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30일 수요일. 한가위만 하여라~~~
추석 전야제가 3일째 계속되고 있다.
책 마무리가 미뤄지는 것에 대한 마음의 부담과 즐거움이 반반이다.
하지만 나는 의도적으로 삶의 템포를 늦추고 충분히 먹고 충분히 떠든다.
몇 달 만에 딸아이와 하루 종일 함께하다 보니
우린 이미 너무 다르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는 코로나19 모드로 살고, 나는 내 방식대로 산다.
나는 대체로 새벽과 이른 아침에 활동하며 집에서 작업하며 혼자 있고
딸아이는 직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활동하다 보니 코로나 감각도 다른듯하다.
나는 몇 번을 반복해서 들킨다.
내가 마스크를 쓰는 척하는 것,
손을 닦는 척하는 것,
사람 많은 커피숍으로 들어가는 것 모두 다 들킨다.
아이의 잔소리는 마치 시어머니 잔소리처럼 낭랑하다.
하지만 오늘의 시어머니가 딸아이 하나뿐인 것은 아니다.
언니까지 우리 집에 식사하러 놀러 와서 시어머니가 된다.
“ 먼지 좀 닦고 살아라, 이제 이런 물건들 좀 그만 사고 청소를 더 잘할 수 있게 버려봐. 이런 컵은 또 깨지기 쉽게 무엇하러 샀니? 이런 것은 또 언제 생겼어? 청소부터 좀 해봐”
하지만 난 딸아이와 언니의 잔소리에도 화가 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우리 집구석구석을 청소하며 이어지는 언니의 잔소리는 마치 하나의 노래 같고
코로나를 걱정하는 딸아이의 잔소리는 " 사랑해요!"라는 언어의 변주로 들린다.
아 도대체 나는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가?
결국 언니는 우리 집 '대청소’를 추석선물로 안겨줬고
딸아이는 현대 아울렛으로 쇼핑 가서 가족들에게 커피로 월급 턱을 냈다.
언니! 그리고 딸아!
일주일에 한 번 씩만 우리 집에 와서 잔소리 좀 해주면 안 되겠니?
오고 가는 잔소리에 편해지는 나의 생활!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과식한 것 빼곤 모든 것이 편안하고 풍요로운 추석 이브다.
역쉬! 한가위! 한가위만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