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의 자취 영상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떴다. 왜 내게 이런 영상이 추천으로 떴을지는 모르겠지만 영상의 색감이 어느 조용한 카페의 느낌과 비슷해서 클릭을 해 봤다. 혼자서 꿋꿋하게 맛있는 밥도 해 먹고, 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해 보이면서도 소란스럽지 않음이 부러웠다. 어째서 그보다 나이 많은 나도 아직까지 갖지 못한 고요함을 갖고 있을까 해서. 공부를 하거나 글을 쓸 때 노동요나 영상을 틀어놓고는 하는데,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마음을 진정시키기에 적절한 영상이기까지 했다. 들려오는 소리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면서도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틀어놓다 보니, 이 영상을 열심히 만들었을 그를 위한 어떤 충성심도 생겨서 광고도 다 봐주고, 모든 영상을 다 봤다. 물론 귀로 듣기만 한 게 더 많지만.
혼자 사는 사람의 일상을 보기 시작했더니, 갑자기 혼자 사는 사람들의 영상들이 알고리즘에 더 많이 뜨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건, 세상엔 친구가 없다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거였다. 다들 나만큼이나 외롭고, 나만큼이나 친구가 없구나 싶은 마음에 짠하면서도 왠지 모를 동질감에 피식 웃음도 났다. 나이가 들면서 잃어버리는 것은 다들 비슷한 거구나. 어떤 이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친구들이 없어졌다고도 했다. 또 어떤 이는 마음의 병으로 인해 외부와 모두 차단된 삶을 살고 있다고도 했다. 가장 많이 보게 된 것은 몇 십년 된 친구들과 관계를 끊었다는 영상들이었다. 오래된 친구들과 관계를 끊기까지 참아왔던 것들이 참 많았을 것이다. 드디어 참지 않기로 하는 순간, 관계는 오래된 만큼이나 바사삭 순식간에 깨졌을 것이다. 그 유튜브들을 시청해주는 사람들도 나와 비슷하게 위로를 받으면서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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