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결론은 생리컵은 신세계라는 거
*짧은 지식에 근거하여 썼고 저는 의사가 아닙니다. 잘못된 정보를 발견한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외국에 살다 보면 한국의 의료보건 시스템의 장점들을 뼛속 깊이 체감하게 된다. 특히 통상적이고 가벼운 질병들의 경우 예약 없이도 갈 수 있는 동네 병원과 싼 의료비, 약값, 진료기록과 건강 보험의 전산화 같은 것은 내가 이제껏 가본 나라들 중에서 우리나라의 편리함을 따라올 자가 없다. (암 같은 중증 질환의 경우는 또 다른 이야기지만) 그런데 외국에 살면서 또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여성의 성 및 생식과 관련된 의료보건 시스템이다. 빠르게 바뀌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인식에 발맞추지 못하고 우리나라의 의료 보건 제도는 이 분야에서는 정말 많이 뒤처져 있다. 아마 이제까지는 정책과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대부분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어서 그런 거겠지? 내 주변에는 이런 이야기를 대놓고 쓴다고 기겁을 할 나이 드신 어른들, 남자들도 있을 거다. 그래서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이야기였는데 망설이고 있다가 얼마 전에 생리컵의 국내 수입이 추진되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나서 다시 이 이야기가 하고 싶어 졌다. 의사는 아니지만 공중 보건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른 여자들에게도 알려줘야겠다는 도의적 책임감 같은 걸 느꼈다. 예전에 HIV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링크), 브런치의 유입 경로 통계를 보면 HIV와 에이즈 관련 된 검색어 키워드를 타고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넘어 온 사람들이 꾸준히 꽤 많다. 아직도 조금은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에 니즈는 있으나 정보와 해결책과의 연결 고리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다. 지금은 뒤에서 수군댈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런 주제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더 건전하게 공론화되었으면, 그래서 정책과 제도 개선에도 반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남자들도 읽어도 된다.
나도 20대 초반까지는 생리대밖에 몰랐다. 처음으로 생리를 시작했을 때 엄마에게 배운 것도, 학교 성교육 시간에 선생님이 알려주신 것도 생리대뿐이었다. 중학교 가정 시간에 시험에 나온다고 탐폰, 루프, 생리컵 같은 다양한 이름을 외운 것 같은 기억은 나는데 실제로 내가 이걸 쓴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대체재들을 경험해보니 생리대만큼 불편하고 비위생적이고 비싼 건 없다. 외국에서는 적어도 내 나이 또래 및 이하의 여성들 사이에서는 탐폰이 가장 통용되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다양한 반영구 피임법들이 보편화되어 아예 생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내 주변에 많다. 그래서 생리대 대신 사용을 고려해 볼 만한 몇 가지 방법들을 나열해보려고 한다. 생리대를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엄마나 선생님에게서는 배우지 못하였을 수도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싶은 것뿐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도 필요하다. 추천도는 나의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한 매우 주관적인 잣대다. 내 친구들에게, 훗날 생길지도 모를 내 딸에게 추천해준다는 생각으로 매겨보았다. 생리대의 만족도를 별 하나로 기준 삼았다.
탐폰 (추천도 ☆☆★★★)- 처음으로 탐폰을 본 건 베를린에 살 때였다. 동네 슈퍼에서 생리대를 샀는데 퀄리티가 너무 안 좋았다. 친구한테 불평을 했더니 왜 탐폰을 안 쓰냐고 되물어 왔다. 나는 외국에서는 내 또래 대부분의 여자들이 탐폰을 쓴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고, 내 친구는 내가 한 번도 탐폰을 써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탐폰은 우리나라에서도 구하기 쉽다. 슈퍼마켓 여성 용품 코너에 가면 9:1 정도의 비율로 생리대와 탐폰이 늘 같이 비치되어 있으니까. 우리나라에서 파는 탐폰은 삽입하기 쉽게 주사기 같은 어플리케이터도 늘 장착되어 있다. (유럽에서 파는 저렴한 탐폰은 어플리케이터 없이 나와서 그냥 손가락으로 집어넣어야 한다) 예전에 비하면 주변에서 탐폰을 쓰는 여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기는 하다. 생리대 대신 매달 쓰지는 않더라도 물놀이나 여행을 가는 등의 특수한 경우에 탐폰을 거부감 없이 쓰는 사람들은 적어도 꽤 봤다.
장점: 나는 꽤 오랫동안 생리대 대신 탐폰을 사용했는데 생리대에 비해 오랜 시간 착용이 가능하고 냄새도 덜 나고 샐 위험도 적다. 마법에 걸린 날에도 속옷을 비롯한 의류 선택이 자유롭고, 활동성도 증가한다. 아마 비사용자들에게 가장 큰 진입장벽은 몸속에 무언가를 삽입한다는 사실일 것 같다. 탐폰을 알고 있거나 사용하는 엄마들이 첫 생리를 시작하는 딸에게 탐폰을 알려주지 않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겠지. 탐폰은 성관계의 유무와 관계없이 사용이 가능하고 처녀막을 손상시키지도 않는다. (탐폰에 관한 잘못된 상식 바로잡기: 링크)
단점: 탐폰이 생리대보다 생리통을 완화시켜준다는 친구들도 있는데 난 그렇지는 않았다. 다만 질 초입에 삽입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착용 시 몸속에 뭔가 들어있음을 인지할 만큼의 이질감은 들어서 약간의 적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탐폰 역시 생리대와 마찬가지로 펄프와 화학물질들이 혼합된 재료이기 때문에 생리대와 얽힌 각종 인체 유해성에 관한 각종 설들이 비슷하게 떠돌고 있다.
생리컵(추천도 ☆★★★★) -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었지만 사람에 따라 사용을 시작하는데 드는 용기의 정도가 다를 것 같아 하나를 뺐다. 나는 이제 생리컵을 사용한 지 5개월 째인데 매달 걸리는 마법이 전혀 새로운 차원의 경험이 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판매되고 있지 않다지만 인터넷을 보니 해외 직구로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다. 처음 사용할 때 인터넷 블로그나 유튜브 비디오 같은 것들을 보고 자신한테 맞는 사용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한글로도 이미 사용자들이 꽤 자세한 후기들을 많이 남겨놨다. (참고: 링크)
장점: 일단 넣기만 하면 착용감이 아예 없고, 탐폰처럼 밀려 나오거나 새지도 않는다. 양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 종일 비우지 않고 착용하고 있어도 된다. 그냥 생리를 안 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보통 천연 라텍스 재질로 만들어져서 인체에 무해하고, 한번 사면 평생 쓴다. 계산해보면 돈 절약은 엄청 될 것 같다.
단점: 넣고 빼는 데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에 탐폰을 쓰던 사람이라면 비교적 거부감 없이 시도해볼 만한 정도이고, 출산 연습도 덤으로 될 것 같다(ㅋㅋㅋㅋㅋ). 이 장벽만 극복하면 신세계가 열린다.
반영구 피임 시술(추천도 ☆☆★★★) - 프랑스랑 미국 같은 나라들의 젊은 여자들은 요즘 피임이 주목적이 아니더라도 생리하기가 귀찮아서 반영구 피임 시술을 많이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돈만 내면 쉽게 할 수 있는 반영구 시술에는 자궁 속에 고리 모양의 루프를 삽입하는 IUD (Intrauterine device)가 있고 (궁금하면 위키피디아), 요즘 미국과 프랑스에서 빛의 속도로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새로운 반영구 피임법에는 팔뚝에 주사 한방으로 호르몬 양을 조절하는 칩을 삽입하는 임플란트 방식도 있다 (이것도 궁금하면 클릭). 시술도 간편하고 생리도 안 하는 데다가 피임까지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추천도가 생리컵보다 낮은 이유는 우리나라에서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장점: 이론적으로는 이 시술을 하고 나면 생리를 아예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매달 하는 생리가 귀찮은 사람들에게 솔깃한 방법이다. 원하는 때 얼마든지 시술, 제거가 가능하고 한번 시술하면 제거할 때까지 피임도 된다.
단점: 우리나라는 피임 시술에 의료 보험 처리가 안돼서 비싸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커버해주는 실비보험들도 요즘 많다더라. 그리고 외국처럼 보편화된 시술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산부인과나 가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상담과 시술을 잘 하는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는 게 좋을 거다. 게다가 IUD는 시술이 아프다고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론과는 달리 주변 친구들을 보면 거의 절반 이상이 시술 후에도 불규칙적으로 적은 양의 생리를 몇 달에 한 번씩 하긴 하는 것 같다.
시대가 바뀌고 강산이 변하였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미혼 가임기 남녀의 피임에 대한 니즈를 제도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4년도 전까지는 피임 시술에 의료 보험 적용이 됐다고 한다. 2004년도에 피임과 관련된 모든 의료행위/약물이 비급여 항목으로 바뀐 이유는 다름 아닌 "저출산 시대 출산 장려 정책의 일환"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의 각종 제도와 법에서 "피임 행위"를 기혼자들의 가족계획(=출산)에서만 적용되는 것처럼 치부하는 단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반면 서구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피임으로 대표되는 가족계획(Family Planning)이 기혼자뿐만이 아니라 가임기의 모든 남녀에게 적용되는 컨셉이고, 모자 보건(Maternal and Child Health) 및 생식 건강 (Reproductive Health)의 측면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아는 대부분의 서구권 잘 사는 나라에서는 다양한 피임 방법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고, 약과 시술을 포함한 거의 모든 방식들이 보험처리가 되어서 다수가 이런 제도의 혜택을 받는다. 또한 어떤 종류의 피임 방식을 선택하던 의사와의 상담 후 처방전 발급이 필수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피임 방식의 선택은 물론 올바른 피임에 대한 상식 역시 덤으로 심어주게 된다. 그러다 보니 미국에서는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부터 경구용 피임약을 정기적으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대부분이고(주도적 판단 없이 이런 약물 복용이 너무 당연시되는 미국의 사회 분위기는 또 별개의 문제지만), 프랑스에서도 산부인과 의사들이 생리가 불규칙한 여성들의 호르몬 조절을 통한 규칙적인 월경 사이클을 만들기 위하여, 혹은 파트너가 있는 가임기 여성들에게 경구용 피임약 복용이나 다른 피임 시술을 추천하기도 한다.
반대로 미혼 여성들의 피임을 마치 없는 일인 듯 취급하는 우리나라 제도 하에서는 젊은/어린 여성들의 피임에 대한 인식과 접근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가장 흔한 예가 경구용 피임약의 복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부모님의 지도나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 가서 이천 원 정도만 주면 누구든 경구용 피임약을 구매할 수 있다. 경구용 피임약도 호르몬의 양이나 제조사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자기에게 맞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렇게 쉽게 구해지다 보니 제대로 된 상담과 복약 지도 없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잘못된 방식으로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젊은 여자들을 꽤 많이 봤다. 혹시나 복용할 일이 있다면 동봉된 설명서를 꼭 끝까지 읽어보길 바란다. 언제까지 피임이 필요하지 않은 척 쉬쉬하고 있어야 하나. 우리도 언제까지고 미혼 여성의 피임을 없는 일 취급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피임 방식을 의료 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시켜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의사의 상담과 처방전 발행을 필수화 시켜서 피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담으로, 우리나라는 경구용 피임약은 누구나 구매가 가능한 반면 사후 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지만 구매가 가능하다. (여전히 보험처리는 안돼서 약값은 비싸다.) 대부분의 복지 국가에서는 경구용 피임약은 정기적인 상담과 처방을 통하여서만 구매가 가능한 반면 사후 피임약은 누구나 약국에서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상식적으로 후자가 더 맞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왜 이런 방식을 채용했을까.
가임기의 여성이라면 누구든 정기적으로 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데에는 정보의 부족과 경제적 장벽 두 가지 원인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아직도 꽤 많은 어른들은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것에 대한 묘하게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산부인과에서 임신과 출산 이외에도 미혼 여성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알더라도 정기적인 검사와 예방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떤 검사들은 의료 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이 되어 있지 않아서 돈 있고 정보력 있는 사람들만이 혜택을 받기도 한다. 생식 건강 (Reproductive Health)은 출산과 모자 보건과도 긴밀하게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검사를 받아서 어떤 것들을 예방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것은 꽤 중요하다. 그래서 더더욱 모든 사람들이 부정적 시선과 경제적 부담 없이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의료 보험 제도와 성교육 방식의 개선도 필요하다. 모두가 지금 당장 산부인과로 달려가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알고 있으면 좋은, 혹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필요할만 한 것들을 추려보았다.
PAP Smear
누가: 성관계 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
언제: 2~3년에 한 번 정도
보험: 30세 전에는 보험 처리가 안돼서 비싸다
한국말로 자궁경부세포진 검사로 풀이되는데 흔히 말하는 자궁경부암 검사는 대부분 이 PAP smear 방식을 사용한다. 지금 현재 20-30대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들은 첫 성관계 이전에 HPV 백신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PAP Smear를 받아서 세포 변형을 정기적으로 모니터하는 것은 꽤 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30세 이상의 여성들은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PAP Smear 검사를 시켜 준다. 이 무료 검진 이외에 별도로 받는 검사는 의료 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성관계 경험이 있는 20대 여성들이라면 2-3년에 한 번씩은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의사는 아니지만 나는 생각한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등 의 나라에서는 PAP test를 21세 이상의 여성들은 모두 최소 3년에 한 번씩 받을 것을 나라에서 권장한다.
성병 (STD) 검사
누가: 성관계 경험이 있는 남녀 모두
언제: 파트너가 얼마나 자주 바뀌느냐에 따라 자기가 알아서 판단하면 된다
보험: 한 달에 한 번씩은 보험 처리가 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직도 성병은 나와는 상관없는 "더러운 질병"으로 인식된다.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고 부모님들도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예전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이 결혼하기 전에 혼전 순결을 지키고, 연애도 별로 하지 않던 시절에는 성병의 전파가 비교적 좁은 범위의 특정 인구에 국한되어 있었을지 몰라도 요즘은 그렇지 않다. 내가 직접적으로 성병의 원인이 될만한 균에 접촉하지 않더라도 나의 파트너, 목욕탕 옆 사람, 공용 화장실을 같이 쓰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서도 옮을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특히나 성병균에 감염이 되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검사를 하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다른 원인의 방광염, 질염 등으로 치부하여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병 검사는 증상이 없을 경우 보험 처리가 안돼서 꽤 비쌌지만, 최근에 제도가 바뀌어서 한 달에 한 번씩은 12가지의 성병균을 한 번에 검사해주는 STD 검사가 의료보험처리가 된다고 하니 자기의 판단에 따라 빈도를 조절하여 정기적으로 성병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보다 흔하다.
자궁경부암(HPV) 백신
누가: 성관계 경험이 없는 여자 (남자가 맞아도 무방하다)
언제: 첫 성관계 이전 (우리나라에서는 만 12세)
보험: 만 12세 여자아이에게만 무료다. 그 시기를 놓친 사람은 비싼 돈 주고 맞아야 한다.
자궁 경부암의 99%는(100%라고 해도 무방할 듯) HPV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에게서 발생하는데, 이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꽤 흔해서 성관계 경험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보균자가 많다. 감염이 되어도 바이러스 레벨이 낮아졌다 높아졌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한두 번 검사로는 발견도 쉽지 않고, 바이러스의 세부 종이 40개가 넘게 있는데 그중에 암 유발 가능성이 높은 고 위험군만 열 댓가지가 된다.
좋은 소식은 첫 성관계 전에 HPV 백신을 맞으면 이 바이러스에 의한 자궁 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거다. 꽤 많은 나라들이 학교 예방 접종 프로그램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HPV 백신 접종을 권장, 필수화하거나 무료로 실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작년부턴가 만 12세 여자 아이에게는 무료로 접종을 해준다. 다만 독감 접종처럼 학교로 찾아와서 접종을 해주지는 않으니 엄마 아빠가 알고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