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들이 2

그놈의 양떼목장

by JJ

서울스카이(롯데타워) 전망대에 다녀왔다. 아이들은 쿠키앤크림 셰이크와 파스퇴르 밀크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나와 아내는 엔제리너스 커피를 마셨다. 오랜만에 가족사진도 찍었고 딸은 122층에서 피아노를 쳤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고맙다. 나 혼자 살았다면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거나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 가서 사진 찍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몇 년 전 강원도 평창으로 가족 여행을 갔었다. 숙소 옆에 양을 키우는 작은 목장이 있었는데 대관령 양떼목장을 축소해서 만들어 놓은 듯했다. 하루 종일 숙소에만 있으니 지루하고 할 일도 없어서 아이들에게 양떼목장에 가자고 했다. 그러자 딸이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아~ 놔~ 그놈의 양 떼목장~!!"


그렇다. 딸은 10년 동안 너무 많은 양들을 보았다. 이제 지겨울 만도 하다. 여행의 목적이 양을 보는 것은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서울 스카이 전망대 122층



나들이도 기술이 필요하다. 3-4살 때는 굳이 캐러비안베이나 애버랜드에 갈 필요는 없다. 나쁠 거야 없지만 가성비는 좋지 않다. 그 나이 때는 고무대야에 물총만 줘도 하루종일 신나게 논다. 아이들이 너무 어릴 때 대형 워터파크에 가는 것은 부모를 위한 나들이다. 아이들은 그때 롯데월드에 간 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성장하면 노는 것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매번 고기만 구우러 다니는 고기형 인간이 돼서도 안 된다. 크고 나면 나들이 가서 고기 먹은 기억 밖에 없을 것이다. 가끔 산에 가서 새소리도 듣고 미술관에 가서 그림도 보여 줘야 한다. 먹는 것 외에도 해 볼 것들이 많은데 왜 먹는 것에만 몰두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온천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여론에 밀려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어쩔 수 없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평범한 진리. 온천은 못 갔으나 아이들 덕분에 서울 촌놈이 롯데타워도 가봤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