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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산적자 Jun 11. 2019

직장에서 행복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글

계획대로 되고 있을 필요성 '통제감'

오늘도 회사에 출근한다. 컴퓨터 전원을 켜고 아웃룩을 켜고, 공유 폴더를 열고, 워크플로위를 실행한다. 오늘 계획한 일을 하려고 한다. 이제 업무 기어를 하나씩 올리고 밟아보려 하는데 팀장이 부른다. 



이대리~

네, 팀장님 (왜 또 부르시나요)

이거 했어?

아니요, 이 건은 바빠서 아직 손을 못 댔습니다.

바쁜건 알겠는데 그래도 해야지.

팀장님, 이 일도 바쁘고 저 일도 바쁘면 뭘 먼저 하란 말씀이십니까?

이대리, 일이 한번에 몰릴 순 있는데 그 말 모르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네 팀장님, 이 일도 안해도 지나갈 수 있는거 아닙니까? 그냥 좀 모른 척 하시면 안 될까요? 일 좀 합시다.


이렇게 대화가 막장으로 흘러가진 않겠지만 '그래도 해야지'에서 '네, 알겠습니다' 정도에서 대화가 끝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 생활이 이렇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새로운 일이 더해질 것이다.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더해서 시키는 일이 더해진다. 이렇게 하고 있는 일에 다른 일이 끼어드는 순간을 회사 생활에서 수 없이 맞이했다.




샌 김, 어떻게 하시겠나이까?


일 하려고 예열해 놓은 에너지가 다 사라지는 순간이다. 팀장이 시킨 일에 대한 응대를 시작해야 하다. 매일 겪는 일은 아니지만 회사에 다닌다면 자주 겪는 일이다. 이럴 때 회사에 대한 회의감이 극에 달한다. 내 일을 내가 컨트롤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실제로 게임에서 움직이고 있는건 나인데 조이스틱이 다른 사람 손에 쥐어져 있다고 해야 할까?




자신의 계획을 갖는 것


나는 이런 통제감을 잃는 회사 경험이 참 싫었다. 성향적으로도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일을 좋아한다. 누군들 이런 일을 좋아하지 않겠냐만은 그 성향이 더 심하다. 어떻게 하면 회사에서 모든 일에 내가 통제권을 갖고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다양한 글과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오직 자신의 계획을 갖는 것이다.




오늘 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한다. 그리고 일마다 시간을 얼마나 쓸지도 정해놓는 것이다. 여러분이 자주 쓰는 캘린더에 적어놔도 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일이 끼어 들어도 거절하고 설명할 수 있는 틈이 있게 된다. 캘린더를 보여주면서 '감히 여기에 끼어 드시겠다고요?'라는 늬앙스를 공손하게 풍겨도 된다. 자신의 일에 대한 플랜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는 우리 회사 생활을 드리블하는 데 중요하다.




거절을 위한 계획, 계획을 위한 거절


우리는 안되는 일을 된다고 받아 들였을 때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거절할 줄 알아야 하고, 거절을 위해선 자신만의 계획이 있어야 한다. 오직 계획을 가진 자가 거절할 수 있다. 그리고 오직 거절을 위해서라도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계획을 가진 자가 위의 상황을 맞는다면 대화는 아래처럼 다를 수 있다.




이 대리,

네, 팀장님

시킨 업무 했어?

아니요. 지금 저는 단가 업무 하고 있고, 이 업무는 오후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일찍 할 순 없나?

다른 팀 마감에 맞추려면 오전에 해야 합니다. 조금 기다려주십시오.

그래? 알겠네. 그래도 빨리 좀 해줘~

네, 알겠습니다. (후훗)




선택은 내가 한다


내가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원하는대로 흘러가는 통제감, 그걸 회사에선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위의 대화처럼 계획을 가지자. 그래도 빨리 하라고 할 것이다. 그럴 땐 합리적으로 거절할 수 있어야 하고, 진짜 급한 일이면 우선순위 조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도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계획은 자신의 업무가 그대로 흘러가도록 통제감을 가질 수도 있고, 일에 대해서 자신이 컨트롤 한다는 감각을 느끼는 데에도 중요하다. 




오직 계획이다


삶이든 일이든 방향을 설정해서 노력하고 목표한 지점에 도달할 때의 성취감은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회사 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업무에 대한 통제감을 잃어버리는 순간에 오는 경우가 많았다. 조직이라는 곳은 개인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개인을 위하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 항상 조직이라는 집단과 나라는 개인은 갈등한다. 그런 갈등을 예방하고 내가 편할 수 있는 방법이 자신만의 계획을 가지는 것이다. 조직이 그렇게 좋아하는 게 계획이 아니던가?




매거진을 마치며


당신의 하루가 당신의 손바닥 안에 있길 바라며 칼럼을 마친다. 지금까지 회사에서 필요한 단어로 여러분을 매주 만나왔다. 10회가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이라 작별 인사를 하려 한다. 앞으로의 글은 나의 다른 매거진인 '회사 필수 단어'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보고 계시는 위클리 매거진의 뿌리라고 볼 수 있다. 여러분의 회사 생활이 행복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




이 대리는 위클리 매거진 완주를 기념하기 위해 연차를 썼다는 믿을 수 없는 전설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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