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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
이 시기에 감상하기에 제격!

'원더 효과'에 빠져보라

올해 열 살인 어기 풀먼은 안면기형으로 27번의 성형수술을 해, 그나마 볼 만한 지금의 얼굴을 갖게 됐다. 많은 수술 흔적, 뭉툭하게 부어오른 듯한 얼굴과 높이 솟은 코, 입, 그리고 귀까지 어디 하나 안 아픈 곳이 없어보였던 어기. 그런 어기는 집에서도 NASA마크가 새겨진 헬멧을 쓴 채 살아간다. 어기는 단 한 번도 또래 친구를 가져본 적도, 학교에 간 적도 없다. 홈스쿨링으로 엄마와 공부해왔던 것이다. 그런 어기를 부모는 학교에 보내고자 결심한다. 물론, 어기의 동의까지 얻었다.



어기가 입학하기 전, 교장 선생님은 친구 세 명을 불러 어기와 친하게 지낼 것을 제안하며 교내 투어를 시킨다. 어기는 고백한다. 어른들을 보는 것보다 아이들을 보는 것이 더 힘들다고. 아이들은 감정은 숨기지 못하고 표정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자신의 얼굴을 보고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고서는, 아래쪽(신발)만 보는 어기. 아래쪽을 보면서 어기가 기른 능력은 신발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점이다. 보통의 열 살 아이가 내뱉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여기에서부터 어기의 남다른 면모를 가늠할 수 있었다.

<원더>는 '평범'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사실, 우리 모두는 평범하지 않다.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평범이란 것은 그 기준도, 원칙도 없다. 수술을 많이 한 어기처럼, 우리 모두의 얼굴도 제각각 개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학급 친구들 중 대부분은 어기의 얼굴에 대고 괴물이라 부르며 놀리기 일쑤다.

어기는 헬멧을 벗고 세상 밖으로 처음 나왔다. 그동안 앓아왔던 외적 고통 뿐 아니라, 사회적 고통과 그로 인한 내적 고통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어기를 마치 전염병 환자처럼 생각하며 주변에 앉기조차 꺼리는 아이들의 모습. 그나마 가까이 지내던 친구 한 명 조차 어기에게 상처를 남기는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아팠다. 그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친구들조차 의심하고 멀리하는 어기의 모습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따듯한 가족들의 보살핌과 사랑만 받아오던 어기가 타인들로부터 겪는 고통을 앓아가는 과정은 일종의 성장통이다. 그 과정을 딛고 한 학년을 훌륭히 마친 어기의 모습은, 편견과 고통으로 얼룩진 사회를 환히 밝혀준다.



<원더>에는 어기 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도 언급된다. 그들 모두 각자 저마다의 사연과 가치관들이 있다. 관계 속에서 생기는 의심과 오해, 편견 등은 타인의 사정과 가치관을 알지 못한 채, 가치의 중심을 자신에게만 둔 채 일방적이고도 이기적인 태도에서부터 비롯된다.

결국, 어기 뿐 아니라 어기를 둘러싼 모든 이들의 성공과 사랑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어기 효과'는 대성공이라 볼 수 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 연이어지는 감동 코드 등 보는 내내 눈물을 글썽이게 만드는 묘한 힘을 지닌 <원더>. 온기와 희망, 용기가 필요한 이 시기에 감상하기에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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