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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쫄래쫄래 Jul 14. 2023

위기의 Product Manager?!

Airbnb가 날린 일침에 Product Manager가 생각해 볼 점

백그라운드.

 핫한 CEO가 핫한 콘퍼런스에서 언급한 Product Manager 역할에 대한 발언이 이슈가 되어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다.

말도 참 잘하는 듯

 최근 개최된 피그마의 연례 콘퍼런스(CONFIG). 에어비앤비의 CEO이자 Founder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Product Manager 역할을 없앴다 “고 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발언이 나오자 참석한 디자이너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브라이언 체스키는 오해를 풀기 위해 해명 아닌 해명을 하기도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PM을 없앤 게 아니라 직무를 통합한 것이라고. Product Manager와 Product Marketing Manager를 합쳤다는 것.

 커뮤니티에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주제였다. 해석은 각자의 영역이겠으나, 스타트업들이 불안정한 시기에 임팩트 있는 이슈가 되었다.

논란의 촉발이된 트윗

그럼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은 무엇일까?


그럴만한 맥락.


에어비앤비 턴어라운드의 교훈

코로나가 터지기 전. 에어비앤비는 열심히 상장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불안하고 답답했다. 조직은 커지고 각자 뭔가 열심히 하는데, 비용은 늘어나고 성과는 미미하고, 특히 회사 전체의 로드맵을 이해하지 못한 채 사업이 전개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눠진 사업부별로 또 각자의 세부 목표를 담당하는 PM들은, 다양한 회사 출신들이, 제각기 스타일대로 일을 전개해 나간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지고 회사 매출은 80%가 줄어들었다. 이 사달이 나면서 브라이언은 백투더베이직을 생각한다. 우리 회사가 모두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 디자인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멋진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는가? 잘하는 것을 잘하고 있는 것인가?


디자이너 출신 CEO

 브라이언은 디자이너 출신 CEO다. 포춘 500대 기업 중 아마도 디자인 출신 대표는 본인밖에 없을 거다. 에어비앤비의 성공비결, 신경 끄고 잘하는 것 중의 하나는 분명 디자인이다.(Lottie를 만든 게 에어비앤비가 아니던가) 그러한 강점은 어디로 간 걸까.


애플이라는 참고서를 놓치다

디자이너의 자존심을 걸고 제품을 만드는 정신. 그러면서도 비즈니스 결과를 엄청나게 창출하는 회사. 시총 3조 달러가 넘어선 (세계 7위 국가 수준의 가치를 자랑하는 회사)가 바로 애플이다.

성공적인 애플 Way를, 디자인 출신의 대표가, 왜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았을까. 애플의 인재들을 만나고 영입하면서 브라이언은 각성을 하게 된다. 그리고 코로나를 극복하고 엔데믹을 맞으며, 멋지게 턴어라운드를 했다.


마침 피그마 콘퍼런스가 열리고, 디자이너 출신 CEO+에어비앤비+성공적인 턴어라운드라는 키워드가 맞물리며 피그마 콘퍼런스에서 디자인 중심 회사라는 주제로 성공사례를 발표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변화중 하나는 Product Manager의 역할을 회사에 맞게 변경했다는 것



함께 살펴봐야 할 관점.

 넘사벽 실리콘밸리 회사 얘기에 대해 무엇을 느끼고 받아들이냐는 각자 판단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여러 관점에서 Product Manager라는 존재와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트리거라고도 생각한다.


직무명보다 중요한 건 실제 어떤 업무를 하는지, 무슨 문제에 집중하는지이다.

직무와 역할과 책임은 잘 구분해야 한다. Product Manager는 직무명일뿐, 실제 역할과 책임은 산업군/도메인/회사의 Stage/조직구조&문화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같은 Product Manager라고 불리더라도, 각각의 회사/조직 내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큰 차이가 있다. 다른 직무인 Product Designer/Back-end 엔지니어/퍼포먼스 마케터의 일이 회사마다 차이가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에어비앤비는 Product Manager와 Product Marketing Manager의 직무를 합쳤다고 한다. PM들이 시장 기회와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고, Designer는 멋진 제품으로 고객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한다. 애플이 이러한 접근법의 효과를 증명했고, 에어비앤비는 애플스타일의 Product Manager역할을 지향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이게 정말 가능한가? Working with Engineers and Others!

해당 이슈가 확산되며, “디자이너들아, 그럼 이제 너희가 엔지니어와 부딪히며 일해보렴”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비엔지니어가 엔지니어와 일하는 것은 여러모로 까다롭다.

물론 상황이 점점 바뀌고 있긴 하다. 많은 회사에서 디자이너가 Product Designer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고, 이를 가능케 하는 정보, 도구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API가 뭐지?” 정도의 지식은 유튜브만 가도 양질의 콘텐츠가 많고, Figma는 심지어 “DEV”모드를 제공하면서 기술적으로 디자이너에게 무기들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경험상 Product Manager가 해야 하는 일이 온전히 대체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디자이너의 경우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도 엄청난데, 레거시/정책/ROI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디테일한 요구사항을 엔지니어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Product Manager가 직간접적으로 소화하는 업무들(마켓센싱, 매니지먼트 Align, 팀커뮤니케이션, 지표설정과 분석, 우선순위 검토, 성과분석과 판단 등)까지 커버하는 건 무리다. 이러한 업무들이 각 역할에 잘 분산되어 있다면, 가능한 이야기이겠지만.


조직구조와 Growth Stage도 중요한 변수

조직구조에 따라 Product Manager에게 인터페이스/리더십에 높은 의존을 가지고 있다면, Product Manager는 기능차원을 넘어서는 조직차원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소위 말하는 Glue 역할도 많은 회사에서는 여전히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초기에 성장해 나가며 PMF, 빠른 성장, 집중이 중요하다. 하지만 타깃 시장에 침투율이 높아지고 효과만큼 효율을 고민할 때가 되면, 수익화, 브랜딩, 로열티 같은 요인들이 중요해진다. 이러한 맥락의 변화는 해당 조직에서 Product Manager의 역할/자질에도 큰 영향을 준다.


원래 PM은 Market-Driven 이어야 한다.

Product Manager는 애초에 마켓 센싱과 고객 지향적이어야 한다. Product Marketing Manager 만큼이나 날카로운 눈으로 시장과 고객을 이해해야 한다.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마일스톤을 그리고 실행 효율을 높이는 일들은 Product Manager가 해야 하는 업무 중 “실행” 범위에 있는 일부 일들이다.

그래서 Real Product Manager라고 하면 회사의 목표, 비즈니스 모델, 시장의 기회, 고객 인사이트 등 전략적인 업무들이 실행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되어야 한다.



Product Manager, 생존의 법칙

지난 10년간 Software는 더 많은 세계를 먹어치웠다. 자본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은 이를 더욱 가속화했다. 어쩌면 그 호시절을 많이 누렸던 직무 중 하나는 Product Manager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비판도 쿨하게 무시할 수는 없다.

"코드도 못 짜고 디자인도 못하고 영업도 못하는 존재가.. 지난 10년간 잘 먹고 잘살았다. 이제 버블이 꺼질 찰나에, 마케팅이라는 기가 막힌 피난처를 제시해 준 브라이언에게, 이들은 고마워해야 한다"

  늘 자신의 밥값을 증명해야만 하는 Product Manager들. 생존이 격화된 시점. 에어비앤비가 던진 화두를 보며, Product Manager들은 무엇을 생각해봐야 할까?   

매시즌 생존의 기로에 서있는 F1드라이버 처럼

누구보다 시장과 고객을 지향한다.

Product Manager 업무의 출발은 시장과 고객이다. 시장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이해하고, 고객의 정성적/정량적 근거를 기반으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효율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시장과 고객에 집착하는 “찐” Product Manager만이 실존하고 있지 않았을까


잘하는 것을 잘해라. 좁혀진다고 두려워하지 마라.

내 선택지가 좁혀진다고 두려워하지 말자. 오히려 그 누구에게도 매력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자. 각 조직은 고유의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가 필요한 것이다. 안 그래도 제너럴리스트로 치부되기 쉬운데, 어떤 문제해결을 잘하는지가 뚜렷하지 않은 Product Manager는 취약하다.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건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얘기다. 강점없는 Product Manager가 길게 생존할 수 있을까? Product가 고객의 선택을 받으려면 타깃 고객이 분명해야 하고 그들에게 차별적인 매력이 있어야 하지 않나? 나라는 사람도 job 마켓에서 하나의 Product로 생각한다면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 뾰족함은 도메인(B2C vs B2B/콘텐츠/커머스/플랫폼/AI 등)일수도, 스킬일수도(분석/UX/사업), 조직구조일수도(대기업, 기능조직, 스쿼드)있다. 내가 어떨때 인정받고, 동기부여가 되고, 열정이 나왔는지를 복기해보자. 새벽두시까지 시키지 않아도 몰입했던 "2AM Effect"가 언제 였는지?


누구보다 많이 알아야 한다, 늘 배우고 채워라.

그렇다고 하나만 마스터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그 뾰족함은 나의 강점과 성향에 기반한 것이어야 한다. 이건.. 하고 싶은 것 + 잘하는 것의 영역이다.

Product Manager는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기에, 그리고 고객/이해관계자를 이해하고 소통해야 하기에, 알아야 하는 게 많다. 이건 Product Manager로서 해야만 하는, 채워야 하는 영역이다.

그리고 무엇이 비본질이고 무엇이 본질인지 잘 알아야한다. 도구를 다루거나 문서를 만드는 스킬이 본질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만들며 성과를 지행하는게 본질이다.


방향을 벗어나지 말것. Alignment를 늘 신경쓰기.

우리는 회사가 집중하는 목표와 문제해결에 항상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조직과 사업범위가 팽창하면 늘 Alignment의 이슈가 발생하고, 이때 회사는 조직구조를 뒤집기도 하고 OKR과 같은 프레임웍을 도입하기도 하고 이들을 엮기 위해 Glue 같은 역할을 투입하기도 하면서.. 애를 쓴다. 그리고 대체로 그 중심에는 Product Manager가 있다. 느려지고 분산되고 성과가 나지 않을 때는, PM이 타깃이 되기 쉽다.

Product Manager는 독립적인 스쿼드/도메인/지표 등을 담당할 때 날개를 단다. 그리고 돋보이기 위해 신나게 몰입한다. 하지만 빠르고 독립적인 실행이 Alignment를 지나치게 훼손한다면, 그리고 비즈니스가 꺾인다면, 에어비앤비처럼, 날벼락이 떨어질 수도 있겠다.

자율성, 독립성에 심취하지 말고 전사적인 뷰로 alignment를 항상 관찰하고, 내가 회사 로드맵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늘 점검해야겠다.




 직무의 탄생과 호황기를 지났다. Product Manager도 생존을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그래야 본질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나”라는 product의 market fit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끊임없이ㅠㅠ) 그렇게 위기를 극복하면서 더 단단해지고, 진화해 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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