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뭔가 일진이 사납다.
벌써 차 트렁크에 두 번째나 머리를 박았다.
트렁크에 한 가득 쌓여있는 짐을 꺼내고 고개를 들다가 쾅!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차 트렁크를 닫다가 고개를 너무 빨리 들어서 쾅!
옆에서 아빠는 나를 안타깝게(사실은 한심하게) 쳐다본다.
"아! 생각해보니 트렁크에서 박스 하나 안 꺼냈다."
트렁크에서 주섬주섬 마지막 한 박스를 꺼내고, 트렁크를 닫았다....가 쾅!
머리가 쪼개진다는 건 이런 고통을 말하는 건가. 아. 고통스럽다.
깨방정을 떨며 머리를 움켜쥐고 있는 나를 보며, 아빠는 딱 한마디만 할 뿐이다.
"겸손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