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치사함을 목도했을 때, 그리고 공범이 되어갈 때
견딜 수 없는 치사함이란
조직생활을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충성을 요구받는 과정과 같다.
충성의 형태가 실력일 수도 있고, 함껴 견뎌내는 시간일 수도 있고,
어쨌든 무언가는 내 것을 조직에게 바치는 과정이 수반된다.
물론 구성원이 충성을 다하고, 조직은 이를 감사하며 리워드를 주는 관계가 된다면
너무나 건강하고 이상적인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어디 늘 그렇던가.
사람의 세월이 누적된 것 만큼 인생과 사람에 대해 참고할 만한게 없다고 여기는 편인데,
이런 생각을 갖고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레 '역사' 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다.
세월을 통해 문제들과 의사결정은 반복되어 왔을 터인데,
그 다양함과 결과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역사의 가치는 정말 좋은 교보재이다.
충성과 조직의 리워드 관계에서도 다양한 역사가 있었다.
성웅 이순신도, 나의 아저씨의 이선균도,
각자의 형태로 충성을 다하였지만 결과는 참 다양하게 나오지 않던가.
최근 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
회사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셀러들에게 많은 부담을 지게 해야한다고
최고 경영자와 그를 위시한 스탭조직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쏟아내었고
이에 맞춰 사업부서에서는 듣기 싫은 소리를 해가며 셀러들에게 최대한을 받아오는 세일즈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내용들이 있었고, 일부 내용이 이슈가 되어 신문기사에 '갑질' 로 까지 등장했다.
최고 경영자와 스탭조직들은 다시 '세일즈를 한 과정' 에서의 문제점을 찾아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최고로 충성하던 가장 큰 사업부의 팀장이 도마에 올랐다.
나도 그가 아니기에 이 정도의 '치사함' 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도 내가 아니기에 어떤 감정에 휩싸여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런 사례를 직접 목도한 조직은
앞으로 절대 먼저 리스크를 감수하려 들지 않을 것이고, 본인의 R&R 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점이다.
누가 나라를 구하는 것도 아닌데, 이순신이 되려고 할까.
최고 경영자와 스탭조직이 어떤 회의 중에 했던 말이 생각난다.
"월급은 셀러가 주는게 아니에요. 회사가 주는거에요"
회사의 월급은 누가 주고 있는 것일까. 씁쓸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