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일기 15일

2020년 10월 8일 목요일. 울다가 웃으면 어떤 결말이 올지

by 김은형


우연히 25년 전에 언니네가 살던 아파트 놀이터를 가로질러 오게 되었다.

7살 된 쌍둥이 조카들의 모습이 거기 있었다.


작은 아이 지성이는 모래로 두꺼비집을 짓고 있고

큰 아이 지홍이는 잃어버린 이구아나가 죽어있는 모습을 보며 울고 있었다.

문득 내가 그 어린 조카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꼈었나 뭉클한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순간 그 어린 시절 조카들이 마구마구 그리워졌다. 이젠 삼십 대의 건장한 청년들이 되었지만 내 마음속엔 항상 저토록 어린아이들로 담겨있었구나...... 이토록 깊은 사랑이 담겨있었구나....


그토록 사랑하던 이구아나의 죽음에 슬퍼하는 아이의 슬픔에 나도 같이 슬펐고

모래흙을 실컷 만지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의 행복에 나 또한 행복했었나 보다.

귀여운 조카들의 웃음과 울음소리가 그대로 담겨있는 놀이터를 지나다

나도 모르게 웃다가 울고 말았다.


울다가 웃으면 어떤 결말이 올지 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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