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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형 Aug 18. 2023

교사들을 위한 회복과 치유의 길 3. 수행적 일상

(꾸준한 종교(철학)적 수행)

  오랜만에 오쇼 라즈니쉬의 『42장경』을 오쇼라즈니쉬/황광우 이경옥 옮김/1995/성하출판 읽으며 선생님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신비주의자가 날마다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감사합니다, 주여. 당신은 언제나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주십니다.“

이에 가난하고 굶주리고 쉴 곳도 없던 제자가 참다못해 스승에게 쏘아붙였다. 

“도대체 신에게 뭘 감사한다는 말씀이세요?” 

“사흘 동안 나에게는 굶는 것이 필요했고, 잠자리가 없을 필요가 있었다. 그것은 내 성장의 일부였다. 신은 항상 필요한 것만을 주신다.”     


괴변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교사의 인권과 교육권 확보를 위해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는 선생님들의 여름방학은 어쩌면 대한민국 교육 패러다임을 180도 뒤집는 교육혁명의 서곡일 수 있다. 신은 항상 인간에게 필요한 것만을 주신다. 



현재 교사들이 감내하고 있는 분노와 고통의 시간은 누군가에겐 무기력과 수치심까지 유발하는 처절한 상처가 될 수 있다. 그것은 정말 극복하기 힘든 고난이자 아픔으로 해소하지 않고 고착화되면 중독적 사고로 변화되며 교사들 개개인이 짊어져야 할 짐이 될 수도 있다는데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메타버스 디톡스쿨,ㄱ출판사, 김은형)



내 경우도 학교에서 승진에 눈이 먼 관리자로부터 당했던 인사부정으로 위암과 정신공황이라는 고통을 한 생각 돌이켜 다시 생각하는데만 8년이라는 긴 수행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료 교사들 또한 같은 고통을 받았다는데에 교육현장 문제의 본질이 있다. 


암튼 8년 정도 새벽 5시면 무조건 정토회 법당으로 나가 108배를 하고 법륜스님 법문을 바탕으로 나누기(나를 돌이켜 성찰하고 참회함)를 하는 과정이 3000일 정도 반복되다 보니 명상적인 사고력은 물론이고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통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내 스스로의 모습을 성찰하고 뒤돌아 볼 수 있게 되면서 나는 내 삶의 모든 고통과 굴곡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있었음을 간파했고, 그 덕분에 수행적 일상을 살아가며 늘 깨어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심지어 7년쯤 지나던 12월 어느날 문득 내 머릿속에 이런 생각까지 들어왔다.  

    

“아~~~ 승진에 눈이 멀어 교사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뻔뻔하게 인사부정까지 저지른 그 자가 바로 나를 수행자로 이끈 부처님이었구나......나처럼 교만한 사람이 만약 위암이라는 강력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았다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4시부터 깨어 108배 하러 법당에 나가는 일은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러니 나를 강력한 고통으로 내어 몰은 그 교감이 은인이었던 거다. 감사하구나... 내 삶의 혹독한 고통이 이토록 감사한 것이었구나.... ”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 중 누군가는 무슨 개소리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또 혹자는 너무나 공감되는 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서이초 선생님과 의정부 초등학교 교사들의 죽음 또한 학교라는 조직과 시스템의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명확한 원인을 제대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은 팩트다. 김은형 당신이 겪은 개인적인 일과 초등 선생님들의 죽음의 문제는 다르다고 소리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내게 혼자서 키워야 할 딸아이가 없었다면 아마 나도 그때 이미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사방이 모두 막혀있어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나 때문에 동료 교사들까지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죄책감의 무게는 10톤 트럭이 심장 위에 올라서 있는 정도의 무게감으로 감각되기 때문이다. 어짜피 살아서도 숨을 제대로 쉴수 없다면 차라리 맘이라도 편하게 죽는 쪽이 현명하다는 선택은 너무나 쉬운 선택지다. 다만 그것을 결정하느냐 아니냐, 행동으로 옮기느냐 아니냐에 따라 산자와 죽은 자의 갈림길이 생긴 것뿐이라고 한다면 너무 비장한가? 



암튼 나는 살아 남았다. 그리고 언젠가 이 혹독한 교육현장의 민낯을 써서 나누고자 했으나 그 시절의 그 고통을 다시 떠올리고 정리하기가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여전히 미친여자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그러나 그 젊은 20대 교사들이 투신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의 고통을 보고도 그냥 있을 수는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 


일단 무엇보다 교사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고 보듬어야 한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한다. 집단 우울과 집단 무기력은 어마어마한 폭발력으로 우리 삶의 일상적인 평화를 깨뜨릴 수 있다. 요즘 묻지마 범죄로 사회가 더욱 불안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코로나로 인한 통제 시스템으로 집단적인 우울과 불안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사회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난세에 정말 필요한 것이 그래서 love my self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다독이고 자신을 알아가면서 성정을 다스리는 수행적 생활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종교, 명상,요가. 마음챙김, 독서, 운동, 춤, 여행 , 걷기 등등 무엇이든 자신의 마음을 챙기고 다독일 수 있는 꾸준한 수행적 일상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쇼크상태의 교사들이 좀 더 빠르게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와 평점심을 유지한태 교육의 변화를, 혁명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이다. 


그것이 교사들의 살 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살아서 생기로 기운생동하며 새로운 삶과 세상을 꿈꾸고 다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살아있는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아껴나가는 자신만의 시간, 기도와 명상으로 시작하는 하루를 위기에 처한 후배 교사들에게 간절히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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