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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준비, 아프리카에서 필요 없는 것들

진짜 필요한 거 빼고 다 필요 없음!!

by 토토

아프리카 여행은 아무래도 유럽이나 아시아 여행보다는 정보가 적어 불안한 게 많았는 데, 그래서 이것저것 잔뜩 챙겨 그 불안을 해소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챙겼더니 쓸모없는 것도 많았다. 미리 알았다면 더 잘 챙겼을 텐데… 아프리카 여행 다시 가면 이렇게 챙겨야지! 하는 기록.


세계 최고 여행 배낭 짐 싸기 우승자는 아니지만, 아프리카 간다고 유튜브 영상도 여러 개 보고 내 베프 GPT친구한테 여러 번 질문해 가며 싼 왓츠인마이백팩! 근데 아쉬운 것 투성이었기 때문에 진짜 도움 되는 아프리카 여행 준비물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개인차가 있을 거기 때문에 매우 디테일하게 이런저런 상황도 함께 써서 엄청 긴 글 주의!


좌) 40L, 우) 50L 배낭

일단, 나와 남편은 캐리어 끌고 다니는 건 멋이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기 때문에 각각 40L, 50L짜리 여행용 배낭을 먼저 샀다. 당근에서 구매해서 2만 원, 10만 원에 구매!


배낭의 가장 큰 장점은 걸어 다니기 편한 것. 물론 어깨는 아프지만 빠르게 이동해 내려놓을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숙소를 한 군데 머무는 게 아니라 여러 번 이동해야 하는 여행이라면 체크아웃 - 체크인 사이 시간이 뜨기 때문에 캐리어를 맡기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크다. 약 12일의 아프리카 여행이었지만, 정작 아프리카에 머무는 시간은 9일 정도밖에 안 되어서 알차게 보낸다고 이곳저곳. 세렝게티 사파리 투어와 잔지바르 바다 투어 여행으로 중간에 경비행기도 타야 하고 이동이 많은 여행이었다. 짐이 많으면 피곤할 거라 1인 1 백팩으로 결정했다. 나는 10킬로, 남편은 12킬로로 가볍지 않은 가방이었지만 마음이 들떠서 발이 땅에 안 붙더라. (물론 여행 중간에는 여러 번 버리고 싶었음.)






응고롱고로 국립공원 1박 / 세렝게티 국립공원 2박 / 타랑기레 1박 / 잔지바르 스톤타운 2박, 능위 2박

위 일정 기준.


모기약 : 넉넉히 챙길 것. 응고롱고로는 높은 지대 + 추워서 그랬는지 하나도 없던 모기가 세렝게티 첫날밤, 모기장을 쳤는 데도 1시간마다 자다 깨서 모기를 잡았다. 모기 왕창 물림. 잠을 잘 못 자면 다음날 컨디션이 안 좋기 때문에 숙소에서 푹 쉬는 게 정말 중요하다. 모기약은 DEET 성분이 함유된 걸 사라고 추천한다. 강력하다나... 세렝게티 두 번째 밤에는 캠프에서 모기약 처리 해주었다. 우리도 해가 지기 전에 미리 모기장을 쳐두고 문단속을 철저히 했더니 위잉 소리는 들렸지만 한방도 안 물렸다. 휴.

말라리아 약 복용 : 아프리카 입국 3일 전부터 여행하고 대한민국 돌아와서 7일 동안 매일 같은 시간 먹어야 하는 약을 받았다. 우린 대충 띄엄띄엄 먹다 결국엔 안 먹는 사태에 이르렀다... 시차도 발생하고 비행기에서 시간이 길다 보니 챙겨 먹기 어려움이 있다. 말라리아 증상은 감기랑 같아서 잘 지켜보려 한다. 잠복기가 길어서 1년 후 증상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걱정이 된다면 시간 맞춰 잘 챙겨 먹기를... 그리고 약 비용이 비싼데, 약을 먹어도 모기에 많이 물리면 걸릴 확률이 있다고 한다. 즉, 모기에 안 물리는 것이 제일이다!


선크림 : 최고 중요함. 정말 새카맣게 탔다. 탄 건 괜찮은 데 눈가에 기미, 주근깨가 솔솔... 워터프루프 크림제형, 스틱 타입, 스프레이 타입까지 3개를 챙겼지만 아쉬웠다. 빠르고 쉽게 바르기 쉬운 것으로 챙겨갈 것. 선크림의 지속 시간이 2시간이 되지 않기 때문에 1시간에 한 번씩 챙겨 발라야 하는 데 바다 위 배에서는 백인, 흑인, 동양인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선크림 바르기에 바빴다. 근데 스틱은 몸에 바르기 어렵고 스프레이는 금방 닳았다. 백탁 없는 걸로 로션이나 액체형을 가져가면 빠르게 몸에 바르게 쉬울 것 같다. 너무 하얘지면 치덕치덕 바르기가 민망했다. 얼굴에 바르기 쉬운 건 스틱이 좋았음. 많이 타서 화상 입으면 여행 내내 쓸려 아프고 불편하니 명심할 것!

물티슈, 여행용 티슈 :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물티슈만 20매 정도 작은 것 챙겨가면 될 듯. 사실 화장실도 잘 되어있어 물로 손 씻으면 됨. 당연히 비데는 없으므로 필요하다면 물티슈 정도?

치약, 칫솔, 세면도구, 샴푸, 린스 등 : 모두 챙길 것. 우리가 좋은 캠프를 가지 않아서 그런 것 일 수도 있지만, 잔지바르에서 1박 20만 원 하는 호텔에서도 샴푸가 없었다. 있더라도 한국 제품이랑은 차원이 달라 머리카락이 뻑뻑해서 불편함이 크다.

멀미약 : 뱃멀미용 멀미약 챙길 것. 사파리에서 차가 엄청 흔들린다고 아프리카마사지라고 하는 데, 사실 사파리에서는 전혀 문제없었다. 잔지바르에서 뱃멀미가 왔었다..

소화제 / 지사제 : 평소 여행하며 그럴 일이 없었지만 항상 챙기는 것. 역시나 먹지 않고 그대로 가져옴.

벌레물림 약 : 챙겨가면 유용할 듯. 남편이 모기 말고 다른 거에 물린 거 같다고 계속 긁었다. 긁으니 덧나서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약을 발랐다면 좋았을 것.

진통제, 감기약 등 : 챙기자! 마지막 날 열나고 몸살처럼 앓듯이 온몸이 아팠는 데 진통제랑 해열제를 다 짐으로 붙여버린 것.. 마지막까지 방심은 금물..! 오히려 여행 마지막 날 긴장이 풀려 아플 수 있다.

비타민 : 짧지 않은 여행이라 비타민을 챙겨가서 먹었는 데, 아무래도 챙겨가면 나쁘진 않은 거 같다. 여행에서의 순간순간은 너무 소중해서 아프면 안 됨...


모자 : 챙이 넓은 사파리 모자를 썼다. 사파리 투어하면 지프차 안에서 관광객끼리도 인사를 많이 하는 데 대부분 각자만의 사파리 모자를 쓰고 온다. 사파리 룩을 제대로 차려입을수록 멋져 보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사파리 모자를 챙기는 것 추천!

선글라스 : 필수, 적도에 가까운 위치가 해가 엄청 세다. 까만 선글라스보다는 밝은 걸로 가져갔는 데 사파리를 더 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크록스 : 추천! 사파리 투어뿐 아니라, 바다도 갈거라 물에 편하게 들어갈 수 있는 신발을 챙겨야 했는 데, 평소에도 크록스를 엄청 편하게 신기 때문에 크록스 하나로 퉁치고자 했음. 인천 공항에서부터 사파리 - 바다까지 모두 크록스로 편하게 다녔다. 구멍이 나서 덥지 않았고 모래가 들어가거나 할 일도 적음. 크록스가 슬리퍼라 숙소에서도 그냥 크록스로 나쁘지 않았음. 대신 일반 크록스가 아닌 좀 더 밑창이 단단한 제품으로 구매해서 갔다.

양말 : 일단 바다에서는 양말을 전혀 신을 일이 없다는 사실. 심지어 사파리에서도 그냥 맨발에 크록스 신어서 양말이 필요가 없었다. 그 정도로 별로 걸을 일이 없다. 최소한으로 챙기면 좋을 듯.

얇은 여름옷, 민소매 : 나는 사파리에서도 예쁘게 사진 찍고 싶어서 민소매 챙겨가고 사파리 느낌에 시스루 옷도 챙겨가서 잘 챙겨 입었다. 사파리에서도 패션을 포기 안 하는 것 추천. 누구는 버릴 옷 입고 가라고 하던데 차 안에만 있기 때문에 충분히 멋 부릴 수 있다.

긴팔 / 긴바지 : 낮에는 덥기 때문에 반팔, 반바지도 괜찮음. 사파리 투어는 점심 먹을 때 피크닉사이트에 내리는 것 외에는 차에서 내릴 일이 없다. 우리는 체체파리가 별로 없었는 데, 벌레에 극혐 한다면 긴팔 긴바지를 추천함.

봄, 가을용 살짝 도톰한 겉옷 : 너무 얇지 않은 사파리용 바람막이를 챙겨갔는 데, 추우면 안에 경량패딩조끼를 입음. 조금 도톰한 옷은 딱 아침저녁으로만 필요했음. 5~9월 정도 방문하신다면 아프리카 겨울 시즌이라 긴팔 경량패딩 추천.


카메라 : 말했다시피 남편 팡 작가 님께서 카메라에 완전 투자를 했기 때문에 잘 챙겨감. 후회 없었다. 잘 찍을 수 있다면 최대한 멀리 있는 걸 잘 찍을 수 있는 조합으로 잔뜩 챙겨가시길.

액션캠 : 핸드폰으로만 찍어서 만족할 수 있다면 필요 없겠지만, 나는 액션캠 너무너무 추천한다. 물에도 풍덩풍덩 들어갈 수 있어서 예쁜 물고기와 돌고래도 제법 잘 나왔다! 다만 날짜에 맞춰서 용량을 넉넉히 가져갈 걸 하는 후회가 조금 있었다.

쌍안경 : 안 챙겨가서 후회한 것. 사파리 투어에서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해서 따로 안 가져갔는 데.. 없었다. 챙겨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너도나도 망원경으로 보는 데 우리는 카메라 줌 당겨서 봄. 보기 어려운 동물 일 수록 멀리 아주 조그맣게 있다.

보조배터리 : 지프카에는 충전이 잘 되기 때문에 보조배터리가 별로 필요가 없었지만, 사파리 투어 일정 말고도 바다 일정이 있다면 챙기는 게 좋겠다.

멀티 어댑터 : 우리는 콘센트가 다르다고 해서 한 개 챙겨가고 USB 포트가 두 개 꽂히는 충전기를 챙겨가서 잘 사용했다. 사파리 투어 중 내내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용하다. 전원 콘센트도 있고 USB 포트가 있는 것도 있고 지프카마다 다른 옵션이기 때문에 어댑터 하나에 충전기랑 필요에 맞게 C타입 선 같은 것도 잘 챙겨가면 좋을 듯.

수영복 : 잔지바르에서는 수영복에 바지나 티셔츠를 입었다. 그래서 속옷이 하나도 필요가 없었음! 수영복을 여러 벌 챙겨갔는 데 참 잘했다.

핸드폰 방수팩 : 우리는 액션캠이 있어서 핸드폰으로 물 안에서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돌핀 투어는 배안으로 물이 정말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핸드폰 보호에는 유용했다.

방수 가방 : 잔지바르에서는 배를 탈 일이 많고 하루종일 물놀이를 하는 게 일이기 때문에 방수 가방은 챙겨가면 유용할 것 같다. 사파리에서도 먼지가 엄청 많이 날리 기 때문에 이왕이면 막 써도 되는 가방에 더럽혀져도 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흙먼지가 생각보다 잘 지워지지 않았다.

스노클링 장비 : 투어마다 갖춘 곳이 있고 없는 곳이 있다. 없다면 따로 대여해야 하고 당연히 여러 사람 빌려 사용하는 것이라 위생은 장담 못함. 그리고 장비 자체도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이왕이면 스노클이랑 물안경은 구매해서 가는 게 좋다.

비치 타월 : 호텔 수건을 사용하면 되지만, 비치 타월 까진 아니어도 일반 수건을 1개 정도는 챙기면 좋을 것 같다. 비치타월을 챙겨가서 사용한다고 쓰긴 했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여권 복사본 : 여권 분실 대비해서 뽑아감.

케냐 비자 : 우리는 케냐까지 가는 비행기를 따로 끊어서 챙겨 나간 다음 다시 들어와야 하는 줄 알았는 데 그냥 공항에서 환승이 가능했다. 케냐에서 환승할 때 필요하다고 해서 인당 3만 원씩 지불하고 비자 발급해 갔지만 필요 없어서 비자는 날림. 케냐에서 환승하는 경우가 제법 많아서 밖으로 나가지만 않는 다면 비자는 없어도 되는 것 같다. 다만 환승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탄자니아 비자 : 미리 비자를 발급받아 갈 수도 있고 공항에서 입국하며 발급받을 수 있다. 우린 그냥 공항에서 발급받았는 데,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 엄청 오래 걸리지 않았다.

비행기 티켓 출력 : 꼭꼭 해가면 좋음. 인천 공항처럼 잘 되어있는 시스템과 직원들이 아니기 때문에 영문으로 출력된 티켓이 도움이 된다.

해외 결제용 신용카드 : 사파리에서 신용카드 결제할 일은 없지만, 잔지바르에서는 음식점이나 기념품 가게 모두 신용카드 결제가 되었다.

USD 현금 : 달러는 반드시 준비해 가는 게 좋음. 되도록 잔금을 많이 가져가면 팁 줄 때 덜 곤란할 것 같다. 근데 달러보다 실링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 아프리카 실링이 더 도움이 되었다. 달러를 실링으로 환전할 생각으로 달러만 챙겨가고 실링은 조금 거스름돈으로 받은 게 전부였는 데, 환전소를 가는 것도 불편했던 것 같다. 이왕이면 미리 한 번에 실링을 준비해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에너지바 등 간식 : 챙겨간 것 안 먹음. 근데 에너지바를 즐겨 먹고 좋아한다면 챙겨도 괜찮을 것 같다. 사파리에서 점심 도시락은 제법 잘 나온다. 바나나 같은 과일 하나와 적절한 탄수화물에 단백질. 초콜릿이랑 비스킷까지. 사파리 투어 중 배가 고프거나 입이 심심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도시락을 다 안 먹고 과일은 남겨서 중간에 먹거나 했다.

선물용 과자 : 돈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과자를 주려고 챙겨갔지만 돈 달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챙겨간 사탕은 귀여운 아기 4개 주고 모두 그대로 숙소에 두고 왔음.. 믹스커피는 팁과 같이 주기 좋을 거 같다. 과자는 큰 쓸모없었음..

라면 : 배낭여행의 가장 큰 단점이 여기서 나온다... 컵라면을 챙기기 어렵다는 점! 환승을 많이 하는 데 배낭은 옮길 때 그 충격을 그대로 받으니 컵라면 컵을 가져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누룽지와 라면 수프를 챙겨 갔는 데, 포트기로 뜨거운 물에 라면 수프 넣고 누룽지를 넣어 먹었다. 그런대로 나쁘지 않았음...! 꿀팁이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가 비닐봉지 반입 금지라고?

내 친한 친구(GPT Ai)가 비닐봉지 반입금지라고 해서 봉지 다 뜯고 지퍼팩으로 바꿔서 챙겼다. 결론, 비닐봉지 사용 금지 규제는 있는 게 맞는 데 잡힌 적 없음!

아프리카 공항은 검색대가 3군데씩 있는데. 도대체 왜 같은 짐 검사를 3번씩 하는 건지.. 공항 들어가기 전에 한번, 출국장 들어가기 전에 한번, 비행기 타기 전에 한번 총 3번 하는 곳도 있었고 신발도 벗는다. 그냥 제대로 한 번만 하면 될 듯한데..




이렇게 아프리카 여행, 챙겨간 짐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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