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그리고 지겹다

by 시움

요즘은 플랫화이트가 맛있는 카페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기에 시작한 짓(?)이지만 반은 일이 되어버린 이 카페투어가 때로는 '꿀이다' 싶다가도 하루에 몇 잔씩 커피를 꼭 마셔야하는 것에 대해 '지겹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부러워요.


이 날은 회기역 근처에 자주 가는 카페 'Four B(포비)'에서 나름 기말고사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공부는 뒷전이고 주문한 커피가 나오자 사진을 열심히 찍었고 괜찮은 사진 하나 골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여전히 딴짓을 이어가던 중에 댓글이 달렸다는 알람이 떠 들어가보니 인친 한 분이 "부러워용"이라는 말을 남기셨다.


내가 보기에도 참 먹음직스럽게 나온 커피 사진이었지만 뭐가 부럽다는 건지 의미파악이 단 번에 되지 않았고 나에게서 부러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손가락 하나 접기가 힘들었다.


그냥 답글 달지 말고 넘기라는 친구의 만류에도 최대한 말투를 신경 써가며 어떤 게 부럽다고 하신 건지 질문을 드렸다.


("뭐가 부러우신데요?"라고 묻기엔 억양이 강했다.)


세상 맛있는 커피를 일로 마셔보니까요.


흔히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마라. 지겨워지고 지친다.'고 조언한다.

이 조언은 꽤 익숙해서 우리도 누군가에게 한 번씩 했을 법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린 끊임없이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나의 것을 지겨워하면서 또 결국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자 한다.


나에게 습관화되고 이제는 조금 지겨워진 일이 누군가에겐 부러울 수 있구나.

나의 지겨움이 살짝 부끄러워지던 순간.


사랑과 증오가 종이 한 장 차이듯 부러움과 지겨움도 그런 관계에 있나보다.


그런가보다 싶었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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