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나누장] 1. 친환경 인디 수영복 브랜드 '우풀루스윔' 창업자
100명의 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뜨거움을 나누었던 여름 리트릿 캠핑 페스티벌
리트릿 캠프에 못오신 분들, 아쉬우셨죠?
우먼스베이스캠프는 누구라도 ‘모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모험을 떠날 채비를 할 시간을.
"온라인 토크 시리즈: 모험나누장"
오프라인에서 끈끈한 경험을 나누기도 하지만 직접 오시지 못하더라도 WBC의 문화와 분위기를 느끼고 이야기로서 영감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조금 더 넓게 마련하고 싶어서 온라인 토크 시리즈인 모험나누장을 준비했습니다.
당신은 무엇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나요?
내 안의 두려움을 넘어 모험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안의 불씨를 지피우고 모험의 용기를 나눕니다.
그 첫번째 시리즈는 친환경 수영복 브랜드 우풀루스윔 @ufuluswim 창업자 현주 @conscious_tess 와 함께합니다.
우풀루스윔은 현주 스스로가 자신 안의 두려움을 넘어서 스스로의 자유를 표현하고 그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만든 수영복 브랜드에요.
9월 우리가 함께 나눈 이야기를 기록으로 전해요.
<두려움 그 속 어딘가에 있는 나다움을 찾아서>
건강한 비키니 문화를 전파시키기 위해 탄생한
한국 인디 친환경 수영복 브랜드 우풀루스윔의 대표 서현주라고 합니다.
우먼스 베이스 캠프의 여름 리트릿 캠프에 연사로 초대되어 좋은 기억을 만들었는데
새로운 공간인 온라인에서도 저의 이야기로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어서 너무 신기하네요.
오늘은 제 남은 인생을 수영복에 올인하면서 살고 싶어진 계기, 그리고 수영복이 가르쳐준 나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비기닝 1. 태평양의 작은 섬, 괌으로 이민을 가다.
저의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괌이라는 태평양의 섬으로 이민을 간 것으로부터 시작이 되는데요.
인구가 16만2742명밖에 안 돼요. 정말 작은 섬이죠.
구글 맵에서 세 번 정도는 줌을 해야 비로소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괌이라는 점을 찾을 수 있어요.
차로 30분 거리는 장거리 여행 혹은 로드 트립 같은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작은 섬이에요.
어렸을 때는 30분 이상 차를 타면 멀미를 할 정도였어요.
괌에 사는 사람들끼리는 우리는 바위 아래에 살고 있다고 말을 해요.
그만큼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과 동떨어져 있었고 또 그만큼 자연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곳이었어요.
저의 어린 시절을 단어들로 표현하자면 학교, 골프 그리고 바다, 자연이었어요.
골프는 저의 꿈, 그리고 열정이었고요. 바다 자연은 저의 안식처였어요.
학교를 마치면 골프장에 첫 번째로 도착해서 코치님을 기다리면서 골프 연습을 하고 끝나면 집에 가서 바다로 걸어 나가 석양을 보는 것.
그게 제 인생의 전부였어요.
골프가 너무 좋았고 골프로 대학을 가고 싶었고 골프로 성공하고 싶었어요.
여기 제 발을 보시면 제가 너무나 자랑스럽게 여겼던 socks tan이에요.
골프 연습하면서 양말을 신었던 라인인데요.이만큼 내가 연습을 했다는 걸 보여주는 영광의 라인이죠.
그만큼 너무 좋았어요. 하지만 내가 아무리 좋아하고 원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더라고요.
안타깝게도 대학교 입시를 한참 준비 중일 때 집안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야 했어요.
너무 허무했어요. 19살이었던 당시 저에게는 다른 백업 플랜이 없었어요.
한 우물만 팠다고 해야 되나요. 내가 계획했던 인생이 한순간에 없어져 버렸어요.
내가 유일하게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노력한 골프가 제 인생에서 사라지면서 저의 정체성도 함께 떠났어요.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 난 무엇을 좋아하지? 골퍼 현주가 아닌 그냥 현주는 뭘 좋아하지?
많은 고민을 하던 중 문득 봄방학 때 일주일 동안 하와이에 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한 달 동안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고 저의 첫 배낭 여행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2. 터닝 포인트, 갭이어를 만나다.
제가 19살 때 고등학교에서 너의 꿈이 뭐니? 하는 프로젝트를 줬는데 저는 여행했던 영상을 학교 자료로 만들었어요. 정말 처음으로 간 것이고 태어나서 혼자 겁도 없이 많은 것을 해봤던 기억이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호스텔도 가게 되었는데 거기 머물면서 만난 독일인 친구가 말해준 것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나는 내가 아직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몰라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겨주신 돈으로 1년 동안 나를 알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어. 그 후에 대학을 가서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할 거야. "
저한테는 진짜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고 대학에 가서 일을 대학교를 마치고 일을 하고 결혼하고 그런 길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나를 알아가는 여행이라니! 나한테 정말 필요한 건데!
덕분에 안심이 되었고 생각지도 못하게 스카이 다이빙도 도전하고 안해본 것들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그녀를 통해서 알게 된 '여행 갭이어'를 알게 된 후부터 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저한테 다가온 거죠.
나도 나를 찾는 여행을 하게 된 거에요.
원래 1년 계획이었던 여정이 2년 3년 4년이 되고 또 현재까지 7년째 진행 중이죠.
사람들이 묻죠. 그래서 너를 찾았냐고.
어떻게 보면 나를 찾았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더 정확한 답은 저의 다양한 모습들을 만났고 그 모습들을 관찰하면서 나를 알아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모습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배웠어요.
여행을 하면서 돌아다니다보면 저를 처음부터 아는 사람은 없어요.
그저 나를 지금부터 알아가는 사람들뿐이에요.
그들은 제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요.
그것이 주는 해방감과 용기가 저의 다양한 모습들을 만나게 해주었어요.
어떨 때는 말이 많은 나, 말이 적은 나, 당돌한 나, 용감한 나, 소심한 나, 부지런한 나, 게으른 나,
정말 다른 다양한 모습들을 나를 만나게 되었어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나다움'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사진을 어떤 각도에서 찍느냐에 따라 다 다른 모습이지만 그런 사진들도 어떻게 보면 다 내 모습인 거잖아요.
그런데 또 그중에서도 내가 정말 좋아하고 내가 아끼는 내가 편하게 여기는 나의 모습이 있을텐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내 모습은 제가 수영복을 입고 있을 때예요.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것들이 다양하게 개개인에게 의미와 영향을 주잖아요.
저 서현주에게 수영복은 자유를 뜻합니다.
다양한 모습의 나와 떠났던 여행들을 떠올려보면 가장 행복하고 편안했을 때가 수영복을 입고 있었을 때예요.
그리고 그때 제가 가장 자유롭고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3. 새로운 나의 아이덴티티, 수영복 브랜드를 만들다.
수영복은 진짜 항상 좋아했어요. 섬에서 자랐고 바다를 워낙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수영복을 입고 자랐어요.
근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 수영복은 단순 수영할 때 입는 옷이 아닌 미의 계급을 상징하고 있고 도전 정신이 있어야만 입는 옷이더라고요.
정말 듣고 싶지도 않았지만 저는 성인이 된 후 단 한 번도 날씬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한국에서는 나시만 입어도 이런 말을 들었어요.
'떡대가 좋네. 현주는 밤에 혼자 걸어 다녀도 안전하겠다. 몸이 튼실해서. '
'UFC 파이터 같아. 정말 너는 네가 입고 싶은 대로 입는구나.'
나의 몸을 저격하는 말들을 사람들은 정말 아무렇지 않게 했어요.
그러면 나시가 아닌 비키니를 입었을 때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사람들은 할 말이 더 많아졌어요.
"네가 해외 생활을 많이 해서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비키니는 몸매 좋은 사람만 입는 거야. 좀 가려. 안 부끄러워?"
이런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10대 때는 그런 말들이 진짜 상처가 많이 되었어요.
너무 아프고, 울고 싶고. 사람들한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들이 많았고 신경 쓰이고 부끄러워서 진짜 가리고 다녔어요.
몇 년 동안은 긴팔 긴 바지 긴 치마만 입고 다녔어요.
하지만 20대에 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하면서 나의 다양한 모습들을 만났고 그 모습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 뒤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사랑하는 수영복을 당당히 입을 수 있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아직 이런 태도가 주는 달콤한 자유로움을 맛보지 못해서 그런 말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다짐했어요.
내가 무언가를 시작한다면 내가 28년 동안 여자, 한국인, 여행자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그 자유로움을 다른 사람들도 느끼게 해줘야겠다고. 그리고 그걸 통해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사랑하고 자신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서로 응원하고 지원하고 영감을 주겠다고요
그래서 지금의 우풀루스윔이 탄생했습니다.
저에게 수영복은 단순 패션이 아니에요.
괌에서 시작된 나의 어린 시절부터 첫 배낭 여행을 했던 기억, 첫사랑의 아픔,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과 나누었던 이야기 등
지금의 현주를 만들어준 저의 또 하나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 솔직히 나를 사랑한다는 거는 엄청 어려운 거잖아요. 말은 쉽고 이해가 가는데 이걸 계속 유지하는 게 진짜 어려워요.
저도 가끔 제 자신이 괜히 못나 보이고 싫을 때가 있어요.
저는 그럴 때 제 자신에게 이렇게 말을 해요.
"너는 지금 너라는 광경을 어두울 때 보고 있는 거야. 해가 뜨고 밝아지면 그때 다시 와서 봐.
그럼 너의 가치가 보일 거야."
자신의 다양한 모습들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그 모습이 진정한 나다움,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 잊지 마세요. 한 가지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건 진짜 불가능해요.
나다움은 현재 까지도 진행 중인 저희 갭이어처럼 '마침표'가 아닌 '무한의 물음표'입니다.
<Q&A>
우풀루스윔을 시작한 게 현주에게는 또 하나의 모험이기도 할 텐데요. 시작했던 마음과 결심하게 된 계기, 그리고 시작 단계에서 자리 잡아 나갔던 과정이 궁금해요.
우풀루스윔을 만든 가장 큰 밑거름은 제가 여행을 하면서 보고 느꼈던 다양한 문화들이에요.
그런 것들이 한국에서의 트렌드, 스타일, 문화를 만나 퓨전이 되면서 우풀루스윔의 모습이 나왔죠.
일단은 수영복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저를 오랫동안 아셨던 분들에게는 그렇게 큰 놀라운 일은 아닐 거에요.
항상 '나는 내가 내 수영복을 만들 거다, 내 수영복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는 말을 하고 다녔거든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제가 원했던 스타일의 수영복 브랜드가 일단 없었어요.
그리고 워낙 수영복을 자꾸 못 입게 했어요. 자꾸 가리라고 하고요. 그래서 약간 오기도 생겼던 것 같아요.
'왜 나는 내가 입고 싶은 걸 못 입지? 왜 이 사회에서는 수영복이라는 걸 왜 이렇게 거부를 하는 거지?'
제 주변 우리 집안 여성분들이 다들 정말 마른 몸매가 없는데 어릴 때부터 비키니나 수영복을 입으면 안된다거나, 날씬하지 않다는 놀림도 많이 받았어요.
가족 전체가 그렇다보니 나는 정말 건강한 비키니 문화를 전파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6년 전에 친환경이라는 건 잘 몰랐고 내가 입고 싶은 브랜드 수영복을 만들고 사람들에게도 내가 느꼈던 자유를 느끼게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수영복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죠.
이후 친환경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눈을 떴어요. 3년 전쯤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갔었는데 그때 멜버른에서 살면서 정말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많이 만나고 사업에 대한 멋진 마인드셋도 배웠어요. 내가 예쁜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했었는데 그런 사람들과 얘기를 해보면서 친환경은 옵션이 아니라 꼭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좀 더 관심을 갖고 리서치를 하고 공부를 하면서 친환경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비지니스를 한다는 건 어쨌든 창조를 하고 서비스를 만드는 것인데 패스트패션이나 사람들의 인권, 환경오염은 고려하지 않고 돈만 생각하는 브랜드보다 가치가 높은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Q. 우풀루스윔이 런칭한 지 2년 정도 되었는데 준비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준비를 시작한 시점이 명확하지는 않아요. 수영복을 하겠다고 생각한 이후로 항상 준비는 해왔거든요.
디자인부터, 원단은 어디서 할 건지 고민을 계속 해왔어요. 그러다가 진짜 딱 브랜드를 오픈하는데는 5개월 정도 걸렸어요.
솔직히 코로나가 없었다면 우풀루스윔도 없었을 것 같아요.
제가 독일에서 그동안 원했던 디자인 공부를 하려고 입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무산됐거든요.
그러면 내가 진짜 원하는 거, 수영복 브랜드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을 한 거죠. 그리고 2020년 10월에 딱 런칭했죠.
우풀루라는 이름은 아프리카 말라위 말로 '자유'를 뜻해요.
제가 자유라는 단어를 굉장히 원해서 사전에서 온갖 나라의 언어와 단어를 찾아보다가 이걸 발견하고 마음에 들어서 정하게 됐어요.
Q. 디자인패턴도 굉장히 특이한데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디자인 패턴은 보통 제가 하는데, 작년에 했던 디자인은 한국 여성 아티스트와 협업했어요. 한국여행을 하면서 한국 한복을 입고 여행 오신 분들을 많이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수영하면서도 이렇게 한국적인 패턴을 입으면 너무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없는 거에요. 그래서 그럼 내가 만들어서 내가 입어야지! 하고 시작한 거에요.
저는 여성 한국인 여행자로서 해외에도 오래살다 왔다 보니 한국에 도착했을 때 새롭게 보이는 지점이 있었어요. 어느 정도는 외부의 시선에서 한국을 바라봤을 때 한국의 전통 문양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단청이나 색동 저고리 같은 데서 영감을 얻었죠.그래서 협업할 때도 한국적인 미가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작업하게 됐어요.
Q. 우풀루스윔의 수영복이 발리에서 생산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친환경이라는 부분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 건지 궁금해요. 소재나 현지 여성 고용하는 부분도 고려하고 있나요?
수영복의 재질을 우선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만든 원단을 사용하고 있어요. 폐어망이라던가,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갈아서 만든 재활용 원단을 사용하죠. 하지만 그런 것을 사용한다고 해서 친환경이라고 말한다면 그린워싱인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모든 걸 혼자 하고 있는 스몰브랜드인데요.
조금만 더 크면 개발팀을 고용하던지, 투자를 해서 개발도 직접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아직까지는 그 정도는 안되다 보니 어렵긴 해요.
친환경 원단 외에도 비치 클린, 업사이클링을 하고 제 선에서는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패션 산업에서는 100% 친환경은 없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정말 파고 들어가보면 천 쪼가리 하나로 몸만 가려도 되는 건데 굳이 예쁜 스타일을 넣고 하는 것도 필요 없는 거죠.
저는 항상 말씀드리는 게 원단도 원단이지만 세탁할 때 마이크로 플라스틱도 많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런 지식을 전파하는 것도 친환경의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발리에서 소재 개발까지는 아직 못하고 있지만 가족들이 하는 스몰 비지니스에서 생산을 해서 현지 여성을 고용하고 있어요.
Q. 현주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더 말해주세요. 현주가 매일 꾸준하게 하는 건 어떤건가요?
솔직히 제가 꾸준히 하는 건 우풀루스윔밖에 없어요. 우풀루스윔을 시작하고서는 자나깨나 이 생각밖에 없어요.
근데 그게 스트레스가 아니라 하나의 creativity잖아요? 뭐 하나를 봐도 우풀루스윔이랑 연결해서 새로운 상상을 하게 되는 일이 너무 재밌어요.
또 제가 서핑을 좋아하니까 서핑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거나 내가 서핑을 잘하게 되는 상상도 자주 하는데 그것도 너무 재밌어요.
Q. 현주가 아직 극복하지 못한 두려움이 있나요?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두려움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걸 내가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28년을 살면서 뭐 하나를 꾸준하게 했던 것은 여행말고 별로 없었거든요. 직장이든, 연애든 단편영화처럼 짧게 짧게 지나갔고요.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면이 있다보니 나는 무언가를 오래 지속해나가지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불안이나 두려움이 있었죠. 아직도 결혼하고 안정적인 삶을 내가 원하는 지는 모르겠어요.
사업을 시작하면 한군데에 머물러야 하는 점 때문에 제가 사업을 시작하지 못한 부분도 있어요. 저는 그래서 바퀴달린 브랜드, 사업을 하고 싶어요.
바퀴달린 집, 밴라이프처럼요.
계속 여행을 떠나고 있는데 다음 여행지로는 어디를 생각하고 있나요?
이전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해뒀거든요. 사실 코로나 전에 신청해둔 건데 이제야 비자가 나왔어요.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고 책임질 일도 많이 생겼지만 가볼 생각이에요.
딱 30살까지, 인생을 살면서 딱 한 번 주어진 기회니까 젊은 피로서 할 수 있는 도전을 해볼 생각이에요. 가는 길에는 발리도 들를 예정이에요. 저희 제품을 발리에서 다 제조, 생산을 하고 있거든요.
Q.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게 누구한테나 두려운 일일 텐데 현주는 이런 두려움을 어떻게 알아챘고 이걸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극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물어봐 주셨어요.
걱정과 두려움 항상 있죠 두려움과 걱정은 진짜 항상 있는데 모두들이 건한 걱정과 두려움이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몇몇은 안 될 것 같아요.
저만의 방법이라고 하면 저는 웹사이트에서 시를 읽어요.
많은 시가 있는 사이트가 있는데 내가 필요한 주제에 맞는 시를 찾아서 그냥 읽어요.
그러면 내가 느끼고 있는 이런 아픔이나 두려움, 걱정은 혼자 느끼는게 아니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감정을 느끼고, 이런 주제에 대해서 글을 썼구나 하면서 위로를 얻어요.
아픔뿐 아니라 사업을 하면서도 걱정을 하거나 두려움이 있을 때는 누구나 사업을 하면서 이런 걱정, 근심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게 위로가 돼요.
새로운 시작을 할 때 두려움이 따라오는 건 너무 당연한 것 같아요.
이번 WBC 리트릿 캠프에 갔을 때도 슬로건이 follow your fear 였잖아요. 다녀오고 나서도 계속 그 말이 머리에 맴돌았어요.
두려움이 대체 뭐지, 왜 두려움에는 부정적인 늬앙스가 있었을까, 생각하며 깊이 파고들었죠.
내가 두려움을 느낄 때가 언제인지 생각해보니까 내가 무언가를 원할 때더라고요.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을 때 두려움은 항상 따라와요. 내가 하기 싫으면 생각조차 안하잖아요.
두려움은 어떻게 보면 관심이에요.
내가 뭘 원하는지, 그 방향성을 알려주는 나침반같은 감정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때 두려움은 꼭 와야해요.
그래야만 아, 이걸 내가 진짜로 원하는 구나. 오히려 뚜렷히 알 수 있어요.
두려움을 나침반처럼 사용해서 내가 원하는 걸 따라갈 수 있어요.
두려움이라는 걸 또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면 좀 더 안전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꼭 필요하고 좋은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두려움을 굳이 극복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저는 두려울 때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두렵지, 근데 할 거 잖아. 어차피 넌 할 거 잖아. 두려워서 안 할거야? 아니면 후회할거야. 이 두 가지를 생각하면서 내 방향을 결정하는 거죠.
Q. 두려움이 나침반 같은 감정이라는 말이 많이 와닿아요.
저희도 슬로건 정할 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말한 것처럼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두렵다는 것 자체가 그 안에 내가 원하는 것이 있으니까 두려워도 계속 봐야만 하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항상 나와 함께 해야만 하는 감정 같아요.
내가 지금 익숙한 나의 컴포트존 안에만 머무른다면, 내가 원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다면 겁나는 것도 없겠죠. 하지만 이 두려움을 넘어설 만큼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두려움이 생기는 거니까, 오히려 진짜 좋은 감정이구나. 현주 말을 들으면서 새삼 정리가 되었어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갈 때 찾아오는 두려움은 없었나요?
생각해보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없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다 시도해봤던 일들이에요.
21세기에 내가 최초가 되기란 오히려 힘든 일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안심이 돼요. 내가 처음이 아니라 누군가가 앞서 길을 조금이라도 닦아놨으니까.
내가 조금 더 가서 닦아놔야지, 하고 생각해요.
아까도 말했듯 두려움은 저에게 언제나 있어요. 그래서 그걸 이제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꾸려고 하는 거죠.
나 두렵네, 그럼 나 할 거 되게 많은 사람이네,
하고 생각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