다. 카페에 들어오기 전까지, 이방인에게 파리의 가을 날씨가 유독 추웠다. 입 안에 달콤한 마법의 기운을 머금고, 2시간 남짓 걸어서 에펠탑 앞에 당도했을 때, 해가 중천에 뜬 한낮의 햇빛이 눈을 부시게 했다. 그제야 에펠탑 주변으로 색색이 물든 가을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더 이상 춥지 않았고, 파리는 완연한 가을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