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요리를 잘하는 남자, 남편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나쁜 남편이 된 것 같다. 내가 결혼할 당시는 요리 잘하는 여성이 신붓감으로 인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요리 잘하는 남성이 신랑감으로 인기가 높다.
결혼 상대를 선택하는 주체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 요즘 설거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설거지는 아내에게 칭찬받을 수 있는 유일한 나의 가사일이다. 가성비가 아주 좋다. 특별한 기술 없이 단 시간에 끝내고 칭찬받는다.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요리가 볶음밥인데 볶음밥도 오랫동안 만들다 보니 요령이 생겼다. 처음에는 재료를 준비하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당근, 호박, 양파, 햄, 파크리카, 달걀, 참기름, 간장 등을 준비하고 요리를 하고 설거지까지 마치면 무려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아침식사로 아이들 볶음밥을 준비하면 점심으로 먹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나는 밥 한 숟갈 먹지도 못하고 열심히 준비한 것이다.
볶음밥 만들기 10년 차인 지금은 당근을 썰며, 햄을 볶으며 동시에 설거지도 한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강의도 듣는다. 요즘에는 노하우가 생겨서 그 와중에 밥도 챙겨 먹는다. 역시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다. 경이로운 발전이다. 이제 나의 목표는 시간 단축이다. 앞으로 30분 안에 볶음밥과 설거지를 끝내고 밥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